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다음은 A국과 B국의 로렌츠 곡선이다. 이에 관해 잘못 설명한 것은?
['테샛' 공부합시다] 로렌츠, 빈부격차를 그래프로 보여주다
① 로렌츠 곡선은 그 나라의 소득 불평등도를 나타낸다.

② A국은 국민들의 소득이 균등하게 배분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③ B국의 경우, 하위 50% 계층은 소득이 없다.

④ A국의 지니계수가 B국의 지니계수보다 높은 값을 갖는다.

⑤ A국의 10분위 분배율은 2, B국의 10분위 분배율은 0이다.

(10분위 분배율은 하위 40%의 소득비율과 상위 20%의 소득비율을 비교한 값이다.)

해설
['테샛' 공부합시다] 로렌츠, 빈부격차를 그래프로 보여주다
소득분배 문제는 현대 경제학이 가장 심각한 질문을 던지는 분야의 하나이다.

60년대 말 복지국가 개념이 본격화한 이후 소득 분배 문제는 오늘날 경제 문제의 핵심적인 주제로 떠올랐다.

소득 분배는 분명 정치적 성격을 갖는 것이지만 이에 대한 개념의 정립도 복잡한 현실 경제를 이해하는데는 필수적이다.

수득분배를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하는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어 왔는데 로렌츠 곡선, 엥겔 계수, 소득배율, 지니계수 등이 많이 활용되는 지표들이다.

오늘의 문제는 로렌츠 곡선이다. 로렌츠(LORENZ) 곡선은 지니 계수와 함께 소득불평등 정도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이다.

미국의 통계학자인 M.로렌츠가 창안한 이 곡선은 소득액과 소득 인원수의 상관 관계를 보여줌으로써 소득분포가 평등한지 아니면 불평등한지 여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그래프에서 X축은 전체 인구에서 특정 소득분포에 속하는 사람의 누적적 비율이고 Y축은 전체 소득액의 누적적 비율이다.

소득 분배가 완전히 균등하면 0에서 출발하는 45도 직선과 일치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들은 상위 계층이 국가의 부에서 많은 부분을 잠식한다.

따라서 사람의 누적적 비율이 많아도 전체 소득의 비율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로렌츠 곡선은 45도 직선보다 아래로 향하게 된다.

로렌츠 곡선과 소득균등 분배선인 45도 직선과의 면적을 구하면 그나라의 소득 불평등 정도가 나오는데 이를 지니계수라고 한다.

지니 계수가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가 평등하며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분배 구조가 불평등하다.

로렌츠 곡선은 그리는 것이 간단하기 때문에 소득분포뿐만 아니라,그 밖의 경제량 분포의 집중도 또는 불평등도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보기에서 A국은 인구 누적비율과 누적 소득비율이 45도 직선으로 나타내고 있어 균등하게 배분되는 국가로 볼 수있다.

반면 B국은 인구의 50%는 거의 소득이 없으며 나머지 50%가 국가의 부를 다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A국의 지니 계수는 거의 0이고 B국의 지니계수는 넓은 면적이 나오므로 B국의 지니계수가 훨씬 높은 값을 갖는다.

⑤번의 10분위 분배율은 한 나라의 모든 가구를 소득의 크기 순으로 배열하고 이를 10분위로 구분해 소득이 낮은 1분위에서 4분위까지의 소득합계(하위 40%)를 소득이 가장 높은 9,10분위(20%)의 소득합계로 나누어 계산하는 방식이다.

대개 0.45이상이면 분배 상태가 양호하고 0.35이상 0.45미만이면 중간 수준, 그리고 0.35미만이면 불평등하다고 본다.

A국의 10분위 분배율은 2(40/20)이며 B국의 10분위 비율은 0이다. 정답은 ④번.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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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

재래시장의 비경제학

유통 과정은 시장 경쟁이 가장 제한된 곳이다

유행을 따르는 옷은 세 차례에 걸쳐서 팔린다. 처음 나와서 새로운 유행을 형성하면 매우 높은 값을 매겨도 잘 팔린다.

그러나 한 차례 초기 매출의 바람이 가라앉고 나면 애초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이 유행의 속성이다.

그렇게 되면 가격을 상당히 할인하여 판매하는 2차 매출인 '대봉사 바겐세일'이 시작된다.

그래도 팔리지 않고 남은 옷은 마지막 제3단계의 재고정리 매출에서 아주 싼 값에 처분된다.

공장 출고시의 옷값을 100이라고 할 때,이 단계별 판매가격을 평균한 값은 얼마나 될까?

품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대체로 250 정도 된다고 한다.

제조단계에서 생산한 가치가 100인 데 비하여 유통단계는 150의 가치를 생산하는 것이다.

제조단계보다 유통단계에서 일하는 사람의 숫자가 더 많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유통단계에서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한다는 사실이 크게 의외는 아닐 것이다.

전체 GDP에서 2차산업 비중이 40% 정도인 데 비하여 3차산업은 56%에 이르는 우리나라 산업구조도 이 점에서 일치한다.

그러나 우리가 입는 것은 결국 공장에서 생산한 옷이다.

사람들이 특정한 옷을 좋아하는 까닭은 공장에서 이 옷을 잘 만들었기 때문이지 유통단계가 많은 가치를 생산하였기 때문이 아니다.

같은 옷에서 유통단계의 마진이 하락하면 하락할수록 오히려 최종 판매가격은 하락하기 때문에 소비자로서는 더 좋다.

도요타자동차의 물류전략은 결국 같은 품질의 자동차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물류비용을 줄이는,즉 '유통마진'을 줄이는 전략이었다.

제조 단계의 원가절감이 한계에 이르렀을 때 자연스러운 다음 전략은 유통과정의 합리화이다.

재고관리,대량구매,그리고 특성화 판매 등 유통과정을 관리하는 기술과 경영기법은 최근 들어 크게 발전하였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전통 상인들은 신유통기술의 등장에 대하여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자고로 상인들은 다른 상인들이 자신들의 시장에 침투해 오는 것을 결사적으로 저항한다.

그 결과 형성된 균형이 각자 다른 이들의 영역을 서로 존중하면서 자신의 시장을 지키는 지금의 모습이다.

유통과정은 이처럼 가장 시장경쟁이 제한된 곳이다.

농수축산물은 산지가격이 떨어져도 소매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데 그 까닭은 폐쇄된 독과점적 유통과정 때문이다.

악명 높은 권리금 관습도 이러한 유통과정의 산물이다.

새롭게 등장한 대형 할인마트와 편의점은 전근대적 유통과정에 일대 혁신을 불러오고 있다.

싼 값과 선택의 폭이 커진 소비자들로서는 대환영이다.

그러나 이 변화에 대한 전통 상인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영세상인들은 생존을 내세워 대형 할인마트 입주에 결사적으로 저항한다.

정치인들은 툭하면 재래시장에 나타나서 인간미 넘치는 시장의 존속과 영세상인의 생존권 보장을 역설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영세상인들을 규합하고 이들이 합동으로 출자하여 그 지역 대형 할인마트와 편의점 체인에 직접 참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옳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shoonl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