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그려내는 디자이너는 매력적인 직업”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는 서울대에서 응용미술학과 미국 일리노이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학을 전공한 산업디자이너다.
1986년 미국 첨단산업의 심장인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이노디자인은 서울에 이노디자인 코리아와 중국 베이징,일본 도쿄 지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업체다.
이 업체는 제품 디자인은 물론 공간 디자인,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디자인까지 영역을 확장해 토털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그룹으로서 지난해 6월 일본 닛케이BP에서 '세계 10대 디자인회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노디자인은 최근 KT그룹의 휴대단말기 제조사인 KT테크와 손잡고 터치 휴대폰 '몽글몽글'폰을 출시했고,국내 전기차 전문업체인 CT&T와 함께 'F-Square'라는 전기 스포츠카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2012년 미국 하와이의 10만㎡ 규모 부지에 완공 예정인 CT&T의 전기차 생산 공장 디자인도 맡고 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배경은.
"어릴 적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경복궁에서 열린 어린이 미술 대회에서 제법 큰 상을 타기도 했지만 그때까지는 구체적인 꿈이 없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친구 집 서재에 꽂혀있던 책 한 권을 보고 삶의 방향을 정하게 된 것이죠.
'I.D.(인더스트리얼 디자인)'라는 미국 디자인 전문지였는데 한 장 한 장 넘겨 보던 손과 눈에 서서히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다니!'
미술 시간에 수없이 했던 과일이나 조각상 등 존재하는 사물을 보고 그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으로 미래를 위한 상품을 그려내는 일,생각을 그리는 디자인들이 책 속에 가득했습니다.
보기 좋고,쓰기도 좋은 일상 용품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그려서 만드는 일에 대한 매력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날 이후 '디자인이란 생각을 그리는 것'이라는 개념을 확고히 하게 됐고,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이런 꿈을 따라 서울대 응용미술학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
▼산업디자인학과의 진로 분야는.
"산업 디자인은 공업디자인,제품디자인,운송기기디자인,가구디자인,실내디자인,환경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들이 있습니다.
기업마다 산업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전자,전기제품,가구,완구,조명 기기,자동차,산업설비 등 각종 제조업체의 디자인 관련 부서와 건축설계 사무실,인테리어 디자인 사무실,생활공예,직물패턴 디자이너,디스플레이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워낙 활동 영역이 광범위하다 보니 산업디자인을 전반적으로 공부하면서 본인의 흥미와 소질에 맞는 특정 분야를 찾아 나가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산업디자인학과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현재 점점 디자인 산업 환경이 업그레이드되고 있고,산업디자인은 고부가 산업으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디자인한 제품이 출시됐을 때의 성취감과 머리 속에 떠오른 영감이 손을 거쳐 종이를 지나 컴퓨터를 건너,기계로 깎여 틀에서 나와 제품으로 탄생되는 과정에서 큰 희열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반면 현재 '디자인 코리아 열풍'으로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이 확산되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좋은 디자인도 직접 생산해내는 엔지니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으로 처음에 의도했던 결과물을 얻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업디자인학과'라는 틀에 갇혀서 IT쪽에만 치우쳐 작업하는데 외국의 경우 '디자인이 곧 예술이고,예술이 디자인'이라는 인식 아래 예술에 가까울 정도로 제품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현실 그 이상을 뛰어 넘는 디자인을 하는 환경 조성이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
▼학과 선택 학생들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나는 열여섯에 다시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디자인 잡지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없었더라면 여행용 골프 가방,세 발 달린 가스버너,자동 잠금 장치가 있는 지퍼,휴대용 전화기와 단말기를 합친 스마트폰을 디자인하지 못했고,미국산업디자인협회에서 주는 상과 세계적인 디자인 잡지의 표지에 내 작품이 실리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때 얻은 강렬한 느낌은 디자인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해줬고,창조적인 디자인을 해 기업에 제공하고 사용료를 지불받는 방식까지 생각해 낼 수 있게 했습니다.
이후 미국 디자인 대학의 교수가 됐고,실리콘밸리에서 미국 산업 디자인계에도 당당히 이름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디자인에 눈뜨고 디자인의 힘을 깨닫는 순간 없이는 어느 누구도 평생을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만족해서 살아가기 힘들 것입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강렬한 열정과 의지를 느끼고 변함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자신의 의도와 신념에 따라 그려내고 실현할 수 있는 디자이너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안상미 한국경제신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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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기술·인문학 등 여러 학문을 융합하는 산업디자인학과
각 대학마다 다른 학부에 속해 있어
산업디자인학과는 미술과 기술 인문학 등 학문을 융합하는 학과의 특성 상 각 대학마다 다른 학부에 속해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미술대학이나 예술대학에 많이 설치돼 있어 서울대학을 비롯해 홍익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대다수 대학이 예술대학에 포함돼 있다.
공학적 특성을 강조해 공과대학에 설치돼 있는 학교도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산업디자인 학부를 따로 두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대 한국기술교육대는 공학 교육의 하나로 산업디자인학과를 설치하고 산업디자인공학과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민대와 이화여대 고려대 등은 조형대학을 따로 설치하고 조형대학 아래 산업디자인학과를 설치하고 있다. 특히 국민대는 공업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학과 명칭도 공업디자인학과로 부르고 있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원주캠퍼스에 디자인예술학부를 설치하고 산업디자인학 전공을 두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많은 대학들이 디자인대학원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디자인대학원을 설치하고 있는 곳은 경희대 경원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국민대 서울시립대 조선대 건국대 서울과학기술대 등이다.
특히 국민대는 테크노디자인대학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과학기술대는 정보기술(IT) 디자인대학원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1986년 미국 첨단산업의 심장인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이노디자인은 서울에 이노디자인 코리아와 중국 베이징,일본 도쿄 지사를 두고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업체다.
이 업체는 제품 디자인은 물론 공간 디자인,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디자인까지 영역을 확장해 토털 크리에이티브 컨설팅 그룹으로서 지난해 6월 일본 닛케이BP에서 '세계 10대 디자인회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노디자인은 최근 KT그룹의 휴대단말기 제조사인 KT테크와 손잡고 터치 휴대폰 '몽글몽글'폰을 출시했고,국내 전기차 전문업체인 CT&T와 함께 'F-Square'라는 전기 스포츠카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2012년 미국 하와이의 10만㎡ 규모 부지에 완공 예정인 CT&T의 전기차 생산 공장 디자인도 맡고 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배경은.
"어릴 적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일'을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경복궁에서 열린 어린이 미술 대회에서 제법 큰 상을 타기도 했지만 그때까지는 구체적인 꿈이 없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 친구 집 서재에 꽂혀있던 책 한 권을 보고 삶의 방향을 정하게 된 것이죠.
'I.D.(인더스트리얼 디자인)'라는 미국 디자인 전문지였는데 한 장 한 장 넘겨 보던 손과 눈에 서서히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다니!'
미술 시간에 수없이 했던 과일이나 조각상 등 존재하는 사물을 보고 그리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으로 미래를 위한 상품을 그려내는 일,생각을 그리는 디자인들이 책 속에 가득했습니다.
보기 좋고,쓰기도 좋은 일상 용품을 생각해 내고 그것을 그려서 만드는 일에 대한 매력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그날 이후 '디자인이란 생각을 그리는 것'이라는 개념을 확고히 하게 됐고,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이런 꿈을 따라 서울대 응용미술학과에 진학하게 됐습니다. "
▼산업디자인학과의 진로 분야는.
"산업 디자인은 공업디자인,제품디자인,운송기기디자인,가구디자인,실내디자인,환경디자인 등 다양한 영역들이 있습니다.
기업마다 산업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로 진출해 전자,전기제품,가구,완구,조명 기기,자동차,산업설비 등 각종 제조업체의 디자인 관련 부서와 건축설계 사무실,인테리어 디자인 사무실,생활공예,직물패턴 디자이너,디스플레이 디자이너 등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워낙 활동 영역이 광범위하다 보니 산업디자인을 전반적으로 공부하면서 본인의 흥미와 소질에 맞는 특정 분야를 찾아 나가는 것이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산업디자인학과의 장단점은 무엇입니까.
"현재 점점 디자인 산업 환경이 업그레이드되고 있고,산업디자인은 고부가 산업으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디자인한 제품이 출시됐을 때의 성취감과 머리 속에 떠오른 영감이 손을 거쳐 종이를 지나 컴퓨터를 건너,기계로 깎여 틀에서 나와 제품으로 탄생되는 과정에서 큰 희열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반면 현재 '디자인 코리아 열풍'으로 디자인에 대한 중요성이 확산되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고,좋은 디자인도 직접 생산해내는 엔지니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으로 처음에 의도했던 결과물을 얻기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업디자인학과'라는 틀에 갇혀서 IT쪽에만 치우쳐 작업하는데 외국의 경우 '디자인이 곧 예술이고,예술이 디자인'이라는 인식 아래 예술에 가까울 정도로 제품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현실 그 이상을 뛰어 넘는 디자인을 하는 환경 조성이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
▼학과 선택 학생들에게 필요한 조언을 해주신다면…
"나는 열여섯에 다시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디자인 잡지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없었더라면 여행용 골프 가방,세 발 달린 가스버너,자동 잠금 장치가 있는 지퍼,휴대용 전화기와 단말기를 합친 스마트폰을 디자인하지 못했고,미국산업디자인협회에서 주는 상과 세계적인 디자인 잡지의 표지에 내 작품이 실리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때 얻은 강렬한 느낌은 디자인의 참된 가치를 깨닫게 해줬고,창조적인 디자인을 해 기업에 제공하고 사용료를 지불받는 방식까지 생각해 낼 수 있게 했습니다.
이후 미국 디자인 대학의 교수가 됐고,실리콘밸리에서 미국 산업 디자인계에도 당당히 이름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디자이너는 디자이너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
디자인에 눈뜨고 디자인의 힘을 깨닫는 순간 없이는 어느 누구도 평생을 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만족해서 살아가기 힘들 것입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강렬한 열정과 의지를 느끼고 변함없이 최선을 다한다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자신의 의도와 신념에 따라 그려내고 실현할 수 있는 디자이너는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안상미 한국경제신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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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기술·인문학 등 여러 학문을 융합하는 산업디자인학과
각 대학마다 다른 학부에 속해 있어
산업디자인학과는 미술과 기술 인문학 등 학문을 융합하는 학과의 특성 상 각 대학마다 다른 학부에 속해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미술대학이나 예술대학에 많이 설치돼 있어 서울대학을 비롯해 홍익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대다수 대학이 예술대학에 포함돼 있다.
공학적 특성을 강조해 공과대학에 설치돼 있는 학교도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산업디자인 학부를 따로 두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대 한국기술교육대는 공학 교육의 하나로 산업디자인학과를 설치하고 산업디자인공학과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국민대와 이화여대 고려대 등은 조형대학을 따로 설치하고 조형대학 아래 산업디자인학과를 설치하고 있다. 특히 국민대는 공업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학과 명칭도 공업디자인학과로 부르고 있다.
연세대학교의 경우 원주캠퍼스에 디자인예술학부를 설치하고 산업디자인학 전공을 두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많은 대학들이 디자인대학원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디자인대학원을 설치하고 있는 곳은 경희대 경원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국민대 서울시립대 조선대 건국대 서울과학기술대 등이다.
특히 국민대는 테크노디자인대학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과학기술대는 정보기술(IT) 디자인대학원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