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과학·공학 토대로 선박 건조·해양 환경 전문지식 배워
[미래를 이끌 이공계 학과 2010] 이공계 유망학과 ③- 조선해양공학과
3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한국은 세계 제일의 조선대국이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세계 조선업체 1~3위를 휩쓸고 있으며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등도 ‘빅 10’에 포함돼 있다.

배 주인(선주)과 선박 건조 계약을 맺은 수주잔량을 보면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말 현재 819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현대중공업 811만 CGT,대우조선해양 763만 CGT로 세계 1,2,3위를 다툰다.

‘빅 10’에 든 국내 7대 조선소의 수주잔량은 3874만 CGT로 전세계 수주잔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한국이 만들어 선주에게 인도한 선박은 지난 한해 1550만 CGT에 달했다.

CGT는 다양한 선박의 크기를 표준화물선으로 환산한 톤수로 선박의 톤수를 재는 단위 가운데 하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박 발주가 급감해 한국의 조선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조선강국의 위상엔 흔들림이 없다.

이처럼 세계 조선시장을 한국이 장악하게 된데는 여러 대학에 설치돼 있는 조선해양공학과가 큰 힘이 됐다.

조선해양공학은 선박을 포함해 해양을 통한 운송 및 수송 기술,해양탐사,해저자원 개발 등 바다속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 주요 분야

조선해양공학과는 크게 배를 만드는 조선 분야와 바다 지질이나 해저자원 등을 연구하는 해양 분야로 나뉜다.

조선 분야는 선박 건조 및 운항과 관련된 기술을 다루며 효율적 생산공법과 첨단 선박,신기술 등을 배운다.

조선산업은 철강(강재) 기계(엔진·기기) 전자(운항시스템) 화학(도료·소재) 등 많은 재료 및 기자재가 필요하며 이들 후방산업의 수요를 창출한다.

또 건조된 선박은 해운(상선) 수산(어선) 관광(유람선) 자원개발(시추선·FPSO/바다위에 떠있는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 등에 영향을 미친다.

조선산업은 대규모 노동력이 필요한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

동시에 조선소 건립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자본집약적 산업이며 조선·기계·전자 산업이 융합된 기술집약적 산업이기도 하다.

해양 분야는 물리 화학 생물 지질 수학에 대한 기본지식을 바탕으로 바다의 모든 것을 연구하는 순수 종합 학문이다.

바다,바다 생태계,해안 그리고 대기에서 일어나는 자연현상과 그 상호작용을 밝히고 해저 자원과 지질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학과는 크게 △해양산업공학 분야 △해양생산과학 분야 △토목환경공학 분야 등으로 나뉜다.해양산업공학 분야는 조선공학 해양공학 등 주로 산업관련 공학을 다룬다.

선박 해양구조물 등 기계적 요소에 대한 이해와 지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기계공학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해양생산과학은 자원의 보고인 해양의 자원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이며 토목환경공학은 해양환경과 기술력에 중점을 둔다.

⊙ 뭘 배우나


일반적으로 선박은 선주와 배의 종류(선형) 및 가격(선가),납기일 등이 포함된 건조계약을 체결한 이후 설계→강재 입고→절단 가공→블록 조립→블록 탑재→의장(전기·기계관련 배관·배선)과 도장(페인트칠) 등의 순으로 건조된다.

블록(block)은 선체의 부분 부분을 나눠 강재(판재와 형강재)로 만든 구조물이다.

벽돌을 쌓아 건물을 짓듯 거대한 선박도 부분 단위로 나눠진 블록들을 육상에서 만들어 이를 도크(dock)로 옮겨 용접함으로써 완성된다.

이게 블록 공법이다.

개별 블록의 크기가 점점 커지는 추세여서 3~5개의 거대한 블록을 연결해 배 한 척을 만들기도 한다.

도크는 수심이 충분한 바다에 면한 곳에 선박의 출입이 가능할 정도의 길이·너비·깊이로 땅을 파서 바다와 연결시키고,옆 벽과 바닥을 철근 콘크리트나 말뚝으로 보강하고 입구에 문(dock gate)을 설치한 것이다.

이처럼 배의 형태가 만들어지면 이제 선박의 추진기관인 엔진을 탑재한다.

이어 지상에서 조립된 선실을 탑재해 선체를 완성한다.

선체 작업이 끝나면 도크에 물을 채워 선박을 바다로 끌어내며 시운전 후 선주에게 인도된다.

인도식에는 보통 선박을 주문한 선주가 참여하며 이때 선박에 이름을 부여하게 된다.

최근엔 기술이 발전해 도크내에서가 아니라 육상에서 선박을 건조하는 공법도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

정보기술(IT)도 설계와 선박 운항,기자재 운송 및 조립 등에서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

조선해양공학과의 조선 분야에선 구조역학 유체역학 등을 기반으로 선박이나 해양구조물의 설계에서부터 건조·예인·계류·설치에 이르기까지 제반 지식과 기술에 대해 배운다.

1,2학년때는 주로 일반 화학,해양유체역학,용접구조설계,일반물리,공업 역학 등을 통해 공학 계열 기초 지식과 해양 공학의 기본이론을 학습한다.

3,4학년에서는 생산관리공학,선박구조역학,선박설계,해양파역학,선박시스템 설계 및 연습,선체 진동,해양장비설계 등 보다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과목 위주로 공부한다.

배를 잘 만드는데는 용접 기술이 필수적이다.전문대에는 선박 구조물의 각종 금속 부품도면과 각 용접공정의 특성 및 원리,용접에 관련된 금속학적 지식을 가르치는 강좌가 개설돼 있다.

또 선박의 전력계통,전기기기,자동제어,전기설비,디지털 및 마이크로프로세서 응용 등도 가르친다.

해양 분야에선 해양물리학 해양생물학 해양지질학 해양화학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수업이 이뤄진다.

해양 관측 및 해석,해수 분석,해양 지리정보,해양환경 보존을 위한 방재기술,해양 원격탐사,수중로봇을 비롯한 각종 해양장비와 관련한 이론과 실무를 배우게 된다.

해양환경에서 인간을 대신하고 있는 계측기기와 작업기기에 대해서도 공부한다.

수산자원에 대한 이해와 지형 및 지질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해저 자원과 에너지 자원의 개발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쌓게 된다.

서정천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해양공학과에선 기초 과학과 기초 공학을 토대로 해양 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배우게 된다”며 “과학중에서도 물리와 수학의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 졸업후 진로


조선해양학과 졸업 후 취득가능한 주요 자격증으로는 조선산업기사,선박기관산업기사,해양공학기사,해양자원개발기사,해양환경기사,전산응용가공산업기사,기계조립산업기사,생산자동화산업기사,기계설계산업기사,기계정비산업기사,용접산업기사,주조산업기사,표면처리산업기사,금속재료산업기사,공정관리산업기사,산업안전관리산업기사,품질경영산업기사,기계설계산업기사 등 10여개가 넘는다.관련직업으론 조선공학 엔지니어,도선사,선박갑판원,선박교통관제사,선박기관사,선박기관원,선박운항관리사,선장 및 항해사,선박정비원 등이 있다.

졸업후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 조선업체나 선박의장품,선박 엔진 등을 만드는 조선기자재업체에 취직 가능하다.

선박설계 등 선박 및 해양구조물의 설계,검사 및 감리 전문회사나 항만·물류 관련 분야에도 진출할 수 있다.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과 같은 관련 정부부처나 한국해양연구원 한국해양수산연구원 국립수산과학원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 국립해양조사원 한국석유공사 등에서도 일할 수 있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