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다'라는 형용사는 명령형이나 청유형 어미와 결합할 수 없다고 합니다. 따라서 '건강하십시오' 따위의 말은 성립될 수 없는 게 맞는 것이죠?그런데 학교 선생님께서 생일 같은 날엔 어른들께 이런 표현을 써도 괜찮다고 하시는데 과연 이런 비문법적인 표현에 예외가 있는 걸까요?"
"보통 명령이나 권유를 나타내는 '-(으)세요' '-(으)십시오'는 동사와만 결합한다고 보지만,'행복하다' '건강하다' 등의 형용사와는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봅니다. 화자의 바람을 나타내는 상용 표현의 하나로서 '건강하세요' 등을 가능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즉 이때 쓰인 '-(으)세요' '-(으)십시오'에 명령이나 권유의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건강하세요' 표현 전체를 인사 표현의 하나로 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가나다' 코너에 오른 질의 답변 가운데 하나다.
이 내용은 국립국어원이 우리말의 용법을 상당히 유연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0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가나다'는 현재 우리말과 글의 올바른 용법에 대해 연평균 3만5000여 건의 질문이 들어올 만큼 성장했다.
그 가운데에 요즘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같은 말에서는 진화하는 우리말 어법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덕담으로,또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인사하는 말로 '건강해라' '건강하세요' 같은 표현이 있다.
이때 '~해라' '~하세요/하십시오'는 명령형인데,일반적으로 형용사는 동작성이 없는 말이라 명령형 청유형 의도형 등으로 쓸 수 없는 게 우리말의 원칙이다.
가령 무심코 '항상 예쁘거라' '우리 모두 예쁘자' '우리가 예쁘려면' '늘 지금과 같이 예쁘십시오'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말을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이 직감적으로 어색하다고 느낄 것이다.
어법에 어긋난 표현이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쓰려면 '예쁘다'를 동사로 만들거나 따로 동사 서술어를 붙여줘야 한다.
'항상 예쁘게 지내거라.' '우리 모두 예뻐지자.' '우리가 예뻐지려면' '늘 지금과 같이 예쁘게 계십시오/지내십시오.'
이렇게 써야 자연스러운 우리말투가 된다.
'건강하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윗사람이 말할 때는 '건강히 지내거라/건강하길 바란다',아랫사람이 말할 때는 '건강하게 지내십시오/계십시오'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히 지내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쓰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일 뿐,말과 글은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변한다.
'건강하세요'나 '행복하세요' 같은 표현을 예외적으로 쓸 수 있다고 본 국립국어원의 견해는 말과 글의 현실적인 쓰임새를 받아들인 결과이다.
하지만 언어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건강하세요'나 '행복하세요'는 잘못 쓰는 말일 뿐이다.
이런 표현방식이 우리말 어법으로 완전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직 언중의 선택 과정을 좀더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하려고,멋진 몸 만들려고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오히려 몸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때의 '건강하려고'도 정상적인 표현법을 일탈한 것이지만 요즘 많이 쓰이는 것 같다.
가령 '건강하려고 애를 쓴다'라고 하면 이는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다.
'건강하다'는 형용사이다.
품사 중에서 형용사는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활용꼴 '건강하려고'가 어색한 이유는 단어의 의미 속성에 비춰볼 때 어미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어미 '-려고'는 말하는 사람의 의지/의도를 담고 있다.
의지/의도는 장차 그렇게 하고자 하는 행동의 내용이므로 행동성이 없는 형용사와는 결합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경우 형용사로는 안 되고 동사를 써야 한다.
이때 쓰이는 유용한 수단이 '지다'이다.
형용사에 '지다'를 결합시킴으로써 그 말을 동사로 바꿔주는 것이다.
'건강해지다'는 동사이므로 의지를 나타내는 어미 '-려고'를 붙여 '건강해지려고'라 쓸 수 있다.
즉 '건강하려고 애를 쓰다'가 아니가 '건강해지려고 애를 쓰다'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지다'의 유용한 쓰임새를 놔두고 형용사를 무리하게 동사처럼 써서 어색한 표현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녀는 씩씩하려고 애쓰며 독한 마음을 품고…."
이때의 '씩씩하다'도 형용사이므로 이를 동사로 만들어 '씩씩해지려고'로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의도/욕망'의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고자' 역시 형용사에 직접 연결해 쓸 수 없는 말이다.
반드시 동사 어간에만 붙는다.
그러니 '예쁘고자 하는 것이 여자의 마음' '젊고자 하는 사람은…'과 같은 표현은 불가능하다.
이때도 '지다'가 붙은 꼴인 '예뻐지고자' '젊어지고자'로 바꿔 써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
"보통 명령이나 권유를 나타내는 '-(으)세요' '-(으)십시오'는 동사와만 결합한다고 보지만,'행복하다' '건강하다' 등의 형용사와는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봅니다. 화자의 바람을 나타내는 상용 표현의 하나로서 '건강하세요' 등을 가능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즉 이때 쓰인 '-(으)세요' '-(으)십시오'에 명령이나 권유의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건강하세요' 표현 전체를 인사 표현의 하나로 보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가나다' 코너에 오른 질의 답변 가운데 하나다.
이 내용은 국립국어원이 우리말의 용법을 상당히 유연한 관점에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0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가나다'는 현재 우리말과 글의 올바른 용법에 대해 연평균 3만5000여 건의 질문이 들어올 만큼 성장했다.
그 가운데에 요즘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같은 말에서는 진화하는 우리말 어법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덕담으로,또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인사하는 말로 '건강해라' '건강하세요' 같은 표현이 있다.
이때 '~해라' '~하세요/하십시오'는 명령형인데,일반적으로 형용사는 동작성이 없는 말이라 명령형 청유형 의도형 등으로 쓸 수 없는 게 우리말의 원칙이다.
가령 무심코 '항상 예쁘거라' '우리 모두 예쁘자' '우리가 예쁘려면' '늘 지금과 같이 예쁘십시오' 같은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말을 모국어로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이 직감적으로 어색하다고 느낄 것이다.
어법에 어긋난 표현이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쓰려면 '예쁘다'를 동사로 만들거나 따로 동사 서술어를 붙여줘야 한다.
'항상 예쁘게 지내거라.' '우리 모두 예뻐지자.' '우리가 예뻐지려면' '늘 지금과 같이 예쁘게 계십시오/지내십시오.'
이렇게 써야 자연스러운 우리말투가 된다.
'건강하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윗사람이 말할 때는 '건강히 지내거라/건강하길 바란다',아랫사람이 말할 때는 '건강하게 지내십시오/계십시오'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히 지내시기 바랍니다'와 같이 쓰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원칙일 뿐,말과 글은 수학 공식처럼 딱 떨어지는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얼마든지 변한다.
'건강하세요'나 '행복하세요' 같은 표현을 예외적으로 쓸 수 있다고 본 국립국어원의 견해는 말과 글의 현실적인 쓰임새를 받아들인 결과이다.
하지만 언어를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건강하세요'나 '행복하세요'는 잘못 쓰는 말일 뿐이다.
이런 표현방식이 우리말 어법으로 완전히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직 언중의 선택 과정을 좀더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하려고,멋진 몸 만들려고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오히려 몸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때의 '건강하려고'도 정상적인 표현법을 일탈한 것이지만 요즘 많이 쓰이는 것 같다.
가령 '건강하려고 애를 쓴다'라고 하면 이는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다.
'건강하다'는 형용사이다.
품사 중에서 형용사는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활용꼴 '건강하려고'가 어색한 이유는 단어의 의미 속성에 비춰볼 때 어미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어미 '-려고'는 말하는 사람의 의지/의도를 담고 있다.
의지/의도는 장차 그렇게 하고자 하는 행동의 내용이므로 행동성이 없는 형용사와는 결합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 경우 형용사로는 안 되고 동사를 써야 한다.
이때 쓰이는 유용한 수단이 '지다'이다.
형용사에 '지다'를 결합시킴으로써 그 말을 동사로 바꿔주는 것이다.
'건강해지다'는 동사이므로 의지를 나타내는 어미 '-려고'를 붙여 '건강해지려고'라 쓸 수 있다.
즉 '건강하려고 애를 쓰다'가 아니가 '건강해지려고 애를 쓰다'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지다'의 유용한 쓰임새를 놔두고 형용사를 무리하게 동사처럼 써서 어색한 표현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녀는 씩씩하려고 애쓰며 독한 마음을 품고…."
이때의 '씩씩하다'도 형용사이므로 이를 동사로 만들어 '씩씩해지려고'로 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의도/욕망'의 뜻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고자' 역시 형용사에 직접 연결해 쓸 수 없는 말이다.
반드시 동사 어간에만 붙는다.
그러니 '예쁘고자 하는 것이 여자의 마음' '젊고자 하는 사람은…'과 같은 표현은 불가능하다.
이때도 '지다'가 붙은 꼴인 '예뻐지고자' '젊어지고자'로 바꿔 써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