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선택한 제시문의‘눈(目)을 장착’하고 답안을 써야

[논술 기출문제 풀이] 연세대 2011학년도 수시 논술 기출문제 풀이(下)
☞출제 제시문은 생글생글 272호(12월6일자) 게재 내용 참조



<문제 1> 제시문 <가><나><다>는 과학적 탐구에 대한 여러 관점을 나타낸다.

이 관점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논하시오.(1000자 안팎,50점)



<문제 2> 제시문 <라>의 두 주장에 근거하여 [표 1][표 2]에 나타난 중요한 점들을 기술하고, 제시문 <나><다>의 관점 중 하나를 택하여 연구 전체(주장 및 결과)를 평가하시오.(1000자 안팎,50점)



⊙ 1번 문항 예시답안

제시문 <가><나><다>는 모두 종래의 진리탐구 방식에 대해 회의적이다.

지금까지 고전적 진리탐구 방식이라고 여겨졌던 과학적 인과관계 모델에 비판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세 글은 공통점을 지닌다.

하지만 고전적 인과관계 모델에 관한 비판은 각 제시문마다 서로 다른 관점에서 진행된다.

우선 제시문 <가>는 관찰을 통한 객관적 인과관계의 발견 자체를 부정하는 입장이다.

<가>는 인간이 현상을 '관찰'할 수는 있지만 그런 관찰을 통해 얻어지는 것은 어디까지나 선후관계 혹은 사건들의 동시발생에 불과한 것이지, 결과적으로 발견된 사실이 과학적 인과관계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즉, 진리탐구에 관해 철저하고 엄정한 태도를 취하는 <가>는 주관적 한계에 갇힌 고전적 연구모델의 허점을 지적하면서 객관적 인과관계 발견에 대한 회의적 결론을 내린다.

이와는 달리 제시문 <나>는 기존의 고전적 인과관계 연구모델은 현재의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구식' 방법이라서 의미가 퇴색하였다고 설명한다.

막대한 양의 정보가 손쉽게 얻어지고 다양한 정보처리 프로그램이 발달되어 있는 정보화 시대에 굳이 어떤 하나의 가설을 설정하고 그 가설이 유효한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해 현실에서 얻어진 데이터를 통해 검증하는 방법은 구태의연하다.

방대한 정보를 간단하게 집적하고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유의미한 내용의 상관관계가 자동적으로 드러나는데, 일부러 가설을 설정하고 인과관계의 성립을 알아보기 위한 검증을 거치는 연구방식은 부적합하고 비효율적이다.

또한 데이터의 양적 팽창으로 인해 연구자가 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여러 상관관계가 드러나는 새로운 방식은 기존의 탐구방식에 비해 더 많은 사실을 알려줄 수 있다.

연구자가 가설을 성립하고 검증하는 기존의 인과적 연구방식은 연구자가 특정 가설을 따로 설정하지 않는 이상 탐구가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연구자가 세상을 인식하는 한계에 얽매여 자칫 편협해질 수도 있다는 단점을 지닌다.

하지만 자료 처리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드러나는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방식은 연구자가 인지하지 못했던 진실들까지 알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식의 지평을 넓혀주는 획기적 탐구방식이다.

제시문 <가><나>에 비해 제시문 <다>는 기존의 인과관계 연구모델에 가장 온건한 비판을 제기한다.

<다>는 역사적 진실은 총체적 접근방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단선적 인과관계 모델로는 진실의 복합적 면모를 충분히 파악할 수 없다고 설파한다.

현실에서의 '결과'를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만드는 단일한 결정적 '원인'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제반 사항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현상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상황적 맥락과 다양한 변인, 매개변수 등을 고려하자는 신중한 입장이다.

즉, <가>가 연구자의 주관적 한계가 필연적임을 이유로 객관적 인과관계의 발견을 부인하는 반면에, <나>와 <다>는 고전적 인과관계 모델의 적실성을 비판하되 관찰을 통한 귀납적 진리탐구 방식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관찰을 통한 귀납적 진리탐구 방식을 더욱 강화하고 다변화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총 분량 1530자:이해의 편의 및 가능한 여러 답안내용을 다양하게 포섭하기 위해 일부러 요구 분량보다 더 길게 작성함)

⊙ 2번 논제 요구사항 분석

첫 번째 문항의 비교 문제를 정리하고 나면, 이제 도표와 함께 주어진 2번 논제를 풀어야 한다.

2번 논제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1) 제시문 <라>의 두 주장에 근거하여 [표 1][표 2]에 나타난 중요한 점들을 기술하라는 것과, 그 다음 (2) 제시문 <나> 혹은 제시문 <다>의 관점 중 하나를 택하여 연구 전체(주장 및 결과)를 평가하라는 것이다.

논제 1번 문항과 2번 문항은 서로 무관한 단순병렬적 논제가 아니다.

1번 문항에서 요구한 제시문 비교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으면,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는 2번 문항을 풀 수 없다.

2번 논제의 요구대로 <나> 혹은 <다>의 관점에서 <라>의 연구를 평가하는 필수 전제요건은 두 관점에 대한 철저한 이해이다.

이 두 관점을 모르면서 그 관점에 기초한 평가의 글을 전개해 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2번 문항에 충실한 답변을 작성하기 위한 전초작업으로서 일단 1번 문항을 잘 해결하고 넘어와야 한다.

2번 문항을 작성하려면 우선 도표와 함께 주어진 제시문 <라>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본인이 선택한 관점에 따라 연구 내용을 해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도표 문제는 웬만한 대학 입시논술에서는 최소 한 문제씩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도표를 출제하는 이유야 다들 짐작하듯이, 모든 대학이 논술에서 표방하는 '통합적 사고능력'을 판단하기 위해서이다.

텍스트를 독해하는 수험생의 능력을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판별하는 것처럼 도표 해석 능력도 변별 대상으로 삼고 싶다는 의도에서다.

연세대 역시 '다면사고형' 논술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 도표 자료를 제시문의 일부로 출제한다.

하지만 현행 논술시험에서 대부분의 대학들이 그러하듯, 연세대 역시도 어렵거나 까다로운 도표를 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설령 도표 분량이 상당하거나 내용이 좀 복잡하더라도 도표의 해석은 두 가지 단계만 제대로 밟고 지나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도표 해석에서는 ㉠주어진 도표의 특징-Pattern 내지는 Highlight에 해당하는-을 찾고, 그 이후 ㉡정리한 특징(Pattern 혹은 Highlight)의 의미를 분석하면 된다.

가끔 도표의 분량으로 승부하겠다는 대학도 있어 도표를 사회탐구 영역에서보다 더 많이 등장시키는 '공세적 도표 문제'도 간혹 출제되지만 그 경우에도 역시 도표가 길건 짧건 위의 두 단계만 확실히 거쳐오면 된다.

이러한 단계적 절차에 따라 우선 제시문 <라>의 연구의 특징을 발견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연구의 함의에 관해서 제시문 <나> 또는 제시문 <다>의 관점을 택일해서 철저히 그를 근거로 제시문 <라>에 관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결정적 인과관계 모델'이라는 탐구방식에 회의적이라는 점에서 두 글은 공통적이지만 비판의 이유는 각기 다르다.

다음 편 해제에서 살펴볼 인문계열 논제가 2번 문항에서 수험생의 독자적 주관이 등장할 여지를 준 반면, 사회계열 문제는 제시문 <나> 또는 <다>의 관점 중 하나를 택일해서 철저히 그를 근거로 제시문 <라>에 관한 '평가'를 내려야 한다.

논증이 전체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본인이 선택한 관점의 개성이 잘 부각되도록 신경을 써야 하며, 더불어 선택한 관점과 무관한 내용이 전개되면 곤란하다.

이를 좀 우스운 유행어로 표현하자면 제시문 <나> 혹은 <다>의 '눈(目)을 장착'하고 <라>의 자료를 검토하는 답안을 써야 한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 상태가 더 좋다?

⊙ 2번 논제 답안을 구성하는 내용들
[논술 기출문제 풀이] 연세대 2011학년도 수시 논술 기출문제 풀이(下)
◆ 초반부

제시문 <라>는 고전적 진리탐구 방식인 인과관계 모델이 어떠한 것인지를 설명하는 구체적 예시이다.

제시문 <라>는 도표에 앞서 다음과 같은 문구를 등장시킨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 상태가 더 좋다는 주장이 있다.

그런데 교육 수준과 건강 상태 사이의 이런 관계가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보완적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 두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조사를 수행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 이는 제시문 곧 <가><나><다>에서 공통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고전적 진리탐구 방식의 정석을 보여준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 상태가 더 좋다"는 주장을 가설(hypothesis) A라고 칭하자.

그리고 "교육 수준과 건강 상태 사이의 이런 관계가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보완적 주장"을 가설(hypothesis) B라고 칭하자.

편의상 이하 H-A, H-B라고 부르는 이 두 가설은 모두 고전적 인과관계 연구모델에서 연구자가 실험을 통한 검증에 앞서 설정하는 연구이론이다.

그리고 "두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조사를 수행"하는 과정은 각 가설이 유효하게 성립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데이터를 가설과 대조하며 유효성을 검증하는 단계이다.

이런 고전적 연구 방식에 따라 두 가설을 검증하면, H-A와 H-B 모두 유효하게 성립한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 상태가 더 좋다"는 H-A를 검증하기 위해서 연구 대상집단을 전반적으로 평가했을 때,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 상태가 좋은 양(positive)의 상관관계가 관찰된다.

연구집단은 전반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 상태가 우수한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므로 H-A는 유효(valid)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소득 수준에 따라 교육 수준과 건강 상태의 양의 상관관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H-B의 주장이 옳은지 알아보기 위해 좀 더 세부적으로 자료를 분석하면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은 연구 집단에서는 고졸 집단에 비해 건강상태 '하'로 평가받은 숫자가 소득이 높을수록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이 관찰된다.

소득 수준이 '중'과 '하'인 집단에서는 교육 수준과 건강상태가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지만, 소득 수준이 '상'인 연구집단에서는 오히려 교육 수준이 높은 집단의 건강상태가 비교집단에 비해 불량한 패턴이 관찰된다.

따라서 H-B 역시 유효(valid)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처럼 고전적 연구방식에 의한 탐구는 ①가설의 설정 ②데이터 비교를 통한 이론 검증 ③이론의 유효성 판별의 순서로 진행된다.

그런데 이는 교육수준/소득수준(원인)과 건강(결과)에 관한 확실한 진실을 말해주기는 힘들다.

이해를 위해 장래 과학자를 꿈꾸는 길동이가 '메뚜기 다리 떼기'라는 무시무시한 실험을 한다고 하자.

길동이가 곤충권익위원회(?)의 비난을 무릅쓰고 잔인한 실험을 하는 이유는 본인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길동이가 세운 연구가설은 두 가지다.

첫 번째 가설 H-1은 '메뚜기 다리를 떼면 메뚜기가 반항적으로 변한다' 라는 것이고, 두 번째 가설 H-2는 '메뚜기 다리를 떼면 메뚜기가 귀머거리가 된다'이다.

두 이론의 타당성 검증을 위해 메뚜기 다리 여섯 개를 몸통에서 분리하는 실험을 했더니 그 전에는 '뛰어!'라는 명령에 따라 잘 뛰던 메뚜기가 전혀 뛰지 않는다.

실험결과 H-1과 H-2 모두 타당하게 성립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귀에 걸면 귀걸이,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표현처럼, 인과적 연구모델에 의한 이론의 검증은 부실한 내용 혹은 오류를 얼마든지 진리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 2-A:제시문 <나>의 관점에서 연구 평가하기

물론 실험이나 통계자료를 통해 이론을 검증하는 고전적 인과모델은 나름의 의미가 깊다.

중세시대 말의 이(齒)가 과연 몇 개인가를 둘러싼 논쟁이 수도원에서 벌어졌을 때, 아무도 밖에 나가서 마구간에 있는 말을 직접 들여다 볼 생각은 하지 않고 고명한 학계 권위자의 말이나 서적에 나오는 문구를 인용해대는 통에 지루하게 며칠을 이어진 논쟁이 결국은 답을 내지 못했다는 일화가 있다.

이론의 우세로 현실의 자료는 철저히 도외시된 사례이다.

이런 이론중심적 태도가 서양을 한동안 지배했기 때문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피사의 사탑에 올라가 중량이 다른 두 개의 쇠 구슬을 낙하시켜 낙하 시간을 직접 비교한 일은 과학탐구에서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실험'을 통해 이론의 적실성을 검증한다는 근대 과학의 탐구방식은 이론의 팽만(膨滿)으로 불쌍한 지위로 내동댕이쳐진 현실의 복권을 알렸다.

하지만 '현실'이 성장했음에도 여전히 변치 않았던 것은, 근대적 탐구방식 역시 이론이 검증에 '선행'하는 체계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제 현실은 더욱 더 그 비중이 성장해 과거 우세한 지위였던 이론을 추월하게 되었다.

제시문 <나>의 관점에서 고전적 인과관계 모델을 평가하자면, 기존의 이론검증 방식은 작위적이며 지나치게 이론지향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통계수치가 스스로 발언한다(The numbers speak for themselves)"라는 말처럼 현대에는 데이터의 대규모 축적이 일어나면서 상관관계가 자동적으로 드러나게 되고, 그러한 상관관계 패턴을 해석하고 의미를 탐구하는 것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에선 발표된 통계자료에 의하면 어느 집안에서 소장한 책 권수와 그 집안 아이의 학업 성취도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또한 아스피린을 꾸준히 먹으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런 상관관계들은 '이론'을 먼저 앞세우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탐구되지 못했을 내용들이다.

아르키메데스가 부력(浮力)의 원리를 발견한 것도 체험의 축적에서 발견한 상관관계의 의미를 분석했기에 가능했다.

정보가 더 쉽게 축적되고 상관관계는 정보처리기법의 발달로 더 자주 발견되는 시대에 고전적 이론탐구는 편협한 구식 방법이다.

건강이라는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은 상당히 많다.

학력과 소득을 굳이 변인으로 설정하지 않더라도 자료의 처리과정에서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드러났을 것이다.

그리고 X1=(교육수준),X2=(소득수준)처럼 연구자가 미리 가정한 변인 외에도 다양한 변인 X3,X4,X5가 존재할 수 있는데 기존의 방식은 편협한 인식의 한계에 갇혀서 새로운 상관관계에 대해 제대로 탐구하지 못한다.

◆ 2-B:제시문 <다>의 관점에서 연구 평가하기

제시문 <다>에 의하면 건강이라는 결과적 현상을 가져오는 과정에 숨어 있는 다양한 매개요인과 조절변인 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복합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설파하는 제시문 <다>의 관점에 의하면 현실에 존재하는 여러 요인 중 '학력'이나 '소득'과 같은 단편적 요인(factor)만을 가지고 '건강' 상태에 관해서 논의하는 제시문 <라>의 연구방식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접근이다.

제시문 <다>는 "교육수준이 과연 결정요인(determinant)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라>에 등장하는 첫 번째 주장이 단선적인 인과모델이라는 점에 관해 비판할 수 있다.

교육수준이라는 변인 하나에만 집착하여 다른 중요 요소들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어리석음을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시문 <다>의 관점에서 제시문 <라>의 두 번째 주장은 사안을 단면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소득이라는 또 다른 변인을 고려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반길 일이다.

하지만 두 번째 주장에 관해서도 또 다른 보완적 주장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다>의 관점에서는 두 번째 주장 역시도 전적으로 긍정할 수 없다.

단 두 개의 변인, X1=(교육수준)과 X2=(소득수준)를 두고 결과값 Y=(건강상태)가 좌우된다는 것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현실 맥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다.

프랑스혁명이라는 결과가 발생하기까지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던 것처럼,두 개의 변인을 단순하게 2차원적으로 분석해서는 건강 상태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요소들에 관한 총체적 이해에 다다르기 곤란하다.

여러 차원에서의 보완 주장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제시문 <라>의 통계자료는 불충분하다. 건강이라는 총체적 결과를 한두 개의 변인만으로는 충분히 설명하기 곤란하다.

또한 변인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특정 변인과 다른 변인 사이의 상호영향력도 고려하해 한다.

각각의 변인들이 독립적으로 작용하여 정적인 과정을 통해 기계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결과가 발생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여러 변인 간에 서로 복합적이고 역동적인 관계를 맺으며 특정 변인이 다른 변인의 영향력을 더 강화하기도 하고 반대로 억제하기도 하면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즉, 제시문 <라>의 두 번째 주장에서도 소득과 교육이라는 변인들이 서로 영향력을 미쳐 건강이라는 결과에 작용했을 수 있다.

맥락에 따라 변인의 활성화 여부도 다르며, 또한 변인이 결과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매개변수가 그 과정 안에 숨어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제시문 <라>의 연구 주장과 내용은 신중하게 진리를 발견하려는 제시문 <다>의 입장에서 평가했을 때 지나치게 획일화되고 편협한 탐구방식이다.

홍보람 S · 논술 선임 연구원 gogoxingxi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