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어’를 넣어서 말이 되면‘돼’를 쓴다

"일이 엉망진창이 되었다. " "오늘부터 여러분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게 됐습니다. "

무심코 보면 눈치채지 못 하겠지만 두 문장에 쓰인 서술어에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

서술어 '되다'의 과거형이 하나는 '되었다',

다른 하나는 '됐다'꼴로 쓰인 것이다. '됐다'는 '되었다'가 줄어진 말이다.

어느 쪽으로 쓰든지 틀린 것은 아니지만,가급적이면 준말을 쓰는 게 자연스럽다.

우리 맞춤법에서도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동사 '되다'는 활용할 때 자음 어미의 경우 '되고,되면,되니,되는,되자마자,되므로' 등처럼 어간에 어미가 붙어 만들어진다.

이에 비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어')가 오면 어간과 합쳐 준말이 된다(되어→돼,되어도→돼도,되어야→돼야,되어서→돼서,되었다→됐다).

가령 '일이 뜻대로 되어 간다'라고 해도 되지만 '일이 뜻대로 돼 간다'라고 적는 게 자연스러운 우리말법이다.
'되다'의 부정은 '안 되다'이다.

이때 '안'은 부사 '아니'의 준말이다.

이 말이 활용을 하면 역시 준말의 규칙에 따라 '안 되어→안 돼'로 바뀐다.

간혹 이를 '안 되'라고 쓰는 경우가 있는데,이는 어간만 있는 형태로서 바른 표기가 아니다.

가령 '그 안건은 찬성하는 사람이 과반수가 안 되서 부결됐다'라고 쓰면 틀린 것이다.

'안 되어서' 또는 그 준말 '안 돼서'라고 적는다.

"너 오늘 모임에 늦으면 안 되.

" 여기에 쓰인 '안 되' 역시 잘못 쓰인 말이다.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하면) 안 되'는 서술어다.

따라서 이 자리에는 서술형 어미가 와야 한다. 우리말에서 '해할 자리에 쓰여,어떤 사실을 서술하거나 물음 · 명령 · 청유를 나타내는 종결 어미'에는 '-아/어'가 있다.

가령 '나는 지금 밥 먹어./아이,예뻐./뭐가 그리 우스워?/빨리 불어./우리 함께 읽어'처럼 쓰인다.

예문에서도 '안 되다'가 서술어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종결어미 '-어'가 반드시 따라붙어야 한다.

즉 '안 돠+어'가 원형인 데 이것이 다시 줄어들어 '안 돼'가 되는 것이다.

'되'와 '돼'의 쓰임이 헷갈릴 때는 그 자리에 '되어'를 넣어보아 말이 되면 '돼'를 쓴다.

가령 '이렇게 해봐도 안 되고 저렇게 해봐도 안 돼서 그만 포기했다'에서 앞의 '안 되고'는 '되어'를 넣었을 때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뒤에 나오는 '안 돼서'는 '안 되어서'의 준말이기 때문에 '되어'를 넣었을 때도 말이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