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2월 18일 오전 9시 53분께 대구광역시 성내동 중앙로역 구내에서 50대 남자가 플라스틱통에 들어 있는 휘발유에 불을 붙인 뒤，바닥에 던져 12량의 지하철 객차를 뼈대만 남긴 채 모두 태워버린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그 시간 지하철 안에는 출근 후 시내로 나가던 사람들부터 등교하는 대학생들까지 많은 시민들이 타고 있었다.

192명의 사망，148명의 부상을 낸 참사였다.

이 참사의 원인은 50대의 남자가 자신의 신병을 비관하다 판단착오로 불을 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방화가 일어난 열차는 역에 정차 중이었고 맞은편에서 오는 1080호 열차는 화재가 있음에도 멈추거나 비상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고 화재지점으로 돌아온 후 전기가 끊어져 정차하게 되어 인명피해가 더 컸다.

위의 이야기는 올해로 7주기를 맞이한 대구지하철 참사의 사건 정황이다.

참사를 당하기 전 가족들과 통화했던 내용，문자들이 인터넷에서 널리 퍼지며 누리꾼들은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했고 많은 국민들이 이 참사를 안타까워했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지하철의 좌석이 불연소 재질로 바뀐 것이다.

그리고 비상시 출입문을 바꿨다.

물론 참사 이전에도 이 시설은 구비되어있었지만 참사 이후 바뀌기 전보다 시민들이 좀 더 알기 쉬운 곳에 설치해놨고 그 옆에는 사용 설명이 붙은 스티커도 부착해 놓았다.

전동차 안팎에서 연락할 수 있는 연락망도 역시 바뀌었다.

눈에 좀 더 잘 띄는 곳으로 위치를 바꿨다.

또 역사 내에 야광으로 표시된 비상구，소화전，소화기，화재경보기 등의 수가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전국의 지하철 전체에 적용된 것이 아니다.

참사가 일어난 대구 지하철 중앙로역 등 전국의 몇몇 지하철역만이 이런 변화를 겪었을 뿐 전국의 대부분의 지하철역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전문가들은 전국의 어떤 지하철역에서도 만약 지금 당장 대구 지하철 참사와 같은 상황이 닥친다면 대구 지하철 참사 상황의 수순을 그대로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에도 전국의 지하철에서는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났다.

2008년 2월 22일 지난날 참사가 일어났던 대구 지하철에서 지하철 운행이 1시간40분 동안 중단되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지하철공사의 안일한 대응으로 큰 사고로 번질 뻔한 일도 있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 비극이지만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일이 비극이기도 하다.

비극은 그 당시는 슬픔에서 벗어나면 다시는 이런 비극을 겪지 않기 위해 대처하고 노력하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벌써 대구 지하철 참사는 많은 국민들의 뇌리에서 잊혀졌다.

그리고 지하철 안전 문제에 대한 지하철 공사의 늑장 대응은 참사 이후로 크게 달라지지 않아 제 2，제3의 대구 지하철 참사를 빚을 가능성을 항상 지니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외양간은 소를 잃기 전에 고쳐야 소가 도망가지 않는다.

더 이상의 소를 잃은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7년 전에 있었던 대구 지하철 참사를 기억하고 지하철 안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임근영 생글기자(대전 둔산여고 2년) jookl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