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이끌어갈 2010 학과] 나의 대학전공 ④ 김완주 원자력안전기술원 책임연구원-원자핵공학과
김완주 원자력 안전기술원책임 연구원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경험을 쌓은 원자력 공학 엔지니어다.

김 책임연구원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원자력공학과에서 석·박사를마쳤다.

박사학위를 딴 뒤에는 삼성물산에 입사해 울진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등에서 6년정도 일했다.

2000년부터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근무 하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선발생장치등의 안전성을 심사·검사하는 기관이다.

김책임연구원은 “기업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지을때는 국민들에게 좋은에너지를 공급하는일에 기여한다는점에서 보람을 느꼈고,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는 원자력 발전의 안전을 책임지고 방사선의 위험으로부터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미래 지향적 학문 매력··· 20년후를 내다보고 진로 선택해야"

▶이 학과를 선택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 입학한 것은 1980년대 초였습니다.

당시는 원자력발전소가 고리 1호기만 가동하고 있었고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가 막 가동을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지금처럼 원자력이 국내 전력의 40%를 담당하거나 대규모 수출을 하던 것은 아니었죠.

하지만 현재를 보고 학과를 선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시로선 새로운 학문이었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욕이 컸습니다.

또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은 뒤여서 에너지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져 앞으로 중요한 분야가 되리라는 예상을 했습니다. "

▶이 학과의 장점을 얘기하신다면.

"미래지향적인 분야라는 점이 매력입니다.

특히 아직까지 상용화 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핵융합 분야는 인류의 미래 에너지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국가 주요 산업인 에너지 산업에 종사할 수 있다는 것도 원자력공학과의 장점입니다.

또 방사선 분야로 진출해 방사선 촬영 등의 진단 업무나 종양 치료 업무를 할 수도 있습니다.

연구나 학문의 길도 넓은 편입니다.

다만 국내에 원자력을 공부하는 학과가 설치된 대학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

▶이 학과를 나오고 나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제가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한 일은 원자력공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는 나라는 많지 않기 때문에 이번 수출은 우리나라가 원전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타르 중국 등에 기술자문을 해주러 간 일이 보람있었습니다.

국가 간 기술협력의 일환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였습니다.

한국의 기술력을 평가받았다는 것과 개인적으론 전문가로 인정받았다는 점이 보람을 갖게 했습니다. "

▶적지 않은 사람들이 원자력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데요.

"원자력과 방사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 막연한 두려움이 남아 있습니다.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좋지만 잘 모르는 분야는 우선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인 주장에 쉽게 휘둘려선 안 됩니다.

물론 전문가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일반 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설명을 하다 보니 전문가들 스스로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

▶이 학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하신다면.

"원자력공학은 물리학 화학 전기전자공학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 다른 많은 학문과 연계돼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방사선을 이용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생물학 및 의학과도 활발하게 연계가 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원자력공학 전공자들은 폭 넓게 공부해야 합니다.

학부과정에서는 폭 넓게 공부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를 깊게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인데,현재보다는 미래를 보고 학과나 진로를 선택하기 바랍니다.

지금 각광받는 직업이라도 자신이 그 학과를 졸업하고 자리잡기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립니다.

적어도 20년 후를 내다보고 진로를 택했으면 좋겠습니다. "

장경영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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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은 이산화탄소 발생없는 친환경에너지

⊙ 이것이 궁금해요!

원자력공학과 출신자들은 원자력발전과 관련된 부문에서 가장 많이 활동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20개의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고 있고,6개가 건설 중이다.

Q:원자력발전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A:우라늄을 원료로 에너지를 만들고,이것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합니다.

우라늄이 핵분열을 할 때 막대한 열 에너지가 나옵니다. 이 에너지가 터빈을 돌리는 동력입니다.

원자로는 핵분열이 천천히 일어나 에너지를 안전하게 뽑아 쓸 수 있게 해줍니다.

Q:원자력발전이 환경을 오염시키지는 않나요?

A:오늘날 대표적인 환경오염은 지구온난화입니다.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많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힙니다.

이에 비해 원자력발전은 이산화탄소를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원입니다.

Q:태양열 풍력 등 다른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A: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태양열 풍력 등을 개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경제적 · 기술적 차원에서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다른 친환경 에너지가 완전히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원자력발전이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Q:원자력발전은 안전한가요?

A:원자력발전소는 가동 중에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자동으로 멈춥니다.

원자로가 정지되면 핵분열이 중지돼 안전한 상태가 되는 것이죠.만약 큰 사고가 발생해 방사성 물질이 나오더라도 격납용기(돔)에 모두 차폐됩니다.

방사성 폐기물 관리도 안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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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공학에 관심있는데 어떤 책 읽을까?

'소설 이휘소' · '부분과 전체' 등 추천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고교생들에게 '소설 이휘소(저자 공석하)'와 '부분과 전체(저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를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교과서에서 벗어나 다른 시각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을 알 수 있다는 게 추천 이유다.

이 분야에서 뛰어났던,소위 천재라고 불렸던 사람들의 일생에 대해 읽으면서 이 분야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소설 이휘소'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의 실제 주인공인 이휘소라는 과학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우리나라에도 아인슈타인과 같은 천재 과학자가 있었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

약소국의 비애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이휘소는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25세에 박사학위를 땄다.

1972년부터 세계 최고의 물리학연구소 중 하나인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페르미랩)에서 입자물리학 연구팀을 이끌었다.

안타깝게도 42세였던 1977년 6월16일 교통사고로 숨졌다.

'부분과 전체'는 1901년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출생해 불확정성 원리의 연구와 양자역학 창시의 업적으로 1932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의 저서다.

하이젠베르크가 그의 과학사상 형성에 영향을 미친 많은 인물들과의 교류를 20편에 걸친 대화로 소개하고 있다.

보어와 아인슈타인 등 동시대를 살았던 과학자들의 진지하고 치열한 토론이 현대물리학 형성의 역사적 배경과 진정한 과학탐구의 모습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