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에서 벗어나려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문제>
[문항 1] [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다]의 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나]의 관점과 연관지어 논해 보시오. (750자±50)
가 물질 만능주의는 삶의 물질적 조건이 빈약했던 사회에서 물질적 조건이 향상되면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적 수준이 향상되면서 물질 만능주의 현상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가 한국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를 새삼스럽게 걱정하고 있는 이유는,한국 사회가 지나친 물질적 욕구를 추구함에 따라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물질 문화와 정신 문화의 발달 차이에서 오는 괴리로 인해 심각한 가치관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인 이기주의는 인간의 기본 속성상 어느 시대나 완전히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런데 한국 사회의 이기주의는 단순한 개인적 이기주의를 넘어서 계층,집단,지역 등 다양한 이기주의가 표출 · 대립함으로써 사회 통합,국민 통합을 달성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 관계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얽혀 있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이기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한국과 같은 현실에서 이기주의는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일쯤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산업화와 민주화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라고 인정하더라도,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윤리적 좌표를 형성하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나 달리는 기차의 마룻바닥을 내려다보면 기차가 달리는지 정지해 있는지를 알 수 없고,기차의 속도가 어느 정도 되는가도 알 수 없다.
그와 비슷하게,우리가 자신만 들여다본다 해서 우리 자신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인류가 자신을 살피게 된 것은 바깥 세계를 탐구한 것보다 훨씬 후대의 일이고,개인의 경우를 보더라도 정신적으로 성숙해져야 자신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그 까닭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자신을 알 수 없고,세계와의 관계 속에서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것이 철학의 시작이 아니라 철학의 궁극적 목적이라 한 것도,다른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아야 자신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를 발견한다는 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
부버가 그의 책 <나와 너>에서 시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너' 혹은 '그것'이 없이는 '나'가 있을 수 없다.
그는 '나'가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관계가 둘이 있는데,그 하나는 '나'와 '너'의 관계이고,다른 하나는 '나'와 '그것'과의 관계라 하였다.
그런데 이 두 관계에서 '나'는 동일하게 남아 있고 다만 그 상대,즉 '너'와 '그것'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너'와 관계를 가질 때의 '나'는 서로 다른 '나'라 하였다.
이것은 '나'가 어떤 불변하는 실체로서 어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그것이 맺는 관계에 따라 바뀌어지는 특별한 존재임을 보여 준다.
'나'의 그 두 가지 존재 방식 가운데 진정 전체적인 인격체로서의 충만한 '나'는 '너'와의 관계를 가질 때의 '나'라고 할 수 있다.
'그것'과 관계를 맺을 때,즉 돈,집,그 사람,국가 등 삼인칭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과 관계를 맺는 주체는 '나'의 일부일 뿐 '나'의 전체는 아니다.
예를 들어,내가 재산을 소유했을 때,나는 단순히 하나의 재산 소유자로서의 나 일 뿐 전체로서의 '나'는 될 수 없다.
그런 '나'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과 바꿀 수 있다.
나 외에도 재산을 소유한 사람은 많고,내가 지금 가진 재산을 다른 사람이 얼마든지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재산이라는 '그것'과의 관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다른 사람들과 비인격적인 관계를 맺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내가 단순히 하나의 기능인으로서 다른 사람과 어떤 일을 처리했을 때,그때의 나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과 대체될 수 있으며,그 사람은 비록 사람이지만 '나'에게 하나의 '너'가 될 수 없고,오히려 하나의 '그것'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너'와의 관계에 있는 '나'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때의 '나'는 인격 전체이며,다른 무엇과 대체될 수 없는 독특한 존재이다.
물론 '나'와 관계를 맺는 '너'도 마찬가지로 그 인격 전체가 '나'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나'와 '그것'과의 관계는 주체와 객체의 관계로,그 둘은 차등적 관계에 있는 반면,'나'와 '너'와의 관계는 동격인 두 존재들의 대등 관계이다.
그때의 '나'는 진정한 나다.
「고등학교 독서」
다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길을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있음의 제자리를 생각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하늘은 맑고
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 바람 속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소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오늘 알았다.
<사랑>,「고등학교 문학」
[문항 2] 제시문 [가]를 전제로 하여 [나]의 국채보상운동이 실패하게 된 이유를 추론해 보시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다]의 관점을 평가하고 [라]와 같은 주장이 제기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보시오. (750자±50)
가 용의자의 고민 모형은 경찰에 체포된 두 피의자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을 보니와 클라이드라고 부르자.
경찰은 현재 이 두 사람이 1년씩 징역형을 받을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해 확실한 물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보다 심각한 은행 강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심증은 있으나 확실한 물증은 없다고 하자.
경찰은 보니와 클라이드를 각각 분리된 방에 감금하고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지금 당장 우리는 너를 1년간 형무소에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너희 둘이 은행 강도라는 것을 자백하고 다른 방에 있는 네 친구를 주범이라고 증언하면,너는 수사에 협조한 대가로 석방되고,네 친구는 혼자 20년 형을 살 것이다. 그러나 너희 둘 모두 자백을 하면 공범으로 8년씩을 살 것이다."
보니와 클라이드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들이 자백을 할까,끝까지 범행을 부인할까?
두 용의자는 자백과 부인의 두 가지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받을 형량은 자기의 선택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도 달려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보니의 선택을 생각해 보자. 그는 속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클라이드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그 친구가 끝까지 입을 다문다면,나는 자백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바로 석방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 친구가 자백을 한다면,그래도 역시 나는 자백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20년보다는 8년 형을 사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클라이드가 어떻게 하든지 자백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략)
이제 클라이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도 보니와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그에게도 보니가 어떤 선택을 하든 자백이 형량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결국,보니와 클라이드 모두 자백하고 8년씩 형을 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다.
만약 두 사람 모두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면,각각 1년씩 가벼운 형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기적으로 행동한 나머지 둘 다 불리한 결과를 얻은 것이다.
두 사람이 협조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두 사람이 체포되기 전에 서로 끝까지 침묵을 지키기로 굳게 약속했다고 하자.
이 약속이 지켜진다면 두 사람 모두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서로 약속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끝까지 침묵을 지키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두 사람이 서로 격리된 후에는 각자의 이기심에 의해 자백을 하기 때문이다.
「맨큐의 경제학」
나 무릇 신민 된 자가 충성과 의리를 가지면 그 나라가 흥하고 백성이 평안하며,충성과 의리가 없으면 그 나라가 망하고 백성도 절멸하는 것은 비단 고금의 역사상 증거가 뚜렷할 뿐 아니라,현재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 부강한 나라와 멸망한 나라가 충성과 의리의 여하에 말미암지 않은 나라가 없는 것이다.
국채 1300만 원은 우리 대한의 존망에 관계가 있는 것이다.
갚아 버리면 나라가 존재하고 갚지 못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은 대세가 반드시 그렇게 이르는 것이다.
현재 국고에서는 이 국채를 갚아 버리기 어려운 즉,장차 삼천리 강토는 우리나라와 백성의 것이 아닌 것으로 될 위험이 있다.
토지를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어떻게 월남 등의 나라와 같은 처지를 면할 수 있을까?
2천만 인이 3개월을 한정하여 담배의 흡연을 폐지하고 그 대금으로 1인마다 20전씩 징수하면 1300만 원이 될 수 있다.
우리 2천만 동포 중에 애국 사상을 가진 이는 기어이 이를 실시해서 삼천리 강토를 유지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대한 매일신보,1907. 2. 22.>
「고등학교 국사」
다 시민 사회에서 개인은 경제 활동의 주체이자 단위이며 자유 경쟁을 하는 경제인이다.
따라서,시민 사회가 기본적으로 취하고 있는 경제 체제는 경제 활동이 자유로운 시장 경제이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소유권 절대의 원칙과 계약 자유의 원칙,자기 책임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자본주의는 소유권의 절대성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소유물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장소를 제공한다.
이러한 자유 시장 경제를 통하여 형성된 개인의 이기심은 창의성과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으며,시장은 누가,무엇을,얼마나 생산할 것인가에 대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자율 체계를 형성하였다.
「고등학교 시민 윤리」
라 최근 유가와 도가,그리고 불교 사상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사점을 찾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중략)
유가 사상은 서구의 개인주의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공동체주의를 시사하고 있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강조하는 유가 사상은 생태계의 연결 고리인 사람들 사이의 화합과 조화를 이루는 데 적절한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러한 유가의 기본 관점이 생명 공동체에까지 확대된다면,하나의 환경 철학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고등학교 도덕」
⊙ 논제분석과 답안 작성의 방향
[문항 1] (1)[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3)[다]의 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2)[나]의 관점과 연관지어 논해 보시오. (750자±50)
제시문 [가]는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다.
특히 교과서에도 접할 수 있었던 글이기 때문에 크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
제시문 [가]는 사회의 변화,발전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바로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이다.
도를 넘어선 물질만능주의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혼란을 가중시킨다.
이기주의 역시 개인적 영역을 넘어선 집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제시문 [나]의 관점을 살펴보자.
진정한 자아발견 내지 자아실현은 단지 자기내면의 성찰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자아는 이미 주어진 어떤 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관계를 맺는 대상에 따라 바뀌는 특별한 존재이다.
따라서 진정한 자아의 발견은 '나'와 '그것' 과의 관계가 아닌,'나'와 '너'의 전인적,인격적 관계를 통해서 가능해진다.
동격인 두 존재들의 대등 관계 속에서 완전한 '나'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자아관계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제시문 [다]는 화자가 풀여치 한 마리를 통해,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점차 확장시키고 있다.
이는 세상 속에서 지니고 살아가야 할 존재의 의미와 태도를 깨닫기에 이른다.
무엇보다도 이 작은 사건을 통해 화자는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고 있음을 발견해야 한다.
이를 제시문[나]의 관점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자.
위에서도 언급했듯이,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이 온전한 자아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제시문[나]는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은 제시문 [다]에서 찾을 수 있다.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소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세상을 온전한 하나의 존재로 인식할 때에 진정한 자아의 존재 또한 발견하게 된다는 것은 제시문 [나]의 내용과 상통한다.
제시문 [나]와 [다]를 통해 도출한 결론이 제시문 [가]에서 언급하고 있는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보다 넓게 바라보면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는 모두 정신적인 영역의 문제이다.
가치관을 어떻게 확립하고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라는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다.
제시문 [나]와 [다]가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상대방을 물질적 존재로 대하지 않고 온전한 하나의 존재로 인식하는 태도는 모든 것을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여 '그것'으로 전락시켜 버리는 물질만능주의에 브레이크를 걸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자아에만 집중하기보다 눈을 들어 상대를 바라볼 때,그 관계를 통해 자아의 존재 뿐 만 아니라 상대방의 존재 또한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이익만을 요구하며 고집하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문항 2] (1)제시문 [가]를 전제로 하여 (2)[나]의 국채보상운동이 실패하게 된 이유를 추론해 보시오. 그리고 (3)이를 토대로 [다]의 관점을 평가하고 (4)[라]와 같은 주장이 제기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보시오. (750자±50)
제시문 [가]의 내용은 용의자의 고민모형이다.
두 명의 용의자가 자백을 하지 않을 경우 가장 적은 구형을 받게 되지만,그 보다는 두 사람이 모두 자백을 할 가능성이 더 높음을 지적한다.
그 이유는 서로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즉,제시문 [가]에서는 두 명의 용의자가 고민하는 상황을 통해 각 개인의 이기적인 선택이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제시문 [가]의 상황을 표로 나타내면 위와 같다.
두 사람 모두 1년만 살고 풀려 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결과 8년형을 받게 되었다.
20년형 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전체적인 상황을 놓고 본다면 오히려 불합리한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제시문 [나]는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기를 독려하는 글로서,각 개인이 국채 1300만원을 갚기 위해서 금연을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3개월만 돈을 모으면 모든 국채를 갚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이 운동은 실패했다.
이 논제는 그 실패 이유를 제시문 [가]를 전제로 밝히는 것이 관건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제시문 [가]는 각 개개인들이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결과로 전체적인 상황은 오히려 불이익을 낳았음을 시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국채보상운동이 실패한 이유는,개인들의 이기적인 선택이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만약 개인들이 3개월만 참고 힘을 모았다면 단번에 국채를 갚을 수 있었지만,그렇게 하지 않은 결과 길고 오랜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이는 서로가 침묵을 지킬 경우 1년만 감옥에서 살 수 있었던 것을 개인이 보다 유리할 거라는 판단하에 8년형을 구형받은 용의자들 이야기와 같다.
한편 제시문 [다]는 개인이 시장체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력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시장 경제에서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활동을 영위해 가는데,이때 개인의 이기심은 생산성과 창의성 향상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한다.
제시문 [다]의 이러한 관점을 앞서 도출한 관점을 가지고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제시문 [가]와 [나]를 살펴본 바,우리가 얻은 결론은 제시문 [다]와는 상반된 의견임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효율성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하여도,결국은 개인적이고 개인에 의한 이기적인 선택이 사회 전체적으로 불이익을 가져왔음을 앞선 사례를 통해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이기적 행위에 근거한 자유시장경제의 효율성이 항상 최적의 상황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유시장경제 원리가 사회 전반적인 관점을 두고 본다면 실패할 수도 있다.
또한 나아가서,개인적인 행동과 사고를 지향하는 자유시장경제 원리를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 태도를 가질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라]는 환경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 유가사상을 빌려 설명하고 있다.
이는 보다 윤리적 차원에서의 접근이다.
공동체주의를 개인주의에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제안하면서,인간들 사이의 화합,나아가 생명 공동체 전체의 화합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제시문 [가]와 [나]를 바탕으로 얻어낸 통찰에 기인한다.
개인주의적 사고가 모든 사안에 완벽한 정답이 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당위성을 가지는 것이다.
단기적인 시각으로는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이 이익을 가져오는 듯 보이지만,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결코 그렇지 않다.
사고를 확장하여,굳이 환경 문제라는 하나의 상황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최적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단기적 이익과 효율성의 극대화가 아닐 수도 있다.
윤리적인 책임과 판단은 또 다른 방향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
<문제>
[문항 1] [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다]의 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나]의 관점과 연관지어 논해 보시오. (750자±50)
가 물질 만능주의는 삶의 물질적 조건이 빈약했던 사회에서 물질적 조건이 향상되면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경제적 수준이 향상되면서 물질 만능주의 현상은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가 한국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를 새삼스럽게 걱정하고 있는 이유는,한국 사회가 지나친 물질적 욕구를 추구함에 따라 많은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물질 문화와 정신 문화의 발달 차이에서 오는 괴리로 인해 심각한 가치관의 혼란을 경험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인 이기주의는 인간의 기본 속성상 어느 시대나 완전히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런데 한국 사회의 이기주의는 단순한 개인적 이기주의를 넘어서 계층,집단,지역 등 다양한 이기주의가 표출 · 대립함으로써 사회 통합,국민 통합을 달성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의 이해 관계가 여러 가지 모습으로 얽혀 있는 한국 사회의 특성상 이기주의의 문제를 해결하기가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한국과 같은 현실에서 이기주의는 어쩔 수 없는 당연한 일쯤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물질 만능주의와 이기주의가 산업화와 민주화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라고 인정하더라도,한국 사회의 바람직한 윤리적 좌표를 형성하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임에는 틀림이 없다.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
나 달리는 기차의 마룻바닥을 내려다보면 기차가 달리는지 정지해 있는지를 알 수 없고,기차의 속도가 어느 정도 되는가도 알 수 없다.
그와 비슷하게,우리가 자신만 들여다본다 해서 우리 자신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인류가 자신을 살피게 된 것은 바깥 세계를 탐구한 것보다 훨씬 후대의 일이고,개인의 경우를 보더라도 정신적으로 성숙해져야 자신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그 까닭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는 자신을 알 수 없고,세계와의 관계 속에서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것이 철학의 시작이 아니라 철학의 궁극적 목적이라 한 것도,다른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아야 자신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를 발견한다는 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
부버가 그의 책 <나와 너>에서 시적으로 표현한 것처럼 '너' 혹은 '그것'이 없이는 '나'가 있을 수 없다.
그는 '나'가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관계가 둘이 있는데,그 하나는 '나'와 '너'의 관계이고,다른 하나는 '나'와 '그것'과의 관계라 하였다.
그런데 이 두 관계에서 '나'는 동일하게 남아 있고 다만 그 상대,즉 '너'와 '그것'만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너'와 관계를 가질 때의 '나'는 서로 다른 '나'라 하였다.
이것은 '나'가 어떤 불변하는 실체로서 어딘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그것이 맺는 관계에 따라 바뀌어지는 특별한 존재임을 보여 준다.
'나'의 그 두 가지 존재 방식 가운데 진정 전체적인 인격체로서의 충만한 '나'는 '너'와의 관계를 가질 때의 '나'라고 할 수 있다.
'그것'과 관계를 맺을 때,즉 돈,집,그 사람,국가 등 삼인칭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과 관계를 맺는 주체는 '나'의 일부일 뿐 '나'의 전체는 아니다.
예를 들어,내가 재산을 소유했을 때,나는 단순히 하나의 재산 소유자로서의 나 일 뿐 전체로서의 '나'는 될 수 없다.
그런 '나'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과 바꿀 수 있다.
나 외에도 재산을 소유한 사람은 많고,내가 지금 가진 재산을 다른 사람이 얼마든지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재산이라는 '그것'과의 관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다른 사람들과 비인격적인 관계를 맺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내가 단순히 하나의 기능인으로서 다른 사람과 어떤 일을 처리했을 때,그때의 나는 얼마든지 다른 사람들과 대체될 수 있으며,그 사람은 비록 사람이지만 '나'에게 하나의 '너'가 될 수 없고,오히려 하나의 '그것'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너'와의 관계에 있는 '나'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때의 '나'는 인격 전체이며,다른 무엇과 대체될 수 없는 독특한 존재이다.
물론 '나'와 관계를 맺는 '너'도 마찬가지로 그 인격 전체가 '나'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나'와 '그것'과의 관계는 주체와 객체의 관계로,그 둘은 차등적 관계에 있는 반면,'나'와 '너'와의 관계는 동격인 두 존재들의 대등 관계이다.
그때의 '나'는 진정한 나다.
「고등학교 독서」
다 풀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
내 옷에 앉아 함께 길을 간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
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
나는
모든 살아있음의 제자리를 생각했다.
풀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
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
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여치
하늘은 맑고
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 바람 속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소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
오늘 알았다.
<사랑>,「고등학교 문학」
[문항 2] 제시문 [가]를 전제로 하여 [나]의 국채보상운동이 실패하게 된 이유를 추론해 보시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다]의 관점을 평가하고 [라]와 같은 주장이 제기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보시오. (750자±50)
가 용의자의 고민 모형은 경찰에 체포된 두 피의자에 관한 이야기다.
이들을 보니와 클라이드라고 부르자.
경찰은 현재 이 두 사람이 1년씩 징역형을 받을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대해 확실한 물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그러나 경찰은 이들이 보다 심각한 은행 강도 범죄를 저질렀다는 심증은 있으나 확실한 물증은 없다고 하자.
경찰은 보니와 클라이드를 각각 분리된 방에 감금하고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한다.
"지금 당장 우리는 너를 1년간 형무소에 보낼 수 있다. 그러나 너희 둘이 은행 강도라는 것을 자백하고 다른 방에 있는 네 친구를 주범이라고 증언하면,너는 수사에 협조한 대가로 석방되고,네 친구는 혼자 20년 형을 살 것이다. 그러나 너희 둘 모두 자백을 하면 공범으로 8년씩을 살 것이다."
보니와 클라이드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한다면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들이 자백을 할까,끝까지 범행을 부인할까?
두 용의자는 자백과 부인의 두 가지 전략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이 받을 형량은 자기의 선택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도 달려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먼저 보니의 선택을 생각해 보자. 그는 속으로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클라이드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다. 만약 그 친구가 끝까지 입을 다문다면,나는 자백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바로 석방되기 때문이다). 만약 그 친구가 자백을 한다면,그래도 역시 나는 자백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20년보다는 8년 형을 사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클라이드가 어떻게 하든지 자백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략)
이제 클라이드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도 보니와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그에게도 보니가 어떤 선택을 하든 자백이 형량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다.
결국,보니와 클라이드 모두 자백하고 8년씩 형을 받는다.
그러나 이것은 그들에게 매우 불리한 결과다.
만약 두 사람 모두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면,각각 1년씩 가벼운 형벌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기적으로 행동한 나머지 둘 다 불리한 결과를 얻은 것이다.
두 사람이 협조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두 사람이 체포되기 전에 서로 끝까지 침묵을 지키기로 굳게 약속했다고 하자.
이 약속이 지켜진다면 두 사람 모두 유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이 서로 약속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끝까지 침묵을 지키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두 사람이 서로 격리된 후에는 각자의 이기심에 의해 자백을 하기 때문이다.
「맨큐의 경제학」
나 무릇 신민 된 자가 충성과 의리를 가지면 그 나라가 흥하고 백성이 평안하며,충성과 의리가 없으면 그 나라가 망하고 백성도 절멸하는 것은 비단 고금의 역사상 증거가 뚜렷할 뿐 아니라,현재 유럽의 여러 나라 중에 부강한 나라와 멸망한 나라가 충성과 의리의 여하에 말미암지 않은 나라가 없는 것이다.
국채 1300만 원은 우리 대한의 존망에 관계가 있는 것이다.
갚아 버리면 나라가 존재하고 갚지 못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은 대세가 반드시 그렇게 이르는 것이다.
현재 국고에서는 이 국채를 갚아 버리기 어려운 즉,장차 삼천리 강토는 우리나라와 백성의 것이 아닌 것으로 될 위험이 있다.
토지를 한 번 잃어버리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것이다.
어떻게 월남 등의 나라와 같은 처지를 면할 수 있을까?
2천만 인이 3개월을 한정하여 담배의 흡연을 폐지하고 그 대금으로 1인마다 20전씩 징수하면 1300만 원이 될 수 있다.
우리 2천만 동포 중에 애국 사상을 가진 이는 기어이 이를 실시해서 삼천리 강토를 유지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대한 매일신보,1907. 2. 22.>
「고등학교 국사」
다 시민 사회에서 개인은 경제 활동의 주체이자 단위이며 자유 경쟁을 하는 경제인이다.
따라서,시민 사회가 기본적으로 취하고 있는 경제 체제는 경제 활동이 자유로운 시장 경제이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는 소유권 절대의 원칙과 계약 자유의 원칙,자기 책임의 원칙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자본주의는 소유권의 절대성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소유물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처분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장소를 제공한다.
이러한 자유 시장 경제를 통하여 형성된 개인의 이기심은 창의성과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으며,시장은 누가,무엇을,얼마나 생산할 것인가에 대해서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자율 체계를 형성하였다.
「고등학교 시민 윤리」
라 최근 유가와 도가,그리고 불교 사상에서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사점을 찾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중략)
유가 사상은 서구의 개인주의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공동체주의를 시사하고 있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강조하는 유가 사상은 생태계의 연결 고리인 사람들 사이의 화합과 조화를 이루는 데 적절한 도움을 준다.
그리고 이러한 유가의 기본 관점이 생명 공동체에까지 확대된다면,하나의 환경 철학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고등학교 도덕」
⊙ 논제분석과 답안 작성의 방향
[문항 1] (1)[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3)[다]의 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2)[나]의 관점과 연관지어 논해 보시오. (750자±50)
제시문 [가]는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다.
특히 교과서에도 접할 수 있었던 글이기 때문에 크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
제시문 [가]는 사회의 변화,발전과 함께 대두되고 있는 두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바로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이다.
도를 넘어선 물질만능주의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혼란을 가중시킨다.
이기주의 역시 개인적 영역을 넘어선 집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면서 사회적 문제로 드러나고 있다.
제시문 [나]의 관점을 살펴보자.
진정한 자아발견 내지 자아실현은 단지 자기내면의 성찰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것과의 관계를 통해서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의 자아는 이미 주어진 어떤 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관계를 맺는 대상에 따라 바뀌는 특별한 존재이다.
따라서 진정한 자아의 발견은 '나'와 '그것' 과의 관계가 아닌,'나'와 '너'의 전인적,인격적 관계를 통해서 가능해진다.
동격인 두 존재들의 대등 관계 속에서 완전한 '나'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자아관계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제시문 [다]는 화자가 풀여치 한 마리를 통해,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점차 확장시키고 있다.
이는 세상 속에서 지니고 살아가야 할 존재의 의미와 태도를 깨닫기에 이른다.
무엇보다도 이 작은 사건을 통해 화자는 자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고 있음을 발견해야 한다.
이를 제시문[나]의 관점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자.
위에서도 언급했듯이,스스로에게 집중하는 것이 온전한 자아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제시문[나]는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점은 제시문 [다]에서 찾을 수 있다.
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
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
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
비로소 나는
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
세상을 온전한 하나의 존재로 인식할 때에 진정한 자아의 존재 또한 발견하게 된다는 것은 제시문 [나]의 내용과 상통한다.
제시문 [나]와 [다]를 통해 도출한 결론이 제시문 [가]에서 언급하고 있는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까?
보다 넓게 바라보면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는 모두 정신적인 영역의 문제이다.
가치관을 어떻게 확립하고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볼 것인가,라는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다.
제시문 [나]와 [다]가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상대방을 물질적 존재로 대하지 않고 온전한 하나의 존재로 인식하는 태도는 모든 것을 물질적 가치로 환산하여 '그것'으로 전락시켜 버리는 물질만능주의에 브레이크를 걸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신의 자아에만 집중하기보다 눈을 들어 상대를 바라볼 때,그 관계를 통해 자아의 존재 뿐 만 아니라 상대방의 존재 또한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자신의 이익만을 요구하며 고집하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문항 2] (1)제시문 [가]를 전제로 하여 (2)[나]의 국채보상운동이 실패하게 된 이유를 추론해 보시오. 그리고 (3)이를 토대로 [다]의 관점을 평가하고 (4)[라]와 같은 주장이 제기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해 보시오. (750자±50)
제시문 [가]의 내용은 용의자의 고민모형이다.
두 명의 용의자가 자백을 하지 않을 경우 가장 적은 구형을 받게 되지만,그 보다는 두 사람이 모두 자백을 할 가능성이 더 높음을 지적한다.
그 이유는 서로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즉,제시문 [가]에서는 두 명의 용의자가 고민하는 상황을 통해 각 개인의 이기적인 선택이 사회 전체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제시문 [가]의 상황을 표로 나타내면 위와 같다.
두 사람 모두 1년만 살고 풀려 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결과 8년형을 받게 되었다.
20년형 보다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전체적인 상황을 놓고 본다면 오히려 불합리한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제시문 [나]는 국채보상운동에 참여하기를 독려하는 글로서,각 개인이 국채 1300만원을 갚기 위해서 금연을 실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게 3개월만 돈을 모으면 모든 국채를 갚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이 운동은 실패했다.
이 논제는 그 실패 이유를 제시문 [가]를 전제로 밝히는 것이 관건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제시문 [가]는 각 개개인들이 이기적인 선택을 한 결과로 전체적인 상황은 오히려 불이익을 낳았음을 시사한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국채보상운동이 실패한 이유는,개인들의 이기적인 선택이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만약 개인들이 3개월만 참고 힘을 모았다면 단번에 국채를 갚을 수 있었지만,그렇게 하지 않은 결과 길고 오랜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이는 서로가 침묵을 지킬 경우 1년만 감옥에서 살 수 있었던 것을 개인이 보다 유리할 거라는 판단하에 8년형을 구형받은 용의자들 이야기와 같다.
한편 제시문 [다]는 개인이 시장체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력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시장 경제에서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활동을 영위해 가는데,이때 개인의 이기심은 생산성과 창의성 향상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한다.
제시문 [다]의 이러한 관점을 앞서 도출한 관점을 가지고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제시문 [가]와 [나]를 살펴본 바,우리가 얻은 결론은 제시문 [다]와는 상반된 의견임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개인의 효율성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하여도,결국은 개인적이고 개인에 의한 이기적인 선택이 사회 전체적으로 불이익을 가져왔음을 앞선 사례를 통해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이기적 행위에 근거한 자유시장경제의 효율성이 항상 최적의 상황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유시장경제 원리가 사회 전반적인 관점을 두고 본다면 실패할 수도 있다.
또한 나아가서,개인적인 행동과 사고를 지향하는 자유시장경제 원리를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 태도를 가질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라]는 환경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지 유가사상을 빌려 설명하고 있다.
이는 보다 윤리적 차원에서의 접근이다.
공동체주의를 개인주의에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제안하면서,인간들 사이의 화합,나아가 생명 공동체 전체의 화합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제시문 [가]와 [나]를 바탕으로 얻어낸 통찰에 기인한다.
개인주의적 사고가 모든 사안에 완벽한 정답이 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당위성을 가지는 것이다.
단기적인 시각으로는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이 이익을 가져오는 듯 보이지만,장기적인 안목으로 볼 때 결코 그렇지 않다.
사고를 확장하여,굳이 환경 문제라는 하나의 상황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최적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단기적 이익과 효율성의 극대화가 아닐 수도 있다.
윤리적인 책임과 판단은 또 다른 방향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