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뿐만 아니라…”가 틀린 이유

가) 부실기업이 사회 문제화할 때마다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기업 경영에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뿐이다. ('뿐'은 용언의 관형형 뒤에서 '다만 어찌할 따름'이란 의미로 쓰인 의존명사)

나)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경영진뿐 아니라 근로자들도 나눠져야 한다. ('뿐'은 체언이나 부사어 뒤에서 유일,한정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

다)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뿐더러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그것만 아니라 다른 일이 더 있음'을 뜻하는 '-ㄹ뿐더러'는 어미)

가)와 나),다)에는 공통적으로 '뿐'이 쓰였지만 그 기능과 더하는 의미는 각각 다르다.

'뿐'은 의존명사로도,조사로도,어미로도 쓰인다.

각각의 경우를 구별할 수 있어야 그에 따른 띄어쓰기가 가능해진다.

복잡한 것 같지만 몇 가지 요령만 알고 있으면 쉽게 풀 수 있다.

우선 가)에 쓰인 '관형어+뿐'의 형태를 기억해 둬야 한다.

이때의 '뿐'은 의존명사이므로 항상 띄어 쓴다.

관형어 뒤에서 '뿐'이 단독으로 쓰이든가('구경만 할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지정사 '이다'와 결합한 '-ㄹ(-ㄴ) 뿐이고/뿐이지만/뿐 아니라…' 등의 형태로 쓰인다.

이때 '뿐' 뒤에 조사 '만'이 붙기도 하는데 조사는 항상 윗말에 붙여 쓰므로 '-ㄹ(-ㄴ) 뿐만 아니라' 식으로 띄어 쓰면 된다.

그런데 '-ㄹ 뿐' 뒤에 '-더러'가 붙은 '-ㄹ뿐더러'는 어미로 완전히 굳은 형태이므로 항상 붙여 쓴다.

다)의 경우가 그런 것이다.

어미로 정착한 말은 '-ㄹ뿐더러' 하나이다.

나)에서처럼 명사나 대명사 등 체언 뒤에 쓰이는 '뿐'은 '그것만이고 더는 없음' 또는 '오직 그러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조사이므로 항상 붙여 쓴다.

또 조사로 쓰이는 '뿐'은 체언뿐 아니라 부사어 뒤에서도 쓸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가령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라는 문장에서 '학교에서 뿐만'은 붙여 써야 한다.

조사는 조사끼리 결합할 수 있으므로 부사격 조사 '에서'와 역시 조사끼리 결합한 '뿐만'은 모두 붙여 쓰는 것이다.

이같이 조사가 겹칠 경우 이를 무심코 띄어 쓰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