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게 게임 기획의 소재··· 게임 창작에 대한 열정 있어야"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⑨ 최원규 엔씨소프트 개발실과장 - 호서대 게임공학과
최원규 엔씨소프트 개발실 과장(31)은 국내 게임업계에서 잘나가는 중견 게임 개발자로 꼽힌다.

대학 2학년이던 2000년에 휴학계를 내고 당시 PC게임 분야에서 국내 선두 주자였던 소프트맥스에 입사,국내에서 50만장 이상 팔린 인기 PC게임 '창세기전' 개발에 참여했고 온라인게임 '테일즈위버' 개발 때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아 게임 기획을 주도했다.

테일즈위버는 일본에서 아직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다.

뒤늦게 호서대 게임공학과를 졸업한 최 과장은 2006년 1월 엔씨소프트에 입사,'리니지2' 등 온라인게임 개발에도 참여했다.

현재는 게임 요소를 가미한 신개념의 영어교육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게임공학과를 선택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제가 자라온 환경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 집안 분위기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꽤 개방적인 편이어서 부친께서 게임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지나치게 해가 되지만 않는 범위 내에서는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배울 부분을 찾아보라고 말씀해 주셨죠.

그런 개방적인 분위기 덕분에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게 됐고 뭔가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소설을 쓰거나 판타지 스토리를 창작해 친구들에게 들려주기도 했죠.제가 상상해 말해주는 것이 흥미로웠던지 친구들은 다음 얘기를 조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이야기를 더욱 실감나게 전달해줄 수 있는 게임이라는 것에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고 싶어 했습니다. "

▼게임공학과를 졸업하면 어떤 일을 할 수 있나요.

"게임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아이디어,그림,프로그래밍,사운드 등 4가지 요소를 조합해 만드는 콘텐츠입니다.

게임공학과에서 배웁니다.

하지만 '공학'이라는 것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공학과에서는 프로그래밍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갖가지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통찰력과 시야가 넓어지기도 합니다. 아이디어가 풍부한 친구들은 프로그래머가 아니라 게임 기획자가 되기도 합니다. "

▼이 학과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무엇보다 게임공학과가 갖는 장점은 말 그대로 게임을 개발하면서 그것으로 학점을 따고 졸업한다는 점이지요.

제가 졸업한 호서대 게임공학과의 경우는 학생들에게 '창업'을 유도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게임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팀을 꾸리는 게 성공의 핵심 요소가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게임 관련 팀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생태적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

▼게임공학을 공부할 때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요.

"저는 초반부터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배웠습니다.

게임도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는 작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게임 관련 일을 하기 위해서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C++,JAVA 등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언어를 익혀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게임 기획을 공부하는 것은 꽤 어렵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게임 기획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지요. 배워야 할 범위가 상당히 넓습니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경험이 중요합니다. 수학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대학교 때 미사일이 날아가서 적의 비행기를 맞히는 것에 대한 기획서를 써야 했는데 고등학교 때 배웠던 삼각함수와 피타고라스 정리를 활용했습니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성공한 게임과 실패한 게임을 분석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이 학과를 선택한 뒤 보람이 있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만들었던 게임이 전국 규모의 게임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았습니다.

방학 때 학교 강의실에서 박스를 깔아놓고 밤샘을 해가며 만든 게임이었는데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자신감을 갖게 해준 계기여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이 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게임을 단순히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만들어 보고 싶은 열정이 있는가를 스스로 깊이 성찰한 뒤에 게임학과를 선택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게임 플레이어(Player)와 게임 개발자(Developer)는 완전히 다른 길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영태 한국경제신문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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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디지털 문화콘텐츠의 꽃··· 역사·문학 등 인문학 지식 필수

⊙ 이것이 궁금해요!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쯤인 1962년 3월 스티브 러셀,피터 샘슨,댄 에드워즈 등 미국 MIT 공대 출신의 컴퓨터광들이 '스페이스 워'(Space war)라는 게임을 개발한다.

이들은 대학에 새로 들어온 모니터가 달린 DEC 컴퓨터에 매료되면서 세계 최초의 비디오 게임을 만들어냈다.

우주선 2대가 태양을 가운데 놓고 공전하면서 서로에게 미사일을 발사하는,흑백 모니터에서 작동하는 단순한 게임이었지만 사용자들은 스페이스 워에 중독되기 시작했고 마침내 컴퓨터 게임 시장을 형성하는 단초가 열렸다.

정보화 세상을 맞아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게임 시장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필요한지 질의응답식으로 알아본다.


▼게임공학을 배우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자질이 필요하나.

"게임을 만드는 데는 기획-그래픽 디자이너-프로그래머 등 크게 세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따라서 대학에서도 세 분야를 세부 전공으로 나눠 교육하고 있다. 기획자는 게임의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제작을 총괄하는,영화로 보면 일종의 감독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IT에 대한 지식 외에도 문학적 소양이 깊어야 하며 게임 플레이도 좋아해야 한다.

그래픽 디자이너는 시나리오에 따라 캐릭터들과 배경화면을 그리는 역할을 맡으며 게임을 이해하고 혼이 담긴 독창적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능과 창의력을 갖춰야 한다.

프로그래머는 디자이너가 만든 캐릭터들을 움직이면서 각종 이벤트를 처리하도록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래밍하는 사람으로 논리적이고 자기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윈도,포토샵,프로그래밍 언어 (어셈블리,C/C++ 등),자료구조 등에 대한 지식이 요구된다. "

▼능력있는 게임기획자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하나.

"게임은 영화처럼 스토리,그림,음악 등이 어우러진 디지털 문화콘텐츠의 꽃이다.

따라서 게임에 관한 지식 외에도 역사나 문학,문화 등에 대한 소양이 필수적이다.

게임공학생들이 애니메이션이나 연극,영화,역사,시나리오 등 다른 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게임 동아리에 들어가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산학협동을 맺은 게임업체에서 인턴 등을 통해 실무를 해보면 실력이 부쩍 는다. "

▼게임업체의 근무조건은 어떤가.

"일반 사무실에서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하나 PC를 많이 사용하므로 눈의 피로가 올 수도 있다.

또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하나의 게임을 개발하는 데는 밤샘 작업도 일쑤여서 체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