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는 신소재 개발에 도전 ··· 미래 산업 리더로 성장"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나의 대학전공 ⑩ 홍경태 KIST재료소자본부장-서울대 금속공학과·카이스트 재료공학 석·박사
홍경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재료소자본부장은 "녹색산업 환경산업 등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고 있는 지금이 재료공학도들이 활약할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태양전지 등 새로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선 신소재의 개발이 필수적이라서 이를 연구하는 재료공학도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홍 본부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KAIST에서 재료공학 석사와 박사를 마쳤다.

KIST에선 23년째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KIST 재료소자본부는 실리콘,나노 섬유 등 각종 자연 재료를 가지고 여러 가지 유용한 기능이 있는 새로운 소자를 개발하는 곳이다.

예를 들어 나노 섬유(재료)에 특정한 물질을 합성하면 일명 '인공 코'라고 불리는 바이오센서(소자)가 탄생한다.

어떤 물질을 합성하느냐에 따라 화학공장 등에서 유해가스를 감지하는 바이오센서가 되기도 하고,사람의 체취에서 질병 유무를 감지해내는 바이오센서가 되기도 한다.



▼재료공학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때부터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재료공학에 물리학 지식이 많이 활용된다는 데 흥미를 느껴 재료공학을 전공으로 택했습니다.

재료공학이 순수 공학이 아니라 물리학 같은 기초과학과 많이 연계돼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제가 대학에 진학할 때(76학번)는 재료공학과가 금속공학과 요업공학과 섬유공학과 등으로 구분돼 있었는데,당시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고 금속공학과에 진학했습니다. "

▼이 학과가 자신의 적성과 어떤 점에서 맞았는지.

"재료공학의 논문에는 '~라고 여겨진다'라는 표현이 많이 등장합니다.

자연 재료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보니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정확한 답을 찾기 어려워 다른 공학 분야에선 찾아보기 힘든 이런 표현을 자주 씁니다.

이 같은 특징은 재료공학엔 상상력과 추론이 그만큼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재료공학도 공학의 한 분야라서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데,그 과정에서 상상력과 추론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점이 제 적성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

▼이 학과의 장점은.

"재료공학의 영어명칭(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에서 알 수 있듯이 과학(Science)과 공학(Engineering)이 공존하는 학문입니다.

또 재료공학에서 만드는 신소재는 전자 기계 바이오 건축 등 거의 모든 공학 분야에서 쓰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재료공학을 전공하면 선택할 수 있는 진로가 다양합니다.

재료공학 지식을 갖고 자신이 관심이 있는 공학 분야로 진출할 수도 있고, 순수과학 분야를 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진로선택에서 큰 유연성을 갖는 게 재료공학의 장점입니다. "

▼재료공학의 전망은.

"에너지 분야가 매우 유망합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이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태양전지가 대표적입니다.

태양전지는 태양 빛을 받아서 전자를 방출시켜 전기를 만드는데,전자를 더 쉽게 더 많이 만들어야 효율이 올라갑니다.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이려면 값이 싸고 성능이 뛰어난 태양전지판 재료를 개발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염료감응 태양전지 분야에선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습니다.

자동차용 전지 등을 위해 에너지를 빨리 많이 저장하는 데 필요한 신소재도 유망합니다.

또 인공 피부와 인공 뼈를 비롯해 약물 전달체(DDS) 등과 관련된 신소재를 개발하는 바이오 소재도 기회가 많은 분야입니다. "

▼이 학과를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게 해줄 조언은.

"재료공학은 향후 진출할 수 있는 분야가 다른 공학 전공에 비해 다양합니다.

특히 녹색산업과 환경산업,바이오산업 등의 성장을 주도할 학문이라서 상당기간 재료공학도가 각광을 받을 것입니다.

세상에 없는 신소재를 개발해 미래 산업을 이끌고 싶은 젊은이들이 도전할만한 분야입니다. "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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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장기 만드는 '생체재료'도 재료공학의 산물

재료공학이 연구하는 생체재료는 질병 사고 등으로 손상된 신체 부위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다.

인공 혈관,인공 관절,인공 심장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눈의 각막과 접촉하는 콘택트 렌즈나 약물의 방출 속도를 조절하는 재료,수술 후 절개 부위를 봉합하는 수술용 봉합사 등도 생체재료에 포함된다.

영화에선 불운한 사고를 당한 주인공이 인공 신체를 얻는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그렇다면 재료공학 기술은 이런 이야기에 얼마나 접근해 있을까. 인공 심장,인공 혈관,인공 폐,인공 간,인공 관절,인공 귀,인공 피부,인공 신장 등 거의 대부분의 장기와 조직이 재료공학 기술로 개발돼 임상 시험 중이거나 일부는 사용되고 있다.

인공 심장의 경우 정상적인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자연 심장을 대체하는 '완전 인공 심장'과 자연 심장을 제거하지 않고 심실 기능의 전부나 일부를 보조하는 '심실 보조 장치' 등 두 종류로 나뉜다.

심실 보조 장치는 1990년대 중 · 후반부터 실용화돼 수만명의 환자에게 시술됐다.

2001년엔 미국 회사인 바이오메드가 세계 최초로 환자의 병든 심장을 완전히 제거하고 인공 심장을 이식해 완전 인공 심장 시대를 열었다.

인공 치아나 인공 뼈,인공 관절 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돼 널리 쓰이고 있다.

다만 인공 관절의 수명이 10~15년 정도에 그치고 있어 좀더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다재다능 정보전자 신소재 '압전 세라믹스'

재료공학의 대표적 분야인 정보전자소재에선 전자 세라믹스가 유명하다.

전자 세라믹스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 가운데 압전 세라믹스를 예로 들어 신소재가 얼마나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는지 알아보자.

압전 세라믹스는 기계적인 힘이나 충격을 전기로 바꾸거나 전기 신호로부터 기계적인 운동을 유발한다.

압전 세라믹스에 전기를 가하면 회로 설계에 따라 기계는 진동을 일으킨다.

여기에 진동판을 달면 떨림이 전달돼 소리가 발생한다. 따라서 압전 세라믹스를 이용하면 스피커를 소형화시킬 수 있으며,두께가 얇은 벽걸이형 스피커를 만들 수 있다.

이 밖에 안경 반지 목걸이 등을 세척하는 초음파 세척기나,수증기를 뿜어 실내 습도를 조절하는 초음파 가습기에도 압전 세라믹스가 쓰인다.

수중 위치탐사에 사용되는 소나(SONAR)에도 압전 세라믹스가 들어간다.

공기 중에서는 레이더를 사용하지만 물속에선 전자기파가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음파를 사용한다.

물속에서 음파를 발생시키고 되돌아오는 음파를 수신하는 장치가 소나다.

임산부의 뱃속에 있는 태아를 관찰하는 의료용 초음파 진단장치에도 고성능 압전 세라믹스가 사용된다.

초창기 비디오 카메라의 단점은 촬영할 때 사람의 손이 떨려 화면이 흔들리는 것이었는데,이 문제도 압전 세라믹스를 사용한 센서로 해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