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받고 있는 난민 신청 건수에 비해 난민 허가를 받은 경우는 극소수이다. 또 난민 신청 심사에서 통역 지원이 없고 이의제기 신청 기간의 실효성도 의심스럽다. 귀 정부가 조금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한다." (체코 대표)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형사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케냐 대표)

1월26일부터 28일까지 고려대 법학관에서 2박3일간 진행된 대한민국 청소년 모의인권이사회 2010의 UPR(Universal Periodic Review · 보편적 인권상황 정례검토) 회의 모습이다.

유엔의 UPR는 2008년부터 반기문 총장의 노력 아래 전 세계 196개국의 인권 상황을 검토하기 위해 마련된 절차다.

우리나라는 2008년에 유엔 UPR 검토를 받았고 작년 12월에는 북한이 UPR를 통해 권고받은 바 있다.

이러한 모의 UPR 제도를 도입하여 이루어진 회의는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는 국가인권위원회와 고려대가 공동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보건복지가족부의 후원으로 열렸다.

여타 청소년 모의유엔이나 모의국제회의와는 다르게 참가비가 없고 회의도 우리말로 진행되어 모든 학생이 인권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수 있었다.

회의에서 인권위원,의장단을 비롯한 250여명의 청소년들은 인권 현안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모의인권이사회는 크게 그룹별 실무회의와 보편적 인권상황 정례 검토로 이루어졌다.

둘째날 실무그룹회의에서는 미등록아동인권,안락사,정보 프라이버시,청소년 집회 · 결사의 자유,군가산점 등 5개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회의에 참가한 '아우름' 팀의 박지원군(대구외고 1년)은 "회의를 통해 인권 현안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근거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반대 입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결의안을 만드는 과정이 특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는 생생 인권토크,인권 규정 만들기,밴드 공연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학생들의 피로를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28일 마지막 프로그램인 UPR회의는 주거권,장애인권 등 보다 다양한 인권 주제에 대해 한국의 인권 상황을 점검하고 세계 각국의 대표가 한국정부에 질의,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은 여러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이 현실이다.

한 나라의 인권 수준이 그 나라의 국격을 보여 주는 만큼 우리나라도 결코 예외일 수는 없다.

청소년들이 인권을 논하는 자리가 앞으로 더 자주 마련되어 청소년 모의인권이사회가 인권의 길에 환한 불빛을 비추어 주기를 기대한다.

허재호 생글기자(대구외고 1년) jhhuh9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