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환경 · 바이오 · 우주항공 등 신소재 개발 ··· "과학과 공학의 다리 놓는다"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⑩ - 재료공학과
재료공학(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은 신소재공학이라고도 불린다.

서울대의 경우 재료공학부가 있고,카이스트엔 신소재공학과가 있다.

재료공학은 특정 성질을 가진 소재를 원하는 형태로 필요한 양을 경제적으로 합성,생산하는 공학이다.

각종 소재의 본질을 규명하고 이해하는 '기초과학'과 소재별로 특성에 맞는 분야에 응용시키는 '공학'이 어우러진 학문이다.

그래서 재료공학은 '과학과 공학의 다리 역할'을 하는 학문으로 통한다.

소재가 인류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는 인류의 역사를 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시대 등으로 구분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재료 기술의 발달이 인류의 역사를 진보시킨 것이다.

21세기는 신소재 시대라고 한다.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여러 가지 조리법으로 수백,수천 가지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원소를 사용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성질과 기능을 지닌 재료를 만드는 것이 신소재 연구다.

카레라는 음식 재료가 나와 여러 카레 요리가 생겨난 것과 같이 실리콘이 개발되면서 반도체라는 부품이 탄생했고,이 덕분에 컴퓨터가 발명됐다.

신소재는 여러 가지 새로운 공정으로 만들어진다.

음식을 만들 때 찌거나 굽거나 기름에 튀기는 등 여러 조리법 가운데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맛이 달라지듯이 신소재도 공정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신소재는 제3의 산업혁명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선진국은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기술(BT) 환경공학기술(ET) 우주항공기술(ST) 등 '첨단 5T'의 발전을 뒷받침할 신소재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주요 분야

재료공학의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정보전자소재이다.

이 분야에서 개발하는 신소재는 정보통신기술을 한 차원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우선 반도체의 경우 많은 양의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동시에 최대의 저장용량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이를 위해선 새로운 반도체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자이동 속도가 빠른 광 반도체와 자성 메모리램 등과 같은 신소재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디스플레이에서도 작고,가볍고,충격에 강한 고성능 소재가 요구되면서 휴대폰 노트북 TV 등에 응용할 수 있는 신소재가 연구개발되고 있다.

환경 · 에너지 · 바이오도 재료공학의 주요 분야다. 재료공학은 사용 후 버려지더라도 환경을 전혀 오염시키지 않는 환경친화적 신소재를 개발하고, 자동차 등의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가벼운 신소재를 연구한다.

단순히 오래 살기보다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해진 만큼 인공 바이오 소재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추세다. 재료공학은 이런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바이오 소재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우주항공기술에선 다른 분야보다도 극한 상황에서 제 기능과 특성을 유지하는 신소재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우주왕복선은 지구궤도에 진입할 때 발생하는 초음속의 충격과 섭씨 1600도의 고온을 견딜 수 있는 신소재가 있어야 한다.

항공기와 잠수함의 이음쇠 부분을 빈틈없이 조여주거나 인공위성의 안테나를 작게 접어서 우주로 운반한 뒤 원래 모양으로 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성 형상기억합금도 재료공학이 연구하는 분야다.

재료공학에선 나노(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 소재의 응용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나노 소재의 연구는 현실에선 불가능하거나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실험이 필요하다. 따라서 재료공학은 컴퓨터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컴퓨터를 통해 원자의 운동을 다양한 조건에서 관찰하고 해석하며,특정 소재를 적용했을 때 반도체의 수명 등을 예측하는 것이다.

⊙교육 내용

재료공학부(신소재공학과)에 입학하면 향후 더 수준 높은 공부를 위한 디딤돌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과목들을 배운다.

재료공학이 화학의 원리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일반화학과 같은 화학 기초과목을 학습한다.

그리고 재료공학이 물질들의 물리적인 원리도 이용하므로 물리학 기초과목(일반물리학)을 배운다.

재료공학엔 생물학적 요소도 많이 포함돼 있는 만큼 생물학 기초과목(일반생물학)도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다른 공학 전공과 마찬가지로 수학과 컴퓨터를 배운다.

기초과목 학습을 통해 재료공학도가 되기 위한 기초를 쌓은 뒤엔 재료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재료상변태 재료이동현상론 X-선결정학 고분자재료화학 고분자재료물리 고분자정밀화학 재료기기분석 세라믹스물리화학 재료공정제어 제련공학 박막공학 등의 과목을 학습한다.

다른 공학 분야와의 연계를 위해 전기회로 고체물리 전자기적성질 전위론 자성재료 전자물성응용 반도체집적공정 응용전기화학 등의 수업도 듣는다.

고학년이 되면 금속재료 무기재료(세라믹) 고분자재료 반도체재료 등 다양한 재료공학 분야 가운데 자신의 관심 분야에 따라 과목을 선택한다.

⊙적성 및 흥미

재료공학에선 학문의 특성상 산업적 응용이라는 공학적 측면과 원리 이해라는 과학적 측면이 함께 강조된다.

따라서 수학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에 대한 흥미가 있어야 한다. 특히 현대물리와 고체물리 분야가 중요하다.

재료를 분석하고 합성하는 과정을 배우기 때문에 사물에 대한 분별력과 이를 종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물질을 분석하고 합성하는 과정은 실험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므로 탐구심과 인내력도 필요하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경우가 많아 협동심과 자신이 생각한 것을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는 의사전달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아울러 거시적 관점에서 재료의 성능을 판단하고 이것의 적용성을 판단하려면 공학 전반에 대한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

재료공학도는 대학원에 진학하면 전공을 살려 관련 분야의 연구원으로 활동한다. 학부만 마친 경우엔 공학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

기업에 취직하는 졸업생들은 반도체 이동통신 디스플레이 등 전자업체에 가장 많이 들어간다.

철강 화학 등 소재 업체에 취직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체에서 뛰는 재료공학도도 많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