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오르면 우리나라 경제에 得일까 失일까?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 (41) 환율의 영향과 변동 요인
환율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업자는 외화로 받은 수출대금에는 변화가 없지만 이를 원화로 환전할 경우 이익이 증가한다.

따라서 수출재의 가격을 낮춰 더 많은 재화를 수출할 수 있다.

반면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업자는 외화 가격이 동일한 제품을 수입하기 위해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고,수입은 감소한다.

따라서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순수출이 늘어난다.

순수출의 증가는 국내 생산을 증가시키고 고용도 함께 증가시켜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이다.

그러나 환율 상승이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해 원유 등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2008년 수입 품목 중 원유는 비중면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데,그 비중은 무려 19.7%에 이른다.

환율이 올라가면 원유 등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하기 위해 더 많은 원화가 필요해진다.

이는 기업의 생산단가를 높이는 요인이 되어 수출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기업의 생산단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물가도 상승할 것이다.

환율이 상승하면 외채를 갚기 위해 필요한 원화의 양이 늘어나 정부나 민간의 외채상환부담이 커지는 문제점도 있다.

이와 같이 환율은 국민경제에 다각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율의 결정을 알아보는 것이 경제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환율의 결정과정은 너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장기 · 중기 · 단기의 세 가지로 나눠 환율의 결정을 살펴본다(한국은행,「우리나라의 외환제도와 외환시장」,2장 환율 참고).

장기적으로 환율은 각 국가의 통화가치와 연관이 있고,각 국가의 통화가치는 물가와 연관이 있다.

즉,한 나라의 물가가 상승하면 그 나라 통화의 구매력이 떨어지므로 장기적인 측면에서 환율이 상승한다.

품질이 거의 유사한 미국 제품과 우리나라 제품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고 미국 제품의 가격은 Pf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은 P이며 환율은 E 라고 하자.

미국 제품의 원화 판매 가격(Pf×E)이 우리나라 제품의 가격(P)보다 낮다면 사람들은 미국 제품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할 것이다.

재화가 미국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하기 때문에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Pf는 올라가고 P는 내려간다.

이러한 거래는 양국 재화의 가격이 같아질 때까지 발생한다.

즉 균형은 Pf×E=P가 된다.

이때 Pf를 양변에 나눠주면 환율은 양 국가의 물가수준비율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알 수 있다.


E = P / Pf


이 식이 구매력 평가를 나타내는 식으로 양 국가에서 생산된 재화는 동일한 가격에 판매돼야 한다는 '일물일가의 법칙'을 나타낸다.

구매력 평가는 비교적 장기의 환율결정을 잘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생산성이 증가하면 더 싼값에 재화를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물가가 하락하고 통화가치가 올라가서 환율이 내려간다.

생산성의 변화 역시 단기에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도 장기적인 측면에서 환율결정을 설명하는 요인이다.

중기적으로 환율은 외환의 수급에 의해 결정된다.

수출이 증가하면 수취한 외환이 늘어난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 경제의 원리일 것이고,외환이 늘어나면 외환의 가치가 내려간다.

이는 상대적으로 원화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환율이 내려갈 것이다.

수입이 늘어나는 경우에는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

주식이나 부동산 거래와 같은 자본거래도 환율에 영향을 준다.

만약 국내 주식이나 부동산을 구매하려면 외환을 원화로 환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외환의 공급이 늘어나고 원화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환율은 내려간다.

이러한 국제거래는 국제수지표에 자세히 기록되는데,국제수지표에 관해서는 다음 시간에 다시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도 외환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면서 환율에 영향을 준다.

정부가 긴축적 통화정책을 운용하면 통화량이 감소하면서 국내 이자율이 올라간다.

국내 이자율이 올라가면 고수익을 찾아 외국 자본이 들어오면서 외환의 공급이 늘어나 환율이 하락할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시에 우리나라는 고금리 정책을 취했고,외국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외환이 늘어나고 환율이 내려가면서 안정화되었던 것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자율이 올라가면 국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외국인 주식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환율을 상승시킨다는 반론도 있다.

따라서 그 효과를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재정정책도 그 효과를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사람들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입수요도 늘어나 환율이 상승한다.

그러나 기업의 수익이 개선되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 환율이 하락한다.

마지막으로 매일,혹은 실시간과 같은 아주 짧은 단기에 환율은 민간의 기대와 같은 요인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사람들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면 사람들은 보유한 원화를 팔고 달러를 구매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기대가 실현되는 순간 환율은 크게 상승할 것이다.

환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실제로 환율이 오른 것으로 이를 자기실현적 기대(self-fulfilling prophecy)가 실현되었다고 말한다.

이처럼 환율의 결정에 관한 이론과 현실이 복잡하고 다양하기 때문인지 환율의 변화를 만족스럽게 설명하는 확실하고 통일된 이론은 아직도 개발 중에 있다.

따라서 공부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환율의 영향과 결정요인을 암기하기보다는 각 경우에 따라 나눠서 논리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차성훈 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원 econcha@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