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학년도를 대비하며

[생글 논술 첨삭노트]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할 때"
이제 어느 정도 수시 논술이 마무리되었습니다. 1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시험장에서 유감없이 펼쳤는지 궁금하네요.

시험을 친 학생들은 알겠지만, 단 한번의 시험에서 실수 없이 안정적인 글을 만족스럽게 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유형이 어느 정도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독해가 되지 않으면 쉽지 않을 뿐더러, 수리논술의 경우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허무하게 끝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모든 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뒤늦게, '미리 해둘 걸'하고 후회를 한다는 사실을 곧 3학년에 올라갈 학생들이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이제 현 2학년들이 2012학년도 입시를 대비할 때입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3학년 때만 반짝 공부해서는 성적이 오르기 쉽지 않습니다.

2학년생이 갖는 여유는 3학년생이 갖는 조급함의 2배에 해당합니다.

아마도 2학년생들이 3학년을 미리 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3학년 시절의 조급함이 반으로 줄어들겠지요.

하지만, 생각만큼 그렇게 미리 대비하는 일이 쉬운 것 같진 않습니다.

내신과 수능, 논술 거기에 입학사정관 전형 준비까지 두루 하기 위해 신경써야 할 것들과, 또 그에 따라 직접 해야 할 일들이 어찌나 많은지 웬만한 학교현장에서는 이를 따라잡기도 어렵지요.

그러므로, 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천천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논술의 경우, 한두 달 한다고 해서 원하는 대학에 손쉽게 붙을 수 있는 실력이 나오지 않습니다.

원래 글을 잘 쓴다고, 책을 좋아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의 악기를 제대로 배우는 일이 지난하게 괴로운 연습기간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반복적이고 효과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벼락치기로 될 리가 없습니다.

이제, 올해 연재했던 초급교재의 내용을 한층 보강하여 새로운 내용과 연습방법을 적용한 초급교재 2011년판을 연재하려 합니다.

2012학년을 대비하는 2학년생들, 혹은 더욱 빨리 대비를 하려는 1학년생들을 위해서 스스로도 공부할 수 있는 단계적인 커리큘럼을 구상 중입니다.

우선 논술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논술의 기본 문제유형들, 즉 공통점 찾기, 비교하기, 설명하기, 비판하기, 자기 의견 쓰기 거기에 수리논술까지 초급, 중급, 고급의 내용으로 나누어 진행할 예정입니다.

물론 이 내용들은 차후에 교재로 제작되어 여러분에게 무료로 나눠드릴 예정입니다.

더불어 2010년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기본기가 다져진 이후에는 기출 문제들을 매주 1회씩 풀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모든 분들에게 첨삭을 해드리진 못하겠지만, 수시 논술시험을 본다는 자세로 합격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논술에 대한 이해

논술공부에 있어서 가장 나쁜 방법 중 하나는 무작정 기출문제를 푸는 일입니다.

논술에 대한 이해 없이 그저 기출문제만 반복해서 푸는 것을 수업이라고 불러서는 안 됩니다.

기출문제를 푼다고 하더라도 단계가 있어야 하며, 그 단계 역시 기출문제로부터 도입될 수 없습니다.

가장 기초적인 작업에 대한 단계별 커리큘럼을 구상하기 위해서는 논술 시험의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논술 시험은 ①제시문을 읽고 ②요구된 조건에 따라 ③원고지를 채우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논술에 대한 접근은 이 세 가지 기능을 중점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장 기초적인 수준에서는 원고지를 채우는 일에 대한 작업을 선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글쓰기 작업에 익숙지 않은 최근의 세대들에게 딱딱한 문어체의 글을 쓰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제시문'이라는 외부 주어를 두고 인용하는 식의 서술을 해야 하는 일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문장의 호응을 유의할 필요도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 맞게 다양한 요약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쓰기' 자체에 가장 먼저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문제는 실전 시험에서는, 길이가 긴 제시문을 200자가량으로 요약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좀 더 긴 분량을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대개의 시험에서 요약은 200자에서 250자 정도의 요약을 의미합니다.

즉, 단순히 요약만 익히는 것에도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를 위해서는 가장 낮은 수준의 제시문, 즉 특별히 머리를 쓰지 않고도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제시문을 두고 이를 요약하는 것을 첫 번째 단계로 두는 일이 필요합니다.

뒤에 이야기하겠지만, 최근 논술의 변별력은 확실한 독해를 기반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독해에 대한 심층적인 접근은 이런 요약쓰기 능력을 마무리지은 후, 어느 정도의 유형에 맞게 답을 구성하는 능력을 갖춘 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무작정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급의 문제를 푸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문장을 다루는 일과 요약을 하는 방식을 이해하게 된다면 천천히 유형에 대한 접근을 해야 합니다.

누누이 말하지만, 전체 논술문제에서 요구되는 조건은, 즉 동사로서 드러나는 형태는 ①공통점 찾기 ②비교하기 ③설명하기 ④비판하기(평가하기) ⑤자기 의견 쓰기로 정리됩니다.

이 중 ① ②번과 같은 유형들은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단독적으로 출제되기도 하지만, 중위권 대학 이상의 경우 보통 설명하기나 비판하기의 유형과 묶여서 출제됩니다.

그러므로, 가장 흔하게 보이는 패턴이 '제시문 (가)와 (나)의 공통점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다)를 설명하시오'와 같은 형태나 '제시문 (가)와 (나)의 차이점을 서술하고, 이에 근거하여 제시문 (다)를 각각 비판하시오'와 같은 형태인 것이지요.

⑤번의 자기 의견을 쓰는 문제의 경우, 서울대 특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시논술이 아니라면 점차 회피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무래도 변별력이 확보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지요.

여전히 몇몇 대학에서 쓰이기는 하나, 단독으로 1000자나 1200자를 요구하기보다는 대략의 제시문 정리 후에 하나의 입장을 선택하는 700~900자 유형으로 굳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므로, 이는 ①~④번 유형을 확실히 이해한 후에 시도해야 하는 고급 유형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런 유형에 대한 점검이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면, 즉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답안구조를 짜는 방식에 대해 어려움이 없다면 서서히 독해의 수준을 높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제시문 자체의 수준을 높이다 못해 통계나 자료를 꼼꼼히 분석하는 문제들까지 점차 상위권 대학으로 그 영향력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므로, 통계나 자료 해석에 대한 대비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기에 내용상의 다양함, 즉 수리형 논술 형태까지 추가되었으므로 논술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수학원리나 조건에 따른 경제적 선택의 문제, 전략선택의 문제 역시 익힐 필요가 생깁니다.

이 긴 과정은 당연히 기출만 반복해서 푼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닙니다.

천천히, 긴 호흡을 갖고 6개월 이상의 계획을 세워서 차례대로 올라가는 방식을 선택해야 합니다.

최상위권 대학을 준비하더라도, 처음에는 중하위권 대학 문제부터 섭렵해나가면서 주제의식과 문제구조, 독해력을 늘려나가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것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뒤늦게 수시 논술 기간이 되어 학원에 매달리며 큰돈을 쓰는 일 없이 안정적으로 자기 확신을 갖고 수시 논술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첨삭일 것입니다.

이 점이 가장 중요합니다.

꼭 교사가 아니더라도, 친구들끼리라도 돌려가며 서로의 장단점을 확인해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성균관대나 고려대 서강대 중앙대 인하대와 같이 친절한 논술백서를 내는 학교들의 자료를 참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2011년판 기초논술교재'에 대한 연재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첫 시간에는 간단하게나마 독해의 원리를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