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어떤 의의 가질까?

미국의회의 구제금융법안 통과로 한숨 돌리는가 했던 세계금융시장이 다시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아시아와 기타 신흥국가들로 전염병처럼 급속히 퍼져나가며 전 세계가 유동성 위기에 휩싸인 형국이다.

우리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은 속절없이 내려앉고,환율은 그 끝이 어디인지를 짐작키 어려울 만큼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훗날 경제학자들이 지금의 시기를 어떻게 규정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지난 세기 대공황 이후 세계경제가 최대의 위기국면에 직면한 것만은 틀림없다.

각국이 국제적 공조를 모색하거나 저마다 위기 극복에 골몰하고 있는 것은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다.

사태의 발단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였음은 굳이 설명할 것도 없다.

저금리,과잉유동성을 업고 팽창하던 미 주택부문에서 버블이 꺼지면서 모기지 회사들의 부실이 시작됐고,수많은 파생상품에 의해 엮인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으로 그 파장이 확산됐다.

미국,유럽 통화당국들이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마치 블랙홀처럼 자금이 빨려들어가면서 신용위기는 오히려 증폭됐다.

급기야 미국은 구제금융을,유럽은 예금과 금융시스템 보호 조치들을 각각 강구하면서 금리 인하 등에서 공조(共助)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미 서브프라임모기지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나라들조차도 신용위기의 충격에 빠져들었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앞다퉈 투자자금을 빼내가면서 어느 나라 할 것없이 주식과 외환시장이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전파되고 있는 경위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앞으로 과연 이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이 최대의 위기국면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 주요국들이 신속하고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이 때문에 과거와 같은 대공황을 예견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걱정은 금융위기가 실물부문으로 전이되고 있는 점이다.

자산가치와 원자재값 하락이 가시화되고 소비위축이 예상되면서 이젠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미국경제가 침체로 이어지고 유럽 또한 기대할 게 없다면 세계경제의 침체는 불가피하다.

이리 되면 수출로 성장을 해 왔던 아시아 국가들도 타격을 입을 게 자명하다.

사실 이번 금융위기는 중국 등의 과도한 경상흑자와 미국의 과도한 경상적자로 대비되는 글로벌 불균형과 무관치 않다.

이런 불균형의 해소라는 관점에서 보면 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내수로 성장동력을 보완하지 않으면 침체가 길어질 우려도 없지 않다.



일반인에게 ABS는 최첨단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CDO는 어떻게 알려져 있을까? 아마 대부분이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러나 ABS나 CDO는 브레이크 시스템만도 아니고 환경용어의 오타도 아니다.

그것은 자산을 이용해서 또 다른 자산을 만들어내는 최첨단 금융 기법들이다.

구체적으로 ABS는 자산담보부증권(Asset Backed Security)이라는 것으로,광의로 정의된 자산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CDO는 부채담보부증권(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으로,역시 대출채권 같은 자산을 담보로 하여 발행한 채권을 말한다.

이런 파생상품은 미국 월가의 변호사와 MBA들의 합작품이다.

똑똑한 변호사들이 현존하는 자산을 이리저리 창조적으로 조합해 새로운 부채증권을 설계하면 착실한 MBA들이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 새로운 부채증권의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런 파생 금융 기법은 특히 1980년대 후반 미국 금융회사들이 남미에 대한 부실채권을 떨어내는 방식으로 사용하면서 크게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자산이 새끼를 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이 연쇄 과정을 그 다음 단계로 확장하는 데 그리 큰 시간이 필요치 않다는 점이다.

A라는 자산으로부터 B라는 자산이 파생하면 거기서 연쇄 과정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B가 다시 C를 파생하고 C는 D를 파생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B,C,D를 묶어서 그것을 하나의 추상적 자산으로 보고 그로부터 E를 파생시킬 수도 있다.

이 과정을 특정 단계에서 중지할 수 있는 장치는 원론적으로 아무것도 없다.

당연히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한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주어진 상황에 대한 정보를 모으려고 해도 이미 너무 멀리 나아가버린 상황에 대한 예측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투자나 행동이 어떠한 여파를 미칠지 집단이든 개인이든 정확하게 추정할 수 없다.

따라서 어떤 임의의 단계에서 이런 파생 상품을 구입한 사람은 마치 겹겹이 위로 쌓아 올린 의자더미 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곡마단의 소녀와 같다.

밑에 있는 의자 중 한 개라도 삐끗하면 소녀는 급격히 중심을 잃고 추락할 수밖에 없다.


콜롬비아의 로스안데스대의 카르데나스(JuanCamiloCardenas)교수는 과거의 공유자원 모델에 대한 새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공유지와 공유자원은 한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공동으로 소유된 것으로서,배제성은 없는 반면 경합성을 가지고 있다.

즉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너무 많이 사용하게 되면 공유자원은 금방 사라지게 되고,결과적으로는 모두에게 피해가 가게 된다.

카르데나스교수는 5명씩 구성된 팀을 꾸리고,각 팀별로 공유자원 모델에 따라 게임을 하게 했다.

이 게임에 대한 룰을 다음과 같이 세부적으로 정했다.

① 매 게임에서 참가자는 자원을 1에서 8까지 채취할 수 있다.

② 매 게임당 채취한 만큼 자신이 보수를 받는다.

③ 다른 사람들의 자원 채취량을 합한 각각의 경우에대해 나의 자원 채취량이 증가할 때,내가 받는 보수도 증가한다.

④ 모든 참가자들이 1을 선택하는 경우,각 참가자들은 가장 큰 보수를 지급받는다.

여기에 실험의 종류를 둘로 분류해 실시했다. 그 실험은 다음과 같다.

A-기본 형태: 각자가 자원 채취량을 결정하고 이를 실험 주관자에게만 알린다.

그러면 실험주관자는 그 평균치만을 실험 참가자에게 알려준다.

이런 방식으로 게임을 20회 진행한다.

B-10회 후 매번 토론 형태: 게임 형태는 동일하나,10회째 게임 이후부터는 서로 어떻게 해야하는지 참가자들끼리 토론한다.

물론 이 경우에도 각자가 얼만큼 자원을 채취했는지는 실험 주관자만이 알수있다.

다음은 그 실험결과를 나타낸<표>이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서울 G20 정상회의 전국 고등학생 논술대회 해제
실험 횟수에 따른 숫자는 참가자들의 자원채취량의 평균치를 나타낸다.

그들은 훌륭한 답을 이끌어내는 휴리스틱을‘신속,간결한 휴리스틱’이라 부른다.

그 대표적인 예가‘재인(再認) 휴리스틱’(recognition heuristic)이다.

독일 막스 플랑크연구소의 게르트기거렌저(GerdGigerenzer)는 미국인 학생과 독일인 학생들을 대상으로‘샌디에이고와 샌안토니오 중 어느 쪽 인구가 많다고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이 두 도시는 모두 미국에 있다.

다음은 그 결과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서울 G20 정상회의 전국 고등학생 논술대회 해제
미국인 학생은 이 휴리스틱을 사용할 수 없다.

두 도시를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예 처럼 재인휴리스틱에 따라 대상 2개 중 1개는 들은적이 있지만(재인할수있다) 다른쪽은 들은 적이 없을 때,재인 한 대상이 기준으로 비쳐져 수치가 높다(예를들어인구가많다)고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우수대학을 판정할때,상품을 평가할때,스포츠팀 성적을 판정할 때 등에서도 이름의 재인과 판정의 정확성 간에는 정비례 관계가 발생한다.

우수한 대학일수록 그 대학의 교수진의 연구 성과가 더 널리 전해지거나,그 대학의 학생이나 졸업생이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그 대학의 이름을 들을 기회가 많아 지게됨으로써 대학의 우수성과 이름을 들은 적이 있음(재인)이 결부된다.

A brand is a collection of images and ideas representing an economic producer: more specifically, it refers to the concrete symbols such as a name, logo, slogan, and design scheme.

Brand recognition and other reactions are created by the accumulation of experiences with the specific product or service, both directly relating to its use, and through the influence of advertising, design, and media commentary.

A brand is a symbolic embodiment of all the information connected to a company, product or service.

A brand serves to create associations and expectations among products made by a producer.

A brand often includes an explicit logo, fonts, color schemes, symbols, sound which may be developed to represent implicit values, ideas, and even personality.

The brand, and 'branding' and brand equity have become increasingly important components of culture and the economy, now being described as 'cultural accessories and personal philosophies'.


G20 정상회의 개최하는 대한민국, 어떤 효과 얻을 수 있을까?
[논술 기출문제 풀이] 서울 G20 정상회의 전국 고등학생 논술대회 해제
Some marketers distinguish the psychological aspect of a brand from the experiential aspect.

The experiential aspect consists of the sum of all points of contact with the brand and is known as the brand experience.

The psychological aspect, sometimes referred to as the brand image, is a symbolic construct created within the minds of people and consists of all the information and expectations associated with a product or service.

<문제 1>

제시문 (가)와 (나)를 통하여 최근의 경제위기의 양상을 설명하고,(다)를 통해 G20 정상회의와 같은 협의체가 가질 수 있는 의의를 설명하시오. (700자 내외)

<문제 2>

제시문 (라)의 실험 결과와 제시문 (마)의 공통점을 서술하고,제시문 (가)~(마)를 종합하여 G20 정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이 얻을 수 있는 효과에 대해 논하시오. (800자 내외)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많은 학생들이 경제 관련 제시문을 어려워합니다.

그것이 굳이 수학적이 내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공식'을 필요로 할 것만 같기도 하거니와,무언가 일상언어와는 다른 쓰임새의 단어들로 이뤄져 있을 것만 같은 느낌 때문이지요.

사실 그런 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 관련 문제들은 꾸준히 풀면서 이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1년에 나올 수 있는 기출문제 중 30% 정도가 경제 관련 문제라면 그 기출문제 중 반복되는 주제를 다 헤아려보았자 10개를 넘지 않습니다.

10개도 사실 많지요.

그리고 그런 주제들이 매년 반복됩니다.

이런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저 논술대회나 수시대비라고 해서 벼락치기로 뭘 찾아보려고 하기보다는 평소 경제의 흐름이나 경제 문제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이를 차곡차곡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고보니,생글생글만큼 도움되는 것이 없겠네요! 자,그럼 문제를 풀어보죠.

⊙ 문제1 해제

(가)와 (나)에서는 최근의 금융경제위기의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네요.

여기엔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밝히라는 조건이 없으므로,개별적인 사안이 따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우선,(가)와 (나)부터 차근차근 볼게요.

(가)는 2007년 서브프라임 사태를 시작으로 이 여파가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전염'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요.

미국에서 일어난 사태가 유럽으로,그리고 한국으로 건너오면서 증시가 폭락하고 영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뱅크론'까지 일어납니다.

그리고 여기서 답이 딱 나오네요.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유럽의 역사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어떤 연결고리로 구성되어 있는지 말해준다'라고 말이지요.

결국 최근의 금융경제위기란 것은 단지 한 나라만의 위기가 아니라,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세계화 속에서 전세계적인 위기인 셈입니다.

(나)는 '주어진 상황에 대한 정보를 모으려고 해도 이미 너무 멀리 나아가버린 상황에 대한 예측에는 한계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투자나 행동이 어떠한 여파를 미칠지 집단이든 개인이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다'라는 문장에서 명확하게 뜻이 드러납니다.

워낙 복잡하게 파생된 상품들이 많다보니,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기 쉽고,반면 그에 따라 대처는 어려워집니다.

(가)와 (나) 두 가지가 모두 엮이게 되면,'세계가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는 쉽게 예측되거나 대처되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럼 이제 어떻게 이를 해결해야 할까요?

(다)의 카르데나스 교수는 <가공된 공유지의 비극> 실험을 예로 들어,'협의와 토론'을 강조하는군요. 제시문 (다)는 순전히 독해용 제시문이었습니다.

어차피 내용(개개인의 이기심을 이용하여 전체의 이익을 늘린다!)이야 널리 알려져 있는 바이지만,A와 B의 실험형태가 어떤 식으로 설명되는지 자체가 중요한 포인트였지요.

우리는 B실험의 10회 이후의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채취량이 그만큼 줄었다는 것은,협의가 어느 정도 통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결국 G20과 같은 협의체는 이런 역할을 하겠군요.

⊙ 문제2 해제

거칠게 말하자면,제시문 (라)는 많이 알려진다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도 실험의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채점의 주요 포인트입니다.

독일학생들은 미국을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정답률이 높습니다.

제한된 정보지만 그것을 알고 있는 학생들은 정확히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재인과 판정의 정비례관계'라는 말에도 드러나듯,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알려진다는 것은,그만큼 한국의 우수성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지요.

문제는 공통점을 요구하고 있으므로,이와 결부시켜 (마)의 브랜드 효과 역시 서술됩니다.

브랜드 경험이라는 것이 마케팅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는 제시문은 (라)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와 같이 특정한 가치를 많이 알리는 것이 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면,이제 대한민국의 G20의 개최의의가 도출됩니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세계화 시대 속의 금융경제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것은 그만큼 대한민국의 위상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일이 된다는 것이지요.

이로서 한국이라는 나라의 브랜드가 널리 세계인들에게 각인되는 것이니,그만큼 재인되는 일도 많겠지요.

마지막으로,여기서의 채점 포인트는 이런 내용들이 과연 (가)~(마)를 모두 거쳐서 나오느냐입니다. 문제조건을 정교하게 읽지 않는 학생들은 그저 (라)와 (마)만으로 답을 작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지요.

이용준 S · 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