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은 인격적 자아의 내적 균열의 산물이다?
⊙ 제시문 분석
고려대학교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제시문별 핵심 쟁점을 정리해 보자.
제시문 (1)은 게오르크 짐멜의 '부끄러움의 심리학에 대하여'라는 글의 일부를 편집한 것이다.
전통적인 공동체의 해체는 현대 사회의 구조와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다층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현대인은 자본에 종속되어 생활행태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따라서 짐멜 역시 현대적 생활양식 속에서 기능하는 돈의 철학에 집중했지만,그 외의 것들에 대해 매우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제시문 (1)의 '부끄러움의 심리학에 대하여'이다.
통상 부끄러움은 객관적 규범의 위반에 따라 우리 마음에 야기된 도덕적 가책의 상태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짐멜은 부끄러움이 단지 도덕적 감수성의 결과가 아니라 본질상 우리의 인격적 자아의 내적 분열의 산물이라는 근원적인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부끄러움의 감정이 우리의 인격 전체를 건드릴 때 발생한다는 사실,이 감정이 내게 시선을 던지는 자와의 인격적 거리에 의존적이라는 점,인격적 자아가 특정 전체 안에 익명적 도피처를 찾을 경우 부끄러움은 소멸된다는 점,부끄러움의 도발적 공격에 처한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인격적 자아가 드러나는 장소로서의 얼굴을 가린다는 점 등은 이 감정이 객관적 규범의 위반에 대한,'인간 본성'의 또는 '사회의 약속'의 경고 이상의 무엇임을 보여주는 사태들이다.
현대성에 대한 짐멜의 분석은 늘 현대적 삶의 다양한 국면과 질적 변양들을 향하지만,이 다양성 안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구조적 통일성을 추구한다는 점에 그 특색이 있다.
이는 물론 어떤 형식적 규정도 거부하는 삶(Leben)의 생동성에서 출발하면서도 다양한 내용적 삶 이상의 것(Mehr als Leben),즉 부끄러움은 단순히 감정의 일부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내재된 하나의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짐멜이 부끄러움의 감정을 인격적 자아의 내적 균열로 설명할 때 의미했던 바이다.
제시문 (2)는 「맹자(孟子)」에서 발췌한 것이다.
맹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로서,유가 사상의 정치이념인 왕도정치의 실현을 강조했고 그 근거로서 성선설을 주장하였다.
왕도정치의 핵심은 법령이나 무력이 아니라 도덕적 교화를 통해 이상적인 사회를 이루는 것인데,이러한 도덕적 교화가 가능한 이유는 모든 사람에게 선천적인 도덕의식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천적인 도덕의식,즉 선한 본성은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옳지 않은 일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할 줄 아는 마음 등으로 나타나며,바로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은 짐승과 구분된다.
그런데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욕심 때문에 이러한 본래의 마음을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고,여기에서 사회의 악과 혼란이 발생한다.
본심을 잃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 마음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음을 일깨워서 욕심에 가려져 발휘되지 못했던 도덕의식을 회복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맹자가 주장한 도덕적 교화이다.
본문은 「맹자」의 '웅어장'과 '우산장'에서 발췌한 것으로 '부끄러움'을 선천적인 도덕의식의 발현으로 보는 맹자의 관점을 보여준다.
그에 의하면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인간이 짐승과 구별되는 점이다.
삶을 바라는 것은 인간이나 짐승이나 마찬가지이지만,인간에게는 목숨을 잃는 한이 있어도 그 일만은 하지 않을 만큼 부끄러운 일이 있다.
이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은 높은 도덕적 성취를 이룬 사람뿐만 아니라 행인이나 거지를 비롯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래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기적 욕심 때문에 이 마음을 잃고 살아가며,자신이 본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을 모든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음을 일깨우는 것은 선천적 도덕의식을 회복하는 길이며,이를 통해 사회의 악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부끄러움'은 선천적 도덕의식의 발현일 뿐 아니라 도덕적 실천의 근거가 된다.
제시문 (3)은 마사 너스바움(Martha Nussbaum)이 2004년에 출간한 Hiding from Humanity; Disgust,Shame and the Law (Princeton University Press)라는 책에서 취한 것이다.
너스바움은 미국 시카고대학(the University of Chicago)에서 법학,정치사상,그리고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너스바움은 한편으로는 문화적 특수성과 인류 보편성을 조화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capabilities)의 기준들을 확보하기 위한 개방된 심의를 주장하고,다른 한편으로는 그 가능성을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다룸으로써 개인의 선택이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한다는 자유주의적 견해를 갖고 있다.
이 책은 너스바움이 자신의 도덕 심리학적 견해를 수치심과 경멸이 법률적 판단의 정당한 기초가 될 수 있느냐의 문제로 확대한 것으로,사회적 경멸과 수치심은 본질적으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위계적 질서를 형성하기에 사회적으로 해롭지 않은 행위영역에서의 자유마저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너스바움은 자유와 평등을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가치라고 간주하는 입장에서는 법과 공공정책에서 수치심과 경멸의 도덕적 · 윤리적 기능을 강조하는 견해를 거부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발췌된 부분은 수치심이 사회적으로 구성되며,이러한 수치심의 사회적 구성은 어떤 사회의 '정상'에 대한 규정,소수에 대한 다수의 주변화 또는 오명,그리고 소수의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자율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정치사회적 강제가 수반된다는 입장을 수치심의 사회적 기능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에 대립되도록 재정리한 것이다.
이 부분은 한편으로는 무엇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규범으로부터 일탈에 대해 가해지는 수치심의 부여가 갖는 정치사회적 긍정적 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입장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수치심이 지나치게 수치심을 느끼는 대상을 넓게 상정하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개인적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사회적 수치심이 갖는 정치사회적 기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보여주는 것이 이 제시문을 채택한 하나의 이유였다.
제시문 (4)는 한수산의 단편소설 「사월의 끝」 중의 한 부분이다.
이 소설의 화자인 '나'는 대학생이다.
'나'는 다방에서 형수와 마주앉아 차를 마시며 형을 기다린다.
형수는 형과 함께 다방 앞에 있는 병원으로 갈 예정이다.
병을 앓는 형수는 그 병원에 입원하려고 한다.
형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나'는 형수의 결벽성을 깨닫는다.
형수는 찻잔의 손잡이를 왼손으로 쥐는데 그것은 찻잔에 남아 있는 것 같은 다른 사람들의 입술 자국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른손으로 찻잔의 손잡이를 쥐기 때문이다.
형수의 그러한 결벽성을 보면서 '나'는 죽은 누나를 회상한다.
제시문 (4)가 바로 그 회상 부분이다.
누나는 '나'를 데리고 강으로 목욕을 간다.
누나가 목욕을 하는 동안 '나'는 그녀가 벗어놓은 옷을 지켜야 한다.
누나는 자신의 벗은 몸을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꺼린다.
그런데 누나가 지닌 부끄러움의 정도를 헤아리지 못한 '나'는 문득 공연한 장난을 친다.
'나'는 누나가 벗은 몸으로 뒤 따라오리라 믿으며 그녀의 옷을 지닌 채 강가를 떠난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 달리 누나는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저녁 무렵까지 물속에 있던 누나는 형이 가져다 준 옷을 입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누나는 열에 들떠 몇 날을 앓는다.
누나가 죽음을 맞는다. 누나에게는 벗은 몸에 대한 부끄러움이 죽음보다 컸던 것이다.
이 제시문에서 벗은 몸에 대한 누나의 부끄러움을 형성한 요인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것은 본성일 수도 있고 사회적 관습일 수도 있다.
아울러 이 제시문에는 '나'의 부끄러움도 암시된다.
'나'는 누나의 부끄러움을 짐작하지 못하여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그리고 그 일은 '나'에게 부끄러움에 대한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제시문 (5)는 물질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자와 물질적 이익뿐만 아니라 공정성도 중시하는 의사결정자에 대한 정의를 제시하고 특수한 상황 하에서 이러한 의사결정 방식의 차이가 어떤 사회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유도한다.
물질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자를 단순이익 추구자로 정의하고 이에 대비되어 물질적 이익과 공정성을 모두 중시하는 의사결정자를 복합이익 추구자로 정의한다.
복합이익 추구자가 공정성을 고려하는 방식은 제시된 A,B,C 세 가지 특성에 따른다.
특성 A는 자신을 공정하게 대한 타인을 위해서 물질적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는 특성이고 B는 불공정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위해 물질적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는 특성이다.
마지막으로 C는 물질적 희생의 크기가 작을수록 A와 B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특성이다.
제시문은 두 사람이 일정한 금액을 분배하는 특수한 예에서 단순이익 추구행위의 결과와 복합이익 추구행위의 결과의 비교를 시도하고 있다.
이 예에서 갑은 제3자로부터 제공받은 금액을 배분하는 역할을 하고 을은 이를 수락하거나 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은 배분을 통하여 자신에게 가능한 높은 금액을 할당할 기회 혹은 을에게 일부 금액을 양도할 기회를 가지나 최종 결과는 을의 수락 혹은 거절 이후에 결정된다.
을은 거절을 통하여 갑에게 물질적 손실을 안겨줄 권한을 가지는데 거절은 을에게도 역시 물질적 손실을 의미한다.
⊙ 논제 분석
모의논술 문항이므로 최대한 학교 측의 설명과 의도를 옮기며 설명을 진행하겠다.
논제 Ⅰ은 제시문 (1)을 500자 내외로 요약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전통적으로 500자 요약을 1번 문제로 배치하고 있다.
특히 1번은 요약분량은 길지 않으면서 제시문은 타 제시문에 비해 긴 특징을 보인다.
이 요약에서 제대로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내용의 선정과 조직이 매우 중요하다.
제시문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을 빠짐 없이 정리하는 내용의 '선정'이 필요하고,또 이것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로 재배열하고 표현하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
즉 제시문의 주요 내용이 모두 거론되어야 하고,또한 분량의 제한을 어겨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 능력과 이해한 바에 대한 압축적 표현 능력이 요구된다.
물론 제시문에는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그 분량도 자못 긴 편이어서,요구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주요 내용을 자신의 표현으로 바꾸고,그것이 하나의 완결된 논리와 흐름을 가지게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은 고려대 1번 문제를 고득점하기 위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제시문 (1)의 경우에는 인격적 자아의 내적 분열로서의 부끄러움이 중심이 될 것이고 그 외의 여러 내용들(인격 전체에 대한 침해의 결과로서의 부끄러움,인격적 거리의 중요성,도덕적 감수성과의 차이,전체 안에서의 부끄러움의 소멸 등)이 2차적인 논거들이다.
주요내용과 2차 논거는 하나의 톱니바퀴 같이 제대로 맞물려 통일된 논리 속에서 서술돼야 한다.
논제 Ⅱ는 제시문 (2)와 (3)의 견해를 비교한 다음, 제시문 (1) (2) (3)의 이론적 주장들을 참고하여 제시문 (4)의 구체적 사례를 설명하고,부끄러움이라는 전체 주제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비교→사례설명→자기견해 제시라는 복합적인 논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소논제별로 충분한 정리가 필요하다.
우선 비교에 있어서 (2)와 (3)의 견해를 단순히 나열하는 수준의 요약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제시문 (2)와 (3)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명히 부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정한 관점을 도출해서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시문 (2)와 (3)에 서술된 부끄러움의 기원과 기능을 체계적으로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제시문 (2)는 부끄러움이 인간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본연의 것, 즉 선천적 도덕의식이 발현하는 순간으로 보고,부끄러움의 회복을 사회적 문제와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부끄러움의 기원을 생래적,선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부끄러움의 사회적 기능을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제시문 (3)은 부끄러움이 정상적인 것과 구별되는 특이함과 관련된다고 보고,역사적으로 이 특이함을 오명으로 낙인찍어 온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부끄러움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후천적인 것이며,부끄러움의 사회적 부여가 부정적 측면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제시문은 수치심과 경멸의 사회 윤리적 기능 혹은 활용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시문 (2)와 (3)는 수치심의 근원과 그 사회적 기능을 파악하는 데 있어 상당한 대조점을 갖는다.
제시문 (2)가 개인의 내재된 것으로서의 부끄러움을 따진다면 제시문 (3)은 사회적,환경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두 번째 소논제는 제시문 (1) (2) (3)을 참고하여 (4)의 부끄러움을 해설하는 것이다.
(4)에는 두 종류의 부끄러움이 나온다.
그 하나가 자신의 벗은 몸에 대한 누나의 부끄러움이라면 다른 하나는 누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나'의 부끄러움이다.
그 부끄러움과 관련하여 제시문 (1)에서는 인격적 자아의 내적 균열이,제시문 (2)에서는 선천적인 도덕의식의 발현이,제시문 (3)에서는사회적 규범이 주목되어야 한다.
제시문 (1) (2) (3)의 그러한 측면들을 통해 누나의 부끄러움에 대한 분석과 설명이 가능하다.
벗은 몸에 대한 누나의 부끄러움은 타자의 시선과 관련한 자의식을 내포한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은 타고난 성격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지만 문화적 학습의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 양자의 미묘한 관련이 누나의 부끄러움을 해설하는데 고려되어야 한다.
누나의 부끄러움에 이어서 '나'의 후회스런 부끄러움 또한 거론되어야 한다.
부끄러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특정 제시문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특정 제시문을 선택하여 좀 더 구체적인 근거와 논리를 통해 해당 제시문의 주장을 강화하거나,구체적 사례와 논거를 통해 위의 어떤 제시문들과도 다른 주장을 전개하는 방식을 취하여 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시문 (1) (2) (3) 중 어느 하나만을 참고한다든지,셋 중 하나라도 언급하지 않을 경우 논제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반드시 (1) (2) (3)을 모두 참고해서 글을 완성해야 한다.
논제 Ⅲ은 고려대학교에서 전통적으로 논증,또는 수리적 논리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올해 모의논술도 역시 같은 선상에서 출제된 문항이다.
고려대 Ⅲ번 문항을 수리논술이라 하여 선입견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지만,실제는 누구나 풀 수 있는 난도로 출제되므로 조금만 생각하고 정리하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수리논술의 가장 큰 적은 수험생의 지나친 두려움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문제에서는 제시문(5)에 정의된 의사결정자의 행동특성을 바탕으로 (5)에 주어진 특수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자들이 어떤 결정을 하게 될 것인지 추론하여야 한다.
특성 A,B,C를 따르는 두 명의 복합이익 추구자가 상대방의 다양한 행동가능성을 고려하여 이르게 되는 의사결정을 서술하면 된다.
갑과 을 모두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동시에 공정한 대우에는 호의적으로 그리고 불공정한 대우에는 적대적으로 대할 수 있는 행동특성을 가지고 있다.
갑은 을이 공정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으므로 A에 따라 자기 몫을 희생하고 적정한 금액을 떼어 주려 할 것이다.
그러나 C에 따라 이렇게 을에 양도하는 금액은 지나치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지나치게 적은 금액을 양도할 경우 B에 따라 을이 거절하여 두 사람 모두 아무런 금액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을에게 양도하는 금액은 과소하지도 않을 것이다.
갑은 을이 수락할 만한 과소하지도 않고 과도하지도 않을 금액들 중에서 자신의 복합이익을 극대화하는 제안을 하게 될 것임을 추론하면 된다.
을의 경우 갑이 지나치게 적은 금액을 양도하면 B에 따라 거절함으로써 갑에게 피해를 주려는 동기를 가지게 되고 이러한 동기가 실제 거절로 이어지려면 C에 따라 자신의 희생,즉 갑이 양도한 금액이 충분히 적어야 한다.
반면에 갑이 충분히 많은 금액을 제안하면 을이 거절함으로써 희생하는 금액이 크게 되어,C에 따라 A나 B의 동기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다.
따라서 물질적 이익에 따라 을은 갑의 제안을 수락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을은 일정한 금액 이상의 제안을 수락하고 그 미만의 제안은 거절할 것임을 추론하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갑은 을이 수락하는 범위에서 복합이익을 극대화하는 제안을 하고 을은 이를 수락하여 배분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추론하고 이를 단순이익 추구의 경우와 비교하여야 한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
⊙ 제시문 분석
고려대학교에서 발표한 내용을 토대로 제시문별 핵심 쟁점을 정리해 보자.
제시문 (1)은 게오르크 짐멜의 '부끄러움의 심리학에 대하여'라는 글의 일부를 편집한 것이다.
전통적인 공동체의 해체는 현대 사회의 구조와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다층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현대인은 자본에 종속되어 생활행태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다.
따라서 짐멜 역시 현대적 생활양식 속에서 기능하는 돈의 철학에 집중했지만,그 외의 것들에 대해 매우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이론을 제시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제시문 (1)의 '부끄러움의 심리학에 대하여'이다.
통상 부끄러움은 객관적 규범의 위반에 따라 우리 마음에 야기된 도덕적 가책의 상태로 여겨지곤 한다.
그러나 짐멜은 부끄러움이 단지 도덕적 감수성의 결과가 아니라 본질상 우리의 인격적 자아의 내적 분열의 산물이라는 근원적인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부끄러움의 감정이 우리의 인격 전체를 건드릴 때 발생한다는 사실,이 감정이 내게 시선을 던지는 자와의 인격적 거리에 의존적이라는 점,인격적 자아가 특정 전체 안에 익명적 도피처를 찾을 경우 부끄러움은 소멸된다는 점,부끄러움의 도발적 공격에 처한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인격적 자아가 드러나는 장소로서의 얼굴을 가린다는 점 등은 이 감정이 객관적 규범의 위반에 대한,'인간 본성'의 또는 '사회의 약속'의 경고 이상의 무엇임을 보여주는 사태들이다.
현대성에 대한 짐멜의 분석은 늘 현대적 삶의 다양한 국면과 질적 변양들을 향하지만,이 다양성 안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구조적 통일성을 추구한다는 점에 그 특색이 있다.
이는 물론 어떤 형식적 규정도 거부하는 삶(Leben)의 생동성에서 출발하면서도 다양한 내용적 삶 이상의 것(Mehr als Leben),즉 부끄러움은 단순히 감정의 일부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내재된 하나의 행태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짐멜이 부끄러움의 감정을 인격적 자아의 내적 균열로 설명할 때 의미했던 바이다.
제시문 (2)는 「맹자(孟子)」에서 발췌한 것이다.
맹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로서,유가 사상의 정치이념인 왕도정치의 실현을 강조했고 그 근거로서 성선설을 주장하였다.
왕도정치의 핵심은 법령이나 무력이 아니라 도덕적 교화를 통해 이상적인 사회를 이루는 것인데,이러한 도덕적 교화가 가능한 이유는 모든 사람에게 선천적인 도덕의식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선천적인 도덕의식,즉 선한 본성은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옳지 않은 일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할 줄 아는 마음 등으로 나타나며,바로 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간은 짐승과 구분된다.
그런데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욕심 때문에 이러한 본래의 마음을 많은 사람들이 잃어버리고 살아가고 있고,여기에서 사회의 악과 혼란이 발생한다.
본심을 잃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이 마음을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음을 일깨워서 욕심에 가려져 발휘되지 못했던 도덕의식을 회복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맹자가 주장한 도덕적 교화이다.
본문은 「맹자」의 '웅어장'과 '우산장'에서 발췌한 것으로 '부끄러움'을 선천적인 도덕의식의 발현으로 보는 맹자의 관점을 보여준다.
그에 의하면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이야말로 인간이 짐승과 구별되는 점이다.
삶을 바라는 것은 인간이나 짐승이나 마찬가지이지만,인간에게는 목숨을 잃는 한이 있어도 그 일만은 하지 않을 만큼 부끄러운 일이 있다.
이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은 높은 도덕적 성취를 이룬 사람뿐만 아니라 행인이나 거지를 비롯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래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기적 욕심 때문에 이 마음을 잃고 살아가며,자신이 본래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을 모든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음을 일깨우는 것은 선천적 도덕의식을 회복하는 길이며,이를 통해 사회의 악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부끄러움'은 선천적 도덕의식의 발현일 뿐 아니라 도덕적 실천의 근거가 된다.
제시문 (3)은 마사 너스바움(Martha Nussbaum)이 2004년에 출간한 Hiding from Humanity; Disgust,Shame and the Law (Princeton University Press)라는 책에서 취한 것이다.
너스바움은 미국 시카고대학(the University of Chicago)에서 법학,정치사상,그리고 철학을 가르치고 있다.
너스바움은 한편으로는 문화적 특수성과 인류 보편성을 조화시키는 방법의 하나로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가능성(capabilities)의 기준들을 확보하기 위한 개방된 심의를 주장하고,다른 한편으로는 그 가능성을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는 능력뿐만 아니라 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다룸으로써 개인의 선택이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한다는 자유주의적 견해를 갖고 있다.
이 책은 너스바움이 자신의 도덕 심리학적 견해를 수치심과 경멸이 법률적 판단의 정당한 기초가 될 수 있느냐의 문제로 확대한 것으로,사회적 경멸과 수치심은 본질적으로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위계적 질서를 형성하기에 사회적으로 해롭지 않은 행위영역에서의 자유마저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너스바움은 자유와 평등을 민주주의의 핵심적인 가치라고 간주하는 입장에서는 법과 공공정책에서 수치심과 경멸의 도덕적 · 윤리적 기능을 강조하는 견해를 거부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발췌된 부분은 수치심이 사회적으로 구성되며,이러한 수치심의 사회적 구성은 어떤 사회의 '정상'에 대한 규정,소수에 대한 다수의 주변화 또는 오명,그리고 소수의 인간으로서 존엄성과 자율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정치사회적 강제가 수반된다는 입장을 수치심의 사회적 기능을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에 대립되도록 재정리한 것이다.
이 부분은 한편으로는 무엇보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규범으로부터 일탈에 대해 가해지는 수치심의 부여가 갖는 정치사회적 긍정적 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입장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주고,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수치심이 지나치게 수치심을 느끼는 대상을 넓게 상정하고 있어 궁극적으로는 개인적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고 제한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사회적 수치심이 갖는 정치사회적 기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보여주는 것이 이 제시문을 채택한 하나의 이유였다.
제시문 (4)는 한수산의 단편소설 「사월의 끝」 중의 한 부분이다.
이 소설의 화자인 '나'는 대학생이다.
'나'는 다방에서 형수와 마주앉아 차를 마시며 형을 기다린다.
형수는 형과 함께 다방 앞에 있는 병원으로 갈 예정이다.
병을 앓는 형수는 그 병원에 입원하려고 한다.
형수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나'는 형수의 결벽성을 깨닫는다.
형수는 찻잔의 손잡이를 왼손으로 쥐는데 그것은 찻잔에 남아 있는 것 같은 다른 사람들의 입술 자국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른손으로 찻잔의 손잡이를 쥐기 때문이다.
형수의 그러한 결벽성을 보면서 '나'는 죽은 누나를 회상한다.
제시문 (4)가 바로 그 회상 부분이다.
누나는 '나'를 데리고 강으로 목욕을 간다.
누나가 목욕을 하는 동안 '나'는 그녀가 벗어놓은 옷을 지켜야 한다.
누나는 자신의 벗은 몸을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을 꺼린다.
그런데 누나가 지닌 부끄러움의 정도를 헤아리지 못한 '나'는 문득 공연한 장난을 친다.
'나'는 누나가 벗은 몸으로 뒤 따라오리라 믿으며 그녀의 옷을 지닌 채 강가를 떠난다.
그러나 '나'의 예상과 달리 누나는 물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저녁 무렵까지 물속에 있던 누나는 형이 가져다 준 옷을 입고서 집으로 돌아온다.
누나는 열에 들떠 몇 날을 앓는다.
누나가 죽음을 맞는다. 누나에게는 벗은 몸에 대한 부끄러움이 죽음보다 컸던 것이다.
이 제시문에서 벗은 몸에 대한 누나의 부끄러움을 형성한 요인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것은 본성일 수도 있고 사회적 관습일 수도 있다.
아울러 이 제시문에는 '나'의 부끄러움도 암시된다.
'나'는 누나의 부끄러움을 짐작하지 못하여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하였다.
그리고 그 일은 '나'에게 부끄러움에 대한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제시문 (5)는 물질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자와 물질적 이익뿐만 아니라 공정성도 중시하는 의사결정자에 대한 정의를 제시하고 특수한 상황 하에서 이러한 의사결정 방식의 차이가 어떤 사회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유도한다.
물질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의사결정자를 단순이익 추구자로 정의하고 이에 대비되어 물질적 이익과 공정성을 모두 중시하는 의사결정자를 복합이익 추구자로 정의한다.
복합이익 추구자가 공정성을 고려하는 방식은 제시된 A,B,C 세 가지 특성에 따른다.
특성 A는 자신을 공정하게 대한 타인을 위해서 물질적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는 특성이고 B는 불공정한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위해 물질적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는 특성이다.
마지막으로 C는 물질적 희생의 크기가 작을수록 A와 B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특성이다.
제시문은 두 사람이 일정한 금액을 분배하는 특수한 예에서 단순이익 추구행위의 결과와 복합이익 추구행위의 결과의 비교를 시도하고 있다.
이 예에서 갑은 제3자로부터 제공받은 금액을 배분하는 역할을 하고 을은 이를 수락하거나 거절하는 역할을 한다.
갑은 배분을 통하여 자신에게 가능한 높은 금액을 할당할 기회 혹은 을에게 일부 금액을 양도할 기회를 가지나 최종 결과는 을의 수락 혹은 거절 이후에 결정된다.
을은 거절을 통하여 갑에게 물질적 손실을 안겨줄 권한을 가지는데 거절은 을에게도 역시 물질적 손실을 의미한다.
⊙ 논제 분석
모의논술 문항이므로 최대한 학교 측의 설명과 의도를 옮기며 설명을 진행하겠다.
논제 Ⅰ은 제시문 (1)을 500자 내외로 요약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전통적으로 500자 요약을 1번 문제로 배치하고 있다.
특히 1번은 요약분량은 길지 않으면서 제시문은 타 제시문에 비해 긴 특징을 보인다.
이 요약에서 제대로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내용의 선정과 조직이 매우 중요하다.
제시문에서 핵심이 되는 부분을 빠짐 없이 정리하는 내용의 '선정'이 필요하고,또 이것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언어로 재배열하고 표현하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
즉 제시문의 주요 내용이 모두 거론되어야 하고,또한 분량의 제한을 어겨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 능력과 이해한 바에 대한 압축적 표현 능력이 요구된다.
물론 제시문에는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그 분량도 자못 긴 편이어서,요구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주요 내용을 자신의 표현으로 바꾸고,그것이 하나의 완결된 논리와 흐름을 가지게 연결성을 확보하는 것은 고려대 1번 문제를 고득점하기 위해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제시문 (1)의 경우에는 인격적 자아의 내적 분열로서의 부끄러움이 중심이 될 것이고 그 외의 여러 내용들(인격 전체에 대한 침해의 결과로서의 부끄러움,인격적 거리의 중요성,도덕적 감수성과의 차이,전체 안에서의 부끄러움의 소멸 등)이 2차적인 논거들이다.
주요내용과 2차 논거는 하나의 톱니바퀴 같이 제대로 맞물려 통일된 논리 속에서 서술돼야 한다.
논제 Ⅱ는 제시문 (2)와 (3)의 견해를 비교한 다음, 제시문 (1) (2) (3)의 이론적 주장들을 참고하여 제시문 (4)의 구체적 사례를 설명하고,부끄러움이라는 전체 주제에 관해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즉 비교→사례설명→자기견해 제시라는 복합적인 논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각각의 소논제별로 충분한 정리가 필요하다.
우선 비교에 있어서 (2)와 (3)의 견해를 단순히 나열하는 수준의 요약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제시문 (2)와 (3)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명히 부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특정한 관점을 도출해서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제시문 (2)와 (3)에 서술된 부끄러움의 기원과 기능을 체계적으로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
제시문 (2)는 부끄러움이 인간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본연의 것, 즉 선천적 도덕의식이 발현하는 순간으로 보고,부끄러움의 회복을 사회적 문제와 혼란을 해결할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부끄러움의 기원을 생래적,선천적인 것으로 간주하고,부끄러움의 사회적 기능을 긍정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제시문 (3)은 부끄러움이 정상적인 것과 구별되는 특이함과 관련된다고 보고,역사적으로 이 특이함을 오명으로 낙인찍어 온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부끄러움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후천적인 것이며,부끄러움의 사회적 부여가 부정적 측면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제시문은 수치심과 경멸의 사회 윤리적 기능 혹은 활용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시문 (2)와 (3)는 수치심의 근원과 그 사회적 기능을 파악하는 데 있어 상당한 대조점을 갖는다.
제시문 (2)가 개인의 내재된 것으로서의 부끄러움을 따진다면 제시문 (3)은 사회적,환경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두 번째 소논제는 제시문 (1) (2) (3)을 참고하여 (4)의 부끄러움을 해설하는 것이다.
(4)에는 두 종류의 부끄러움이 나온다.
그 하나가 자신의 벗은 몸에 대한 누나의 부끄러움이라면 다른 하나는 누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나'의 부끄러움이다.
그 부끄러움과 관련하여 제시문 (1)에서는 인격적 자아의 내적 균열이,제시문 (2)에서는 선천적인 도덕의식의 발현이,제시문 (3)에서는사회적 규범이 주목되어야 한다.
제시문 (1) (2) (3)의 그러한 측면들을 통해 누나의 부끄러움에 대한 분석과 설명이 가능하다.
벗은 몸에 대한 누나의 부끄러움은 타자의 시선과 관련한 자의식을 내포한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은 타고난 성격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지만 문화적 학습의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그 양자의 미묘한 관련이 누나의 부끄러움을 해설하는데 고려되어야 한다.
누나의 부끄러움에 이어서 '나'의 후회스런 부끄러움 또한 거론되어야 한다.
부끄러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서술하는 부분에서는 특정 제시문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비판하거나,특정 제시문을 선택하여 좀 더 구체적인 근거와 논리를 통해 해당 제시문의 주장을 강화하거나,구체적 사례와 논거를 통해 위의 어떤 제시문들과도 다른 주장을 전개하는 방식을 취하여 답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제시문 (1) (2) (3) 중 어느 하나만을 참고한다든지,셋 중 하나라도 언급하지 않을 경우 논제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반드시 (1) (2) (3)을 모두 참고해서 글을 완성해야 한다.
논제 Ⅲ은 고려대학교에서 전통적으로 논증,또는 수리적 논리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올해 모의논술도 역시 같은 선상에서 출제된 문항이다.
고려대 Ⅲ번 문항을 수리논술이라 하여 선입견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지만,실제는 누구나 풀 수 있는 난도로 출제되므로 조금만 생각하고 정리하면 쉽게 정리할 수 있다.
수리논술의 가장 큰 적은 수험생의 지나친 두려움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번 문제에서는 제시문(5)에 정의된 의사결정자의 행동특성을 바탕으로 (5)에 주어진 특수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자들이 어떤 결정을 하게 될 것인지 추론하여야 한다.
특성 A,B,C를 따르는 두 명의 복합이익 추구자가 상대방의 다양한 행동가능성을 고려하여 이르게 되는 의사결정을 서술하면 된다.
갑과 을 모두 자신의 이익을 최대화하는 동시에 공정한 대우에는 호의적으로 그리고 불공정한 대우에는 적대적으로 대할 수 있는 행동특성을 가지고 있다.
갑은 을이 공정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으므로 A에 따라 자기 몫을 희생하고 적정한 금액을 떼어 주려 할 것이다.
그러나 C에 따라 이렇게 을에 양도하는 금액은 지나치게 크지는 않을 것이다.
한편 지나치게 적은 금액을 양도할 경우 B에 따라 을이 거절하여 두 사람 모두 아무런 금액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을에게 양도하는 금액은 과소하지도 않을 것이다.
갑은 을이 수락할 만한 과소하지도 않고 과도하지도 않을 금액들 중에서 자신의 복합이익을 극대화하는 제안을 하게 될 것임을 추론하면 된다.
을의 경우 갑이 지나치게 적은 금액을 양도하면 B에 따라 거절함으로써 갑에게 피해를 주려는 동기를 가지게 되고 이러한 동기가 실제 거절로 이어지려면 C에 따라 자신의 희생,즉 갑이 양도한 금액이 충분히 적어야 한다.
반면에 갑이 충분히 많은 금액을 제안하면 을이 거절함으로써 희생하는 금액이 크게 되어,C에 따라 A나 B의 동기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다.
따라서 물질적 이익에 따라 을은 갑의 제안을 수락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을은 일정한 금액 이상의 제안을 수락하고 그 미만의 제안은 거절할 것임을 추론하여야 한다.
결과적으로 갑은 을이 수락하는 범위에서 복합이익을 극대화하는 제안을 하고 을은 이를 수락하여 배분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추론하고 이를 단순이익 추구의 경우와 비교하여야 한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연구원 pogar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