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 황제가 집무를 보던 덕수궁 중화전 내부가 일반인들에게 최초 공개되었다.

5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한다.

중화전은 고종 황제가 경운궁(덕수궁의 본래 이름)에 머무는 동안 정전으로 사용했던 건물이다.

고종의 근대국가 건설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덕수궁 중화전은 1902년 중층으로 건립한 건물로,화재로 소실된 후 1906년 단층 전각으로 중건했다.

보물 819호로 등록돼 있는 중화전에서는 대한제국 시기에 고종 황제가 주재하는 조회가 열렸는데,그 앞뜰에는 공식적인 조정회의나 기타 국가적인 의식이 있을 때 문무백관들의 위치를 표시한 품계석이 좌우로 배열돼 있다.

또한 중화전 앞에는 두 개의 향로가 서 있는데,최근에는 100여 년 만에 향로 한 쌍 가운데 1기의 뚜껑을 찾았다.

왕실의 향로는 왕실의 위엄과 권위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전달하는 매체로, 이번에 찾은 향로의 뚜껑은 왕의 상징인 용으로 장식돼 있어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1897년 고종이 원구단에서 즉위한 후 중화전(당시 태극전)에서 조하를 받았다.

중화전은 조선왕조 최후에 지어진 궁궐 건축으로 비록 규모가 작고 장식적이지만,망국의 소용돌이에서 왕궁이 처했던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려주는 증거물이다.

중화전이 있는 덕수궁(경운궁)은 선조 임금 때 궁궐로 쓰이기 시작해 광해군 인조 고종 황제가 거처하던 곳이다.

덕수궁은 우리나라 근대역사의 주 무대였으며,유일하게 근대식 전각과 서양식 정원,그리고 분수가 있는 궁궐로서 중세와 근대가 잘 어우러져 있다.

경복궁처럼 웅장하지는 않지만 인왕산 줄기 아래 아기자기한 전각들이 정감있게 배치되어 자연스러운 정취가 있으며,함녕전에서 석조전에 이르는 후원길은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또한 '정동길'이라고 불리는 덕수궁 돌담길은 최근 봄을 맞아 그 모습이 더 아름다운데,'정동길'뿐만 아니라 덕수궁 인근에는 서울시립미술관,정동극장을 비롯한 문화시설과 고궁이 위치해 관광객들에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따스한 봄. 잠시 일상을 접어두고 자연과 고궁 문화재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덕수궁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덕수궁 돌담길을 걸어보고,오랜 역사의 숨결을 간직해온 중화전의 모습을 감상하는 건 달콤한 휴식이 될 것이다.

송재훈 생글기자(영신여고 3년) sjho_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