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을 대한민국 최고 수출품으로 키울 전문인력 양성

병원의 방사선 진단·치료 분야에도 진출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④ - 원자력공학과
원자력공학과는 지난해 말 우리나라가 총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이르는 아랍에미리트(UAE) 원자력발전 플랜트를 수주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번 수주는 쏘나타 자동차 200만대나 유조선 360척에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원자력발전이 새로운 수출 효자 분야로 떠오른 것이다.

원자력발전은 인류의 미래를 뒷받침할 에너지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자원 매장량은 석유 40년분,천연가스 60년분,석탄 230년분으로 추정된다.

추정 방식에 따라 기간이 다소 달라질 수는 있지만,언젠가는 바닥을 드러내게 된다.

이에 비해 원자력발전의 연료인 우라늄의 매장량은 60년분이지만,재처리를 할 경우 3600년 동안 쓸 수 있다.

석탄 가스 석유 등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적다는 점도 원자력발전의 특징이다.

이처럼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미래 에너지로서의 가능성,미미한 환경오염물질 배출량 등의 장점을 지닌 원자력발전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는 곳이 원자력공학과이다.

원자력공학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주요 분야

원자력공학의 대표적인 분야는 에너지 부문이다.

이 부문은 핵분열과 핵융합에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를 평화적인 분야에 이용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핵분열이 원자력발전에 이용된다.

원자는 양자와 중성자로 이뤄진 원자핵과,그 주위를 도는 전자로 구성된다.

원자핵이 중성자를 흡수하면 원자핵이 쪼개지는데 이를 핵분열이라 한다.

원자력발전을 위한 핵분열에는 자연계에서 발견된 것 중에서 가장 무거운 원자인 우라늄이 주로 이용된다.

핵분열에선 많은 에너지가 생긴다.

우라늄 1g이 전부 핵분열할 때 나오는 에너지는 석탄 3t을 태울 때와 같은 양이다.

핵분열에선 2~3개의 중성자도 나온다.

그 중성자가 다른 원자핵에 흡수되면 또다시 핵분열이 일어나는데 이런 식으로 핵분열이 이어지는 것을 핵분열 연쇄반응이라 한다.

핵융합은 원자가 결합하면서 에너지가 생기는 것을 가리킨다.

가장 가벼운 원자인 수소가 결합할 때 막대한 에너지가 발생한다.

핵융합은 핵분열에 비해 장점이 많다.

우선 바닷물에서 수소를 뽑아 쓸 수 있기 때문에 우라늄처럼 한정된 자원에 대한 걱정이 없다.

또 핵분열에서 방사성 폐기물이 나오는 데 비해 핵융합에선 이런 폐기물이 생기지 않는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핵융합의 상용화기술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못했다.

핵분열과 핵융합이 무기 개발에 이용되면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만들게 된다.

원자력공학은 의료 부문에도 이용된다.

한 원자가 다른 원자로 바뀔 때나 전자가 금속과 충돌할 때에 나오는 방사선이 진단방사선과 치료방사선으로 쓰인다.

사람의 몸 속을 구석구석 들여다볼 수 있는 CT(컴퓨터 단층촬영)가 진단방사선의 대표적인 예다.

치료방사선은 암 세포 등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비파괴검사도 원자력공학의 한 분야다. 비파괴검사는 방사선을 이용해 비행기 날개,정유나 가스 공장의 파이프 등에 있는 미세한 결함을 찾아내는 것이다.

⊙교육 내용

학부 1,2학년 때는 공학 개론,컴퓨터의 기초,공학 수학 등 공학의 기초 과목을 배운다.

또 원자력공학과 방사선에 대한 개론 과목도 함께 익힌다.

3학년이 되면 전공 기초 과목을 공부하게 된다. 원자로 공학,에너지 물리화학,핵재료 공학,원자 물리,응용핵물리,플라즈마 핵융합기초,원자로 계측 제어 시스템 설계 개론,핵계측 실험 등이 여기 속한다.

4학년은 심화된 전공 과목인 원자력 계통 및 제어 공학,원자로 안전 공학,원자로 수치분석,핵융합 플라즈마 설계 및 실험,원자로 실험,핵공학 설계 프로젝트 등을 배운다.

원자력공학과가 있는 대학은 서울대 카이스트 한양대 경희대 조선대 제주대 등이다.

서울대는 1975년부터 원자핵공학과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카이스트엔 양자공학을 결합한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가 있다.

⊙적성 및 흥미

물리와 수학의 기본 실력이 탄탄하면 원자력공학과에서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물리는 현대 물리 분야와 열역학이,수학은 미적분학,벡터와 복소수,선형대수학,확률 · 통계가 특히 중요하다.

이런 과목들의 원리와 개념을 이해하고 그것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이 요구된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부분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또 카이스트 등의 경우 토론식 수업이나 발표수업이 많아서 자신감과 개방적 사고를 하는 학생을 원한다.

수업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고 분명하게 표현하고,다른 사람의 의견을 취사선택해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취업과 진로

원자력공학과 졸업생들이 취업하는 분야는 크게 원자력발전과 방사선 응용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 분야의 비중이 매우 큰 편이다.

이 분야에선 설계회사 제작회사 운영회사 등에 취업할 수 있다.

설계회사로는 계통에 대한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전력기술㈜과 원자력연료에 대한 설계를 맡고 있는 한국원자력연료㈜ 등이 있다.

제작회사는 주요 장비를 생산하는 두산중공업이 대표적이다.

운영회사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있다.

이런 주요 회사들과 관련된 협력업체나 소규모 부품 제작업체,방사선 측정장치 제작업체,발전소 건설업체 등에도 원자력공학과 졸업생들이 취업할 수 있다.

방사선 응용 분야엔 병원과 비파괴검사 업체가 있다. 원자력공학과 전공자는 병원에서 진단 및 치료 방사선 관련 업무를 할 수 있고,다양한 비파괴검사 업무를 맡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 분야에 비해 방사선 응용 분야의 규모가 아직 작지만 앞으로 외국처럼 활발한 방사선 이용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밖에 원자력연구원 등 연구를 전담하는 기관이나,원자력안전기술원처럼 원자력발전과 방사선 안전을 감시 · 규제하는 곳에서 일할 수도 있다.

연구소나 학계로 진출해 상용화되지 못한 핵융합에 관한 연구를 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는 조언이다.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