"샌델의 '정의론'에 대한 날카로운 반론…새로운 가르침 얻었어요"

▶ 경남 진양고 생글 커버스토리 '정의란'…활용 수업 화제
기획
생글생글이 지난 281호(2월21일자)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룬 '정의란 무엇인가에 숨은 오류들'이 경남 진주시 진양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진양고 강준호 교사(국어)는 겨울방학 중 읽기 도서로 정의란 무엇인가를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마인드맵을 그려 보라는 과제를 주었는데 마침 생글생글에서 이 책을 비판적으로 다룬 커버스토리가 실려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알려왔다.

강 교사는 학생들이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마인드맵을 그렸으나 저자가 간과한 오류들을 생글이 다루자 학생들이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면서 감사를 표시해왔다.

강 교사는'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은 청소년들이 편향된 생각을 갖지 않도록 다시 한번 홍보할 필요가 있다면서 학생들이 책과 생글을 읽고 정리한 마인드맵 50여개와 남지연 학생이 쓴 소감문을 메일로 보내왔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마이클 샌델 교수가 쓴 책으로 최근 사회과학서적으로는 아주 드물게 100만권 이상이 팔리고 EBS에서도 방송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책은 정의를 각종 사례를 들며 비교적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는 장점이 있다. 샌델 교수는 이 책에서 자신은 도덕주의라고 소개하면서 공리주의 등 다른 철학을 모두 비판한다.

그러나 그가 비판하고 있는 내용을 보면 한결같이 우리 사회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 극단적인 사례를 근거로 들어 설득력이 떨어지고 그의 주장은 현실 적용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정의를 보는 시각에는 교환적 정의(노력한 만큼 받아야 한다),분배적 정의(공평한 분배),규제적 정의(부당 불법 행동에 응당한 처벌) 등 여러 측면의 견해가 있는데 그는 분배 측면만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글생들은 이러한 오류를 그냥 둘 경우 청소년들이 자칫 잘못된 가치관을 가질 수 있을 것을 우려해 281호에 '정의…'를 비판하는 내용을 다뤘다.

281호는 생글생글 홈페이지(www.sgsgi.com)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다음은 진양고 강준호 교사가 보내온 학생들의 마인드맵 일부와 2학년 남지연 학생의 소감문이다.



(중략) 2학년에 올라오면서 생글생글이라는 신문을 접하게 되었다.

강준호 선생님께서 생글생글을 읽고 마인드맵을 하라고 하셔서 마인드맵을 하기 시작했다.

원래 신문을 잘 읽지 않는 편이어서 처음에는 귀찮기도 하고 하기도 싫었다. 그러다 보니 뉴스도 잘 보지 않아서 사회의 이슈가 되는 것들을 잘 몰랐다.

그러나 선생님께서 반장을 시켜서 신문을 나눠주어 점차 새로운 지식도 쌓고 이슈도 알게 되었다.

마인드맵을 할 때는 선생님께서 내용도 물어보고 문제도 내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겨울 방학에 '정의란 무엇인가'를 공부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매우 어려웠다.

하지만 계속 읽어보고 자기가 맡은 부분을 워드를 치고 모르는 단어도 찾고 문제도 내고 요약도 해서 발표를 하니 책의 내용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정의란 무엇인가'를 끝내고 나니 바로 다음주 생글생글에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게 아닌가?

거기에는 정의란 무엇인가 책에서 읽은 내용과 완전히 다른 견해가 실려 있었다.

선생님께서 마인드맵을 다시 하라고 하셔서 생글에 나온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다른 견해의 마인드맵을 하게 되었다.

생글생글을 다시 찬찬히 읽고 마인드맵을 하면서 내가 그냥 샌델의 말만 믿고 넘어갈 뻔했던 문제들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을 새로 알게 되고 다시 다르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만약 이 생글생글에 이 글이 올라오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라고 생각해보게 된다. -진양고 2학년 남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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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인송 장학금과 생글생글이 제게 꿈과 용기를 줬어요!"

안녕하세요! 진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생이 되는 홍지웅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너무나 커다란 도움을 한경 · 인송 장학회 분들에게 받았기 때문입니다.

저와 생글생글의 인연은 고등학교 2학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이셨던 강준호 선생님께서 2학년 아이들에게 생글생글 신문을 나눠 주시고 또 그것으로 여러 다양한 수업들을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너무나 생소한 수업 방식이라 당황했지만 생글생글이 일반 신문과는 다르게 내용도 알차고 정말 재미있어서 금방 익숙해져 수업을 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비록 3학년이 되면서 강준호 선생님의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되었지만 생글생글은 계속 받아볼 수 있어서 공부하는 틈틈이 읽으며 지내고 있었는데 강준호 선생님께서 한경 · 인송 장학회에 장학생으로 추천을 해주셔서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걸 계기로 제 장래 목표를 확고히 하고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경상대학교 해양과학대학에 단과대 수석으로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미래의 꿈을 펼치는 데 단단한 발판을 마련해 주신 한경 · 인송 장학회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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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을 벗어나, 참된 개인으로 비상하라!

기획
우리 사회에서 '개인주의자'는 부정적인 이미지로 통한다.

누구나 '개인주의자'라고 지목당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마련이다. 탐욕스런 이기주의자,자기 권리만 내세우는 철부지와 같은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일상적으로 쓰는 용법은 사전에서 찾아보는 말뜻의 극히 일부분이며 매우 왜곡돼 쓰인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전체주의자는 인간을 구원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을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개인주의자는 훌륭한 자아,훌륭한 개인이 되는 것을 가장 가치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전체주의자는 인간을 구원한다는 사회에 관한 이미지를 바꾸는 순간,전체주의 사상 A에서 또 다른 전체주의 사상 B로 간편하게 옮겨갈 수 있다.

개인주의자는 '개인으로서 사는 것' 자체를 포기하지 않는 한 여전히 개인주의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머리말)

그러면 왜 이런 개인주의자가 이처럼 집단으로부터 '공공의 적' 취급을 받게 된 걸까?

"인간의 역사는 개인에 대한 박해의 역사였다. 어떤 때는 자신의 영혼을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어떤 때는 권리와 자유를 주장했기 때문에,어떤 때는 정치 권력 강화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개인은 가차 없이 박해당하고 학살당했다.

떼가 박해에 나설 때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위장한다.

진보,평등,평화,자유,민중,국민,민족,계급,신앙,권력,정당……심지어 프랑스 혁명에서 보듯,이성과 논리와 도덕성으로 자신을 치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모든 위장과 치장에도 불구하고 떼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두려움이며 질투다.

패닉에 빠질 때,질투에 휩싸일 때,인간은 가장 어리석고 끔직한 떼거리로 타락한다. "('없애야 할 존재')

이 시점에서 개인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우리가 지금 당면한 과제들이 하나같이 진실을 열망하는 성숙한 개인들의 공동체가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시들어버린 공교육과 하향식 평준화,선거와 권력만 생각하는 탐욕스런 정치인 같은 문제는 참된 개인들이 서로 윤리와 윤리,가치와 가치,평가와 평가를 다툼으로서만 최선의 해결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참된 개인의 가치를 찾는 저자의 노력은 중세의 미혹과 프랑스 혁명,그리고 니체와 최근의 마이클 샌델에 이르기까지 인류 역사와 철학을 다채롭게 여행하면서 개인과 집단,자아와 세상을 바라보는 진부한 시각에 용감한 도전장을 던진다.

(204쪽,1만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