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겨울 두 번,특히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 달간 여행지나 피서지,관광지에는 사람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다.

꼭 이렇게 국내 모든 학교들의 방학이 같은 시기에 시작하고 끝나서 성수기만 되면 고속도로가 정체되고,바가지 상거래가 끊이지 않고,불친절한 서비스에 사람도 개미떼처럼 많이 몰려서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이런 혼잡한 대규모 이동이 모두 학교들의 방학시기가 같고,그에 맞추어 직장인들도 이때 정기휴가를 가면서,남녀노소 구분 없이 이 시기를 틈타 휴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이 시기가 노는 시기 혹은 쉬는 시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특정 제한된 지역으로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현상은 여러 면에서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는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

성수기만 되면 여행지나 피서지의 물가는 몇 배 상승할 뿐만 아니라 각종 상점에서 '친절'이라는 말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도 너무 많아 제대로 된 휴가를 만끽하기 어렵다.

또한 각종 피서지의 서비스 제공자들 역시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 어렵다.

피서지 대부분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1년 매출의 큰 비중이 이 시기에 달려 있으므로 태풍이나 큰 자연재해가 들이닥치기라도 하면 1년 동안 안정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짧은 기간에 소비가 몰리는 현상은 나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피서지 현장은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우리나라 문화와 삶의 수준이 너무 낮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국내 피서지에서 적절한 서비스를 찾기 어렵다 보니,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그나마 '휴가철 대목'마저 사라져 관광 수입으로 먹고사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은 더 힘들어지게 된다.

또,달러가 조금씩이라도 해외로 빠져나가면 우리나라 관광 산업에도 해가 되고 국가 경쟁력도 떨어지게 된다.

휴가철이 1년에 한두 시기에 집중되면서 빚어지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점들을 피하기 위해서 시민 단체나 네티즌은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최근에는 초 · 중 · 고교생의 방학 시기를 학교 혹은 지방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자는 주장을 최근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미국처럼 겨울방학은 짧게 일주일간 하고 여름방학은 세 달 정도로 정한다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방학과 휴가 시기와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무관심한 것 같다.

그러나 당장에 직면한 먹고 사는 문제는 아니지만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방학과 휴가이용 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좀 더 다양한 의견들을 바탕으로 건설적인 대화를 해야 할 때다.

허백 생글기자(경기고 1년) huhbaek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