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인간 욕망의 대리충족을 위해 억압된다"

* 다음의 제시문 (마)~(아)를 읽고 <문제 2>에 답하시오.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10학년도 홍익대 수시 1차 논술 문제 풀이 (下)
나는 몸과 마음이 평행적 상응관계에 있다는 관념을 거부한다.

이는 오래전에 이미 붕괴된 근거들에 기초한 교리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것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 교리의 철학적,과학적 파산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또한 진화적 위계질서 같은 가치의 자연적 위계나 척도를 전제하는 비교 체계를 거부한다.

여성의 육체가 남성의 육체보다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상태인가,여성의 육체가 유인원의 육체에 보다 가까운가 하는 질문들은 무의미하다.

막연한 자연주의를 막연한 도덕론이나 심리론과 혼동하고 있는 이런 논의는 단지 말장난에 불과하다.

인간은 자연의 종(種)이 아니라 역사적인 관념이다.

우리가 인간 종의 남성과 여성을 비교하는 것은 오직 인간적 관점 안에서만 가능하다.

인간은 고정되지 않은 존재이자 그 자신을 구성해가는 존재이다. 여자 또한 굳어버린 현실이 아니라 생성이다.

그러므로 여자를 남자와 비교할 경우에도 생성의 측면에서 비교해야 한다.

즉 여자의 가능성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동안 일어난 숱한 논쟁은 여자의 능력을 문제 삼으면서 여자를 과거나 현재의 상태로 환원하려고 하는 데서 비롯되었다.

만일 육체가 사물이 아니라면 그것은 하나의 상황이다.

육체는 세계를 이해하는 도구이며 하나의 제한적 요소이다.

여자는 남자보다 약하다.

달리는 속도도 느리고 무거운 물건을 잘 들어 올리지도 못한다.

여성이 남성에 대적할 수 있는 스포츠는 거의 없다.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만약 우리가 실존을 기초로 하여 육체를 해석한다면 생물학은 추상적인 학문이 되어 버린다.

생리적인 사실이 의미를 가질 때마다 그 의미는 언제나 총체적인 맥락 속에서 포착되어야 한다. '연약함'이란 인간이 제시하는 목적,이용하는 도구,수립하는 규범의 관점에서만 드러난다.

풍습이 폭력을 금하는 곳에서는 근육의 힘이 지배의 기초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연약함이라는 관념은 실존적 · 경제적 · 윤리적 관점들과의 관련 속에서만 정의될 수 있다.

인류는 반(反)자연이라고도 일컬어져 왔다. 인간은 사실들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은 적절한 표현이 못 된다.

그러나 인간은 사실들이 내포하는 진리를 사실들을 다루는 방식에 의해 구성해낸다.

자연은 인간의 행위와 관계하는 한에서만 인간에게 현실성을 지니게 된다.

인간 본성으로서의 자연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중국에서는 여자아이가 네 살이 될 무렵 초벌묶기라고 하여 아주 작은 신발을 신겨 발이 자라지 않도록 해둔대요.

그러다가 여섯 살쯤 되면 정식으로 전족을 시작한대요. "

"그렇게 어릴 때부터?"

그가 조금 앞서 걷다 말고 놀란 듯 뒤를 돌아보며 턱을 조금 치켜들었다.

내가 걸음을 넓게 떼어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어릴 적부터 해야 발을 마음먹은 대로 만들 수 있겠지요. 전족을 어떻게 하느냐 하면 우선 발을 깨끗이 씻은 후 발톱을 깎고 지혈제로 명반을 뿌리고 나서 발을 붕대로 친친 감아요. 그냥 붕대로 감으면 욕창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발과 붕대 사이에 갓 따온 면화(棉花)를 조금씩 집어넣는대요. "

"붕대만 감아두면 되는 건가?"

"붕대를 감을 때도 발가락들이 밑으로 완전히 구부러져 발바닥과 닿게 한대요. 전족을 오래하고 있으면 발톱이 자라 발바닥을 파고들어 살이 헐기도 해요. 그러면 조심스레 발톱을 잘라내고 명반을 발라 상처를 치료하지요. 그리고 발의 뼈를 부드럽게 하기 위하여 수시로 봉선화 달인 물에 발을 담가야 한대요. "

"완전히 발 병신을 만드는구먼." 그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

"전족이 완성된 발 모양을 보면,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발가락은 발바닥과 거의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돼요. 심한 경우는 새끼발가락과 그 바로 안쪽 발가락은 아예 뭉개져 흔적도 찾을 수 없게 된대요. 발등은 초승달이나 활 모양으로 구부러질 대로 구부러지고,발로 가야 할 살은 발목 위쪽으로 몰려 기형적으로 부풀게 되지요. "

"그런 괴상한 발을 중국남자들이 좋아한단 말이지?" 그가 침을 급하게 꿀꺽 삼키는 바람에 목젖이 눈에 띌 정도로 오르내렸다.

"발을 얼마나 작게 만드느냐에 따라 전족의 등급이 매겨져요. 십 센티미터 정도의 전족을 금련(金蓮)이라 하고 그보다 약간 큰 전족은 은련,그 이상은 철련이라 한대요. 은련,철련 등급의 여자들은 금련 등급의 여자들이 저쪽에서 걸어오면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피하기 일쑤지요. 남자들은 금련 발을 가진 여자를 보면 너무 좋아 사족을 못 쓴다나요. "


결핵은 온갖 진풍경을 연출하며 은유의 속박을 받아온 대표적인 질병이다.

이는 어떤 질병이 급작스럽게 발병될 뿐만 아니라 고치기도 어렵다는 생각,말하자면 아직 그 원인을 모르고 있는 어떤 질병이 존재한다는 생각에 상응해서 나타난 환상이다.

따라서 개념적으로 결핵은 신비로운 그 무엇이었다.

결핵은 폐,즉 몸 위쪽에 있는 영적으로 정화된 기관과 관련을 맺고 있어 은유적으로 영혼의 질병,정념(情念)의 질병으로 여겨져 왔다.

'낭만적 고뇌'로 알려진 문학적인 태도는 대부분 결핵 그 자체의 모습 또는 은유로 변형된 모습에서 연유한다.

결핵의 직접적인 증세를 보여주는 양식화된 묘사 속에서 쇠약함은 번민으로,고뇌는 낭만적인 것으로 변했으며,실제의 고통은 간단히 은폐되어버렸다.

병색이 완연하고 가슴팍이 좁은 젊은 여성들,창백하고 왜소한 젊은 청년들은 그 당시로서는 치료가 거의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이 무시무시한 질병에 걸리려 앞다투어 경쟁하는 듯했다.

테오필 고티에는 이렇게 썼다. "나는 어렸을 적에 99파운드(약 45㎏) 이상 몸무게가 나가는 사람이 서정 시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

이제 결핵은 외양을 드러내는 태도로 이해되었고 그 외양은 19세기 풍습의 주요 산물이 되었다.

마음 내키는 대로 음식을 먹는 것이 천박한 행위로 인식되었고 병을 앓고 있는 듯한 모습이 매력적인 모습이 되었다.

19세기 중후반에 산업 제국을 건설하고 대륙을 약탈했던 위인들이 점차 뚱뚱해진 것과 대조적으로,결핵 환자 같은 용모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연약함이나 뛰어난 감수성의 상징을 거쳐 점차 여성이 갖춰야 할 이상적인 용모가 되어갔다.


나의 서른다섯 번째 생일은 일요일이었다.

어머니는 교회에서 돌아와 전날 밤 불려놓았던 미역으로 국을 끓였다.

설거지를 마친 어머니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면서 나는 생일을 기념할 겸 다이어트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마치 그 말을 동면을 앞둔 곰한테서 듣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았다.

유년 이래 내가 뚱뚱한 사람으로 살아온 시간이 결코 짧은 건 아니었다.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인간의 자기애는 아무리 열악한 것이라 해도 주어진 조건에 자신을 적응시킬 수 있으며 그 삶을 합리화하게 마련이다.

30여 년 동안 내가 비만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했던 만큼 어머니가 수상쩍다는 듯 한참이나 나를 훑어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내가 갑자기 다이어트 따위를 결심한 이유를 발견해내지는 못한 것 같았다.

마지못한 어조로 이렇게 한마디 던졌다.

이제 빨랫대가 비좁지 않아 좋겠구나.

두 식구뿐인데도 빨래 널 자리가 부족한 것은 내 옷이 워낙 대형 사이즈이기 때문이라고 어머니는 불평하곤 했다.

자신이 빨래를 자주 하지 않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가만있자, 네가 줄어들면 집이 더 넓어지려나. 어머니는 오랜 세월 굳어진 지치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집 안을 한번 둘러보았다.

지금까지 다이어트에 전혀 관심이 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다.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라는 걸 무시하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요즘은 뚱뚱한 사람을 단순히 둔감하고 무신경하게 보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게으르고 절제심이 없으며 자기 관리를 하지 않는 무능한 사람으로 취급한다.

맞선을 보았던 수많은 여자들은 물론 어머니조차 한번쯤은 나의 성적인 기능이 시원찮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으리란 것을 나는 알고 있다.

B는 내 몸무게가 100킬로그램이 넘으면 그때부터는 체중을 톤 단위로 계산하라고 농담하곤 했다.

100보다는 0.1이란 숫자가 뭔가 갈망이 있고 이미지도 정교하잖아.

솔직히 다소의 묵직함마저 없었다면 넌 모든 면에서 지나치게 평범할 뻔했어.



<문제 2>

제시문 (마)의 주장에 입각하여 제시문 (바)~(아)가 기술하고 있는 몸에 관한 문화현상들을 분석하시오. (900?B90자) (100점)



"몸은 곧 살아있음(생명)이다."

4개의 제시문 중 <마>의 주장을 독해해야 하고,이를 자기 주장으로 삼아서 제시문 <바>~<아>의 세 개 제시문의 '몸에 관한 문화현상들'을 분석하란 요구다.

<마>의 '관점'을 일종의 함수(函數)상자로 놓고,다른 제시문들을 이 함수상자에 넣고 돌려보라는 뜻이다.

관점을 잘 이해하는 일,그리고 대상을 잘 이해하면 우리는 예측 가능한 선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우선 <마>의 내용을 정리한 뒤 차례차례로 <바> <사> <아>로 넘어가는 단순한 구조면 된다.

<마>의 필자는 인간을 역사적 관념으로 규정한다. 그러니 생물학적으로 규정된 진화적 위계니 척도 등은 거부한다. 몸과 마음이 상응한다는 따위의 '철학적 논변'도 거부한단다.

인간은 또한 스스로를 만들어 가는 존재이므로,부정적인 과거의 편견 또한 부정한다. 여성이 약하다는 생물학적 '사실'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단순하다.

오직 그걸 지적하고 여성을 규정하려는 사회적 관점 때문이다. 우리가 보아야 할 것은 인간의 몸을 보는 사회적 눈일 뿐이다.

즉, 몸의 어디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그 사회적 관습과 규범의 어떤 부분인가를 따지는 일이 남아 있다.

<바>에서는 중국의 전족을 다룬다. 발을 자라지 못하게 하는 '비인간적인 행위'에는 남성위주 사회의 논리가 뒷받침되어 있다.

<사>에서는 결핵이라는 육체의 병을 '영적으로 진화된 기관의 병'과 연결짓는 사회 태도가 숨어 있다. 연약함이나 감수성의 상징으로서,결핵을 앓는 이와 같은 용모는 '이상적인 여성의 용모'가 되었다.

<아>는 현대에 나타난 '뚱보' 역시 '세상의 분위기'로 인해 규정된다.

세상은 그들을 무절제한 사람,무능한 사람,심지어 다른 능력이 모두 제한된,일종의 불구상태로 이해한다.

대개는 여성처럼 사회적인 약자를 따라다니는 이 같은 신체 학대와는 반대의 경우 또한 있다.

짐승남이나 식스팩과 같은 근육질 몸매를 선망하는 시선도 있고,에스라인 몸매나 동안(童顔)과 같은 '착한 몸'에 대한 욕망도 있다.

하지만 학대와 선망은 아무리 얇게 잘라도 분리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이다. 이러한 통제는 과거 어느 때 역사적인 유물도 아니고,동양과 서양의 어느 특정한 현상도 아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건강한 몸,건전한 정신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다 관능적인 욕망의 충족을 위해,어느 때는 그저 환상을 위해,자신의 충족되지 못하는 욕망의 대리충족을 위해 몸,즉 인간은 억압된다.



* 다음의 제시문 (자)를 읽고 <문제 3>에 답하시오.



수증기가 가득한 사우나실에는 벽을 따라 좁다란 붙박이의자가 붙어 있고 벌거벗은 여자들이 수건으로 입을 막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말없이 앉아 있다.

아우슈비츠에서 사람들은 이렇게 죽어갔으리라. 그러나 모공이 활짝 열리고 복숭아빛으로 익은 몸들은 활짝 핀 꽃처럼 보인다.

여기저기 쑥타래가 걸려 있어 진짜 쑥탕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준다.

찬 물수건으로 입을 막고 백까지 세어본다. 처음에는 스무 번 세는 것도 힘이 들었지만 이제 백을 세는 일이 어렵지 않다.

사우나실에서 나와 미지근한 물로 땀을 닦아낸다.

동네 목욕탕치고는 시설이 좋고 물이 깨끗해서 사람이 항상 많았다.

젊은 처녀들로부터 둥글고 기름진 몸매의 중년여자,만삭의 임부,다산의 주름이 겹겹이 늘어진 노파들이 열심히 때를 밀고 비누칠을 하고 마사지를 한다.

남편이 지난해 가을 러시아 여행에서 민속인형을 사왔다.

얇은 나무로 만든 것으로 볼이 붉은 처녀의 얼굴이 그려지고 민속의상의 무늬와 채색을 입힌,얼핏 오뚝이처럼 단순한 모양이었지만 그 안에는 똑같은 모양의 인형들이 크기의 차례대로 겹겹이 들어 있었다.

앙상한 뼈 위로 남루하고 커다란 덧옷을 걸친 듯 살가죽이 늘어진 한 늙은 여자 속에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들어 있는 것일까.

보다 덜 늙은 여자,늙어가는 여자,젊은 여자,파과기*의 소녀,이윽고 누군가,무엇인가가 눈틔워주기를 기다리는 씨앗으로,열매의 비밀로 조그맣게 존재하는 어린 여자아이.

옆자리에서 배가 붕긋이 부른 젊은 여자가 아이를 씻기고 있었다.

제 엄마에게 몸을 맡기고 있는 네댓 살 된 여자아이는 끊임없이 플라스틱 인형의 몸을 씻기고 있었다.

여자에게 모성이란 생래적인 본능인가.

결혼을 하자 나는 재빨리 모성의 자리로 옮겨앉았다. 마치 방과 방 사이의 마루를 의심없이 건너듯.

오늘 아침 나는 서둘러 현관문을 나서는 아들을 보며 까닭 모르게 가슴이 서늘해졌다.

얼결에 이름을 불러 세웠지만 아들이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자 아무것도 아니라고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문득 그토록 강하게 가슴을 치고 지나간 것이 그애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순수한 성,무 싹 같은 동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문을 잠그고 돌아서서였다.

아이를 낳은 뒤로 나는 이전에 그토록 빈번하게 꾸던 꿈,날거나 추락하는 꿈을 꾸지 않는다. 아주 조그맣고 조그마해져서 어디론가 숨어드는 꿈을 꾸지 않는다.

아이엄마가 비누거품으로 뒤덮인 아이의 몸에 맑은 물을 끼얹었다.

앗 뜨거,쌍년. 물이 뜨거웠는지 아이가 공처럼 튀어오르며 비명을 내질렀다.

아이의 느닷없이 낭랑한 욕설은 방자하고 통쾌했다. 말없이 몸을 씻던 사람들이 쿡 웃으며 돌아보았다.

아이엄마는 당혹한 표정으로 손을 멈칫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반사적으로 얼결에 욕설을 내뱉은 아이는 어쩔 줄 몰라 으앙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 미안해,엄마인 줄 모르고 그랬어. 아이의 새된 울음소리가 수증기로 가득찬 그러나 휑뎅그레 비어 높은 천장에 부딪쳐 울렸다.

샤워 꼭지 밑에서 쏟아지는 더운 물줄기에 몸을 맡기고 섰다가 섬뜩 놀랐다. 거울 속에 내가 없다. 수증기 탓에 거울이 흐려졌기 때문이라고 알면서도 반드시 있으리라는 것이 없다는 것은 두렵다.

나는 샤워기의 물을 잠그고도 한참을 그대로 거울을 보며 서 있었다. 차츰 수증기가 걷히고 맑아지는 거울면에 아주 먼 곳으로부터 다가오듯 천천히 얼굴 윤곽이 살아났다. 잘못 당겨진 천처럼 좌우대칭이 깨진 얼굴.

* 파과기(破瓜期):여자가 월경을 처음 시작하는 시기



<문제 3>

제시문 (자)에 담겨 있는 몸의 의미들을 주인공 '나'의 성찰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시오. (900±90자) (100점)



제시문을 바르게 독해하기 위해서는 필자가 쓴 글의 '표현방법'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먼저 이 글은 소설이거나 수필이다.

1인칭 주인공이 목욕탕에 가서 수많은 '여성의 몸'을 보고 느끼는 '성찰'의 기록이다.

그녀는 이미 아들을 낳아 키운,혹은 키우고 있는,'자궁을 가진 어머니'이다. 몸이 다르면,다른 것을 느낄 수밖에는 없다는 자각을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인간의 몸 안에 여러 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필자는 러시아 인형 '마트로슈카(러시아 농촌에서 흔한 여자아이 이름은 마트로슈이고,여기서 유래한 러시안 인형 모성,다산,풍요를 상징하며 풍요로운 원통형 모형으로 내부에 여러 크기의 인형이 포함돼 있다)를 통해 보여준다.

아우슈비츠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면,인간이란 육체가 사라지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걸 알 수 있다. 몸은 곧 살아있음(생명)이다.

목욕탕에는 젊은 처녀들로부터,만삭의 임부와 노파들로 붐빈다. 여러 몸은 사실 마트로슈카처럼 한 여성의 몸에 들어 있다.

육체는 또한 자라고 변한다.

육체는 식물처럼 꽃피우고, 열매 맺는 존재다. 육체는 존재의식도 결정한다. 모성은 사회적 학습이 아니라,몸의 명령이기도 하다.

아이의 작은 몸에 끼얹어진 뜨거운 물은,아 뜨거 쌍년,하는 거침없는 욕설을 부른다. 몸은 반응하고 기억하고 살아있다.

깨진 거울에서는 몸이 좌우대칭일 수 없다.

어떤 사회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육체는 달리 보인다.

그것을 들여다보는 사회,그 사회의 눈으로 다시 나를 들여다보는 나.

이 많은 내용을,여기저기로 뻗어가는 독백을 모두 받아 적을 이유는 없다.

주인공 나의 '성찰'을 따라가면 얻게 된 몸에의 통찰을 통해,인간을 발견하고,그리고 그 안에서 사회를 발견할 일이다. 그리고 제시문의 뼈대를 토대로 드러내줘라.

"몸을 해치는 권력을 미워하라.

우리 몸 안의 여러 몸을 기억하고 존중하라.

언제나 나라는 정체성으로서 존재하는 '몸'을 느끼고,성찰하라.

쉽게 통제당하지 말고,비추어진 몸을 검토하라"고 써라.

글을 쓰면서 나는 수확을 한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통찰을 얻는다.

한바탕 논술을 읽고 쓴 뒤의 나는,같은 몸,같은 사람이지만 분명히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

원동업 S · 논술 선임연구원 iskar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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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20 정상회의 전국 고등학생 논술대회의 온라인 예선이 지난 8월16일부터 9월6일까지 3주간 진행됐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정상회의를 앞두고 높아진 학생들의 관심과 반응을 보여주듯이 2500여명이 접수했다. 지문에 예문이 포함된 다른 논술경시대회와 달리 서울 G20 정상회의 관련 내용을 직접 홈페이지 등에서 찾아 논술하는 방식 이었음에도 많은 학생이 참가했다.

온라인 예선에서는 수준 높은 답안이 많아 당초에 정한 숫자보다 많은 700여명을 선발했으며 합격자 명단은 대회 홈페이지(www.g20essay.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선발된 700여명이 실력을 겨룰 본선 시험은 오는 10월3일(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지방에서 응시한 학생들을 배려해 서울 외에 대구,대전 지역에도 본선 고사장을 추가했다.

각 고사장의 위치는 대회 홈페이지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추후 공지할 계획이다. 문의 (02)360-4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