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아이디어 산업으로 성장하는 게임의 개발·연구 인력 양성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⑨ - 게임 공학과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말이 있다. 유희(遊戱)하는,다시 말하면 노는 인간이란 뜻이다.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J.하위징아가 들고나온 개념으로 유희가 인류 문화의 거대한 한 축이라는 것이다.

게임공학과는 IT(정보기술)의 시대에 인간의 이 같은 '노는 본성'에 가장 맞는 학과로 분류될 수 있다.

게임 산업은 게임을 통해 인간의 감성뿐만 아니라 지성도 표현할 수 있어 현대사회의 스트레스 해소와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산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 측면이 중요시되는 고부가 아이디어 산업이다.

⊙ 게임 산업 분야

게임 산업은 크게

△인터넷으로 즐기는 온라인 게임

△동전이나 지폐,코인 등을 넣고 하는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PS 3)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닌텐도의 '위' 같은 비디오 게임

△PC로 즐기는 PC 게임

△휴대폰 등을 이용하는 모바일 게임 등으로 나뉜다.

또 게임의 종류에 따라 남녀노소가 손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과 놀이판과 간단한 도구로 진행되는 보드게임,상대적으로 규칙이 복잡한 하드코어 게임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 가운데 국내 게임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건 온라인 게임이다.

1998년 '리니지'의 선풍적 인기로 시작된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은 동시접속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에서 온라인 보드게임,캐주얼 게임 등으로 장르가 확대됐으며 대만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거대한 산업을 형성하게 됐다.

게임 개발은 게임기획자가 새로운 게임의 큰 그림을 구상하면 작가가 이를 토대로 스토리를 만들고 여기에 프로그래머나 디자이너,사운드 담당자들이 구체적으로 살을 붙여 완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게임기획자는 게임용 소프트웨어 제작을 총괄적으로 감독 · 연출하는 사람이다.

역사자료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게임을 조사하는 등 시장 동향을 파악한 후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게임 장르(종류),대상 연령층,난이도와 각종 캐릭터의 역할과 특징,스토리 전개 등 큰 그림을 그린다.

이렇게 줄거리가 짜여지면 다시 세부적 게임 시나리오를 작성,그래픽 디자이너나 일러스트레이터,프로그래머 등을 작업에 참여시켜 게임을 완성하게 된다.

일러스트레이터는 게임에 등장하는 각종 그림들을 그리고,프로그래머는 이 그림들과 스토리를 컴퓨터로 구현하는 일을 맡는다.

이렇게 개발된 게임은 베타 서비스(beta service)를 거쳐 오류를 고친 후 정식 서비스에 들어간다.

베타 서비스는 프로그램상의 오류를 점검하고 사용자들에게 피드백을 받기 위해 정식 서비스전 공개하는 미리보기 형식의 서비스다.

⊙ 학과 개요와 커리큘럼

게임공학과는 공학 가운데서도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학과다.

산업체에서 필요한 고급 게임 개발 및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학과 주요 분야에는 게임 프로그래밍 분야와 게임 기획 분야가 있다.

게임 프로그래밍 분야는 논리설계,디지털회로,마이크로프로세서,컴퓨터 구조,컴퓨터 · 게임 프로그래밍 등을 배워 게임 서버 프로그래밍을 개발하는 분야다.

게임 기획 분야는 게임 시나리오 작성 및 각색,게임 기획 및 연출,게임 스토리텔링,메인 시스템 디자인 같은 기획 · 연출 등을 배우게 된다.

1,2학년에서는 게임 수학,컴퓨터 프로그래밍,게임총론,논리회로,멀티미디어 개론 등 기초과목을 공부한다.

3,4학년 때는 그래픽 프로그래밍,게임 프로그래밍,데이터베이스,네트워크 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 설계,게임 사운드,게임 엔진 설계,게임 스토리텔링,게임 기획 및 연출 등 심화과목을 배우게 된다.

게임 제작 및 개발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애니메이션과 3D(3차원) 컴퓨터 그래픽도 학습한다.

게임공학과를 진학하려는 학생들이라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관한 소질이 필수적이다.

게임을 좋아해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김경철 한국산업기술대학 교수는 "2D(2차원)나 3D(3차원) 그래픽 관련 소질이나 적성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큰 문제는 없다"며 "고교 교과목과 관련해선 수학과 물리를 잘하는 학생이라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화학이나 생물,지구과학 역시 관련이 적지 않다. 또 영문으로 된 많은 자료를 읽어야 하는 까닭에 영어 독해 정도엔 큰 문제가 없어야 한다.

게임공학과는 대학에 따라 게임멀티미디어학과 게임애니메이션학과 게임콘텐츠학과 만화 · 게임영상학부 컴퓨터게임과 등 다양한 이름으로 개설돼 있다.

주요 개설대학은 홍익대 서울산업대 한경대 동의대 배재대 호서대 동명대 한국산업기술대 우송대 호남대 우석대 영산대 전주대 중부대 한림대 호원대 예원예술대 계원디자인예술대 숭의여대 두원공대 청강문화산업대 등이다.

서강대나 연세대,중앙대,경원대 부설 게임교육원이나 게임 전문학교,게임 아카데미에서도 실무를 배울 수 있다.

⊙ 졸업 후 진로

주로 게임업체나 관련 업계에 취업하는 경우가 많으며 게임기획자,게임개발자,연구원 등으로 일한다.

관련 자격증으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실시하는 게임기획전문가,게임프로그래밍전문가,게임그래픽전문가 등이 있다.

특히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학생은 취업이 비교적 잘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하드웨어 설계나 주변장치 개발 등 컴퓨터 개발업체,웹 프로그래밍업체,웹 페이지 구축업체,애니메이션 관련 업체,영상물 제작업체,멀티미디어 (출판, 영상등)업체,게임 유통상,게임 개발사 등에도 게임공학과 출신들이 많이 있다.

국내 주요 게임 관련 업체로는 엔씨소프트,넥슨,NHN,네오위즈게임즈,넷마블,CJ인터넷,액토즈소프트 등이 있으며 약 1700개사가 활동 중이다.

국내 게임산업 규모는 2008년 기준 5조6000억원에 달했다.

공공분야에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정보통신정책연구원,한국전파진흥원,정보통신진흥연구원 등 주로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한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