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대왕은 저승사자에게 18만년이나 장수를 누려온 동방삭을 잡아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저승사자는 동방삭을 잡으려고 용인 땅에 왔으나 그의 형체를 알지 못해 잡을 도리가 없자 한 가지 꾀를 냅니다.
동방삭이 호기심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 저승사자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으면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제 발로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날부터 저승사자는 숯내에서 검은 숯을 빨래를 하듯 빨기 시작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 날,숯을 열심히 빨고 있는 저승사자에게 한 사람이 다가와 "왜 숯을 물에 빨고 있느냐"고 묻자 "숯을 희게 하기 위해서 빨고 있다"라고 하자 껄껄 웃으면서 하는 말이 "내가 삼천갑자를 살았어도 물에다 숯을 빠는 사람은 처음 보았소"라고 말합니다.
바로 이 순간 저승사자는 "이 자가 동방삭이가 틀림없구나"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에서 동방삭을 사로잡아 저승으로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저승사자가 숯을 빨던 곳이라는 의미에서 '탄천'이라 했다는 전설입니다.
'탄천 안내문'은 하천의 유래와 관련해 전해져오는 설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탄천(炭川)은 길이 약 35㎞의 하천으로,용인 남서쪽 계곡에서 발원해 성남을 거쳐 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류이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약 25㎞ 구간이 성남시의 중심부를 지난다.
그래서 성남시에서는 몇 년 전부터 지역설화인 '삼천갑자 동방삭과 탄천 이야기'란 동화책을 제작 배포해 지역 문화교육에 활용하는 외에도 매년 '탄천페스티벌'을 개최해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맘 때면 탄천을 주 무대로 종합문화예술축제가 열렸다.
그런데 지금은 탄천이란 한자말에 밀려 거의 잊혀가고 있지만 탄천 이전에 우리에겐 숯내 또는 검내라고 불리던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이 있었다.
탄천은 서울로 들어와선 강남구 대치동 부근에서 양재천과 어울려 강남구와 송파구의 경계를 이루며 흐르다 청담동과 신천동 사이에서 한강으로 흘러든다.
그 건너편이 뚝섬이며 뚝섬 옆으로는 강북 쪽에서 흘러드는 중랑천이 있다.
이곳 물길을 예로부터 숯내 또는 검내라 부른 데는 이런 지리적 조건과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에 강원도 등지에서 목재와 땔감을 한강 상류를 통해 싣고 와 뚝섬에 부렸는데,이걸 갖고 숯을 만든 곳이 바로 맞은편 탄천 부근이었다.
그러다 보니 개천 물도 수시로 검게 변했는데 이로 부터 숯내 또는 검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 숯내(탄천)의 유래에 등장하는 '동방삭'은 본래 중국 전한(前漢)의 문인으로,해학ㆍ변설 등에 능했다고 전해지는 인물이다.
속설에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어 장수했다고 해서 '삼천갑자 동방삭'이라 불렸다.
서왕모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신녀(神女)로 신령스러운 복숭아나무를 기르고 있었는데,동방삭이 그 열매를 훔쳐 먹고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것이다.
그런 동방삭이 이 땅 탄천까지 와 객사한 셈이다.
그것도 순간적 방심에서 나온 말 한마디로 인해 생을 마감했으니 비록 전설이나마 조상들의 삶에 깃든 해학과 재치가 놀랍다.
실제로 '동방삭'은 우리말 안에서 여러 속담과 관용구를 이뤄 우리말 표현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관용구 '삼천갑자 동방삭'은 장수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는 또 평소에 행동거지가 매우 조심스러워 속담 '동방삭이는 백지장도 높다고 하였다'란 말이 생겼다.
이는 '동방삭이 불로장생한 것은 백지장도 높다고 할 만큼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니 모든 일에 조심해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삼천갑자 동방삭이도 저 죽을 날은 몰랐다'란 속담은 '아무리 현명하다고 해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닥쳐올 운명에 대해 잘 알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때 '동방삭'과 '동방삭이'를 헷갈려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동방삭이'의 '-이'는 받침 있는 사람의 이름 뒤에 붙어 어조를 고르는 역할을 하는 접미사다.
따라서 '동방삭/동방삭이'는 같은 말이다.
이는 '영철'이나 '갑돌'을 '영철이' '갑돌이'라 부르는 것과 같이 우리말에서 흔한 어법이다.
동방삭이가 산 삼천갑자는 18만 년에 해당한다.
삼천갑자의 '갑자(甲子)'는 육십갑자의 첫 번째로 1갑자라 하면 60세를 가리킨다.
환갑 또는 회갑 역시 육십갑자의 첫 머리인 '갑'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으로 우리 나이로는 61세,만으로 60세를 나타내는 말이다.
지금은 수명이 많이 늘었지만 예전엔 1갑자라 하면 대개 사람의 한 평생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그러니 삼천갑자라 하면 무려 18만년이 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
저승사자는 동방삭을 잡으려고 용인 땅에 왔으나 그의 형체를 알지 못해 잡을 도리가 없자 한 가지 꾀를 냅니다.
동방삭이 호기심이 많다는 얘기를 들은 저승사자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으면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제 발로 찾아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날부터 저승사자는 숯내에서 검은 숯을 빨래를 하듯 빨기 시작합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 날,숯을 열심히 빨고 있는 저승사자에게 한 사람이 다가와 "왜 숯을 물에 빨고 있느냐"고 묻자 "숯을 희게 하기 위해서 빨고 있다"라고 하자 껄껄 웃으면서 하는 말이 "내가 삼천갑자를 살았어도 물에다 숯을 빠는 사람은 처음 보았소"라고 말합니다.
바로 이 순간 저승사자는 "이 자가 동방삭이가 틀림없구나" 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그 자리에서 동방삭을 사로잡아 저승으로 데리고 갔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저승사자가 숯을 빨던 곳이라는 의미에서 '탄천'이라 했다는 전설입니다.
'탄천 안내문'은 하천의 유래와 관련해 전해져오는 설화를 이렇게 설명한다.
탄천(炭川)은 길이 약 35㎞의 하천으로,용인 남서쪽 계곡에서 발원해 성남을 거쳐 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류이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약 25㎞ 구간이 성남시의 중심부를 지난다.
그래서 성남시에서는 몇 년 전부터 지역설화인 '삼천갑자 동방삭과 탄천 이야기'란 동화책을 제작 배포해 지역 문화교육에 활용하는 외에도 매년 '탄천페스티벌'을 개최해 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맘 때면 탄천을 주 무대로 종합문화예술축제가 열렸다.
그런데 지금은 탄천이란 한자말에 밀려 거의 잊혀가고 있지만 탄천 이전에 우리에겐 숯내 또는 검내라고 불리던 아름답고 정겨운 우리말이 있었다.
탄천은 서울로 들어와선 강남구 대치동 부근에서 양재천과 어울려 강남구와 송파구의 경계를 이루며 흐르다 청담동과 신천동 사이에서 한강으로 흘러든다.
그 건너편이 뚝섬이며 뚝섬 옆으로는 강북 쪽에서 흘러드는 중랑천이 있다.
이곳 물길을 예로부터 숯내 또는 검내라 부른 데는 이런 지리적 조건과 관련이 있다.
조선시대에 강원도 등지에서 목재와 땔감을 한강 상류를 통해 싣고 와 뚝섬에 부렸는데,이걸 갖고 숯을 만든 곳이 바로 맞은편 탄천 부근이었다.
그러다 보니 개천 물도 수시로 검게 변했는데 이로 부터 숯내 또는 검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 숯내(탄천)의 유래에 등장하는 '동방삭'은 본래 중국 전한(前漢)의 문인으로,해학ㆍ변설 등에 능했다고 전해지는 인물이다.
속설에 서왕모의 복숭아를 훔쳐 먹어 장수했다고 해서 '삼천갑자 동방삭'이라 불렸다.
서왕모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신녀(神女)로 신령스러운 복숭아나무를 기르고 있었는데,동방삭이 그 열매를 훔쳐 먹고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것이다.
그런 동방삭이 이 땅 탄천까지 와 객사한 셈이다.
그것도 순간적 방심에서 나온 말 한마디로 인해 생을 마감했으니 비록 전설이나마 조상들의 삶에 깃든 해학과 재치가 놀랍다.
실제로 '동방삭'은 우리말 안에서 여러 속담과 관용구를 이뤄 우리말 표현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관용구 '삼천갑자 동방삭'은 장수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는 또 평소에 행동거지가 매우 조심스러워 속담 '동방삭이는 백지장도 높다고 하였다'란 말이 생겼다.
이는 '동방삭이 불로장생한 것은 백지장도 높다고 할 만큼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니 모든 일에 조심해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삼천갑자 동방삭이도 저 죽을 날은 몰랐다'란 속담은 '아무리 현명하다고 해도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닥쳐올 운명에 대해 잘 알지 못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때 '동방삭'과 '동방삭이'를 헷갈려 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동방삭이'의 '-이'는 받침 있는 사람의 이름 뒤에 붙어 어조를 고르는 역할을 하는 접미사다.
따라서 '동방삭/동방삭이'는 같은 말이다.
이는 '영철'이나 '갑돌'을 '영철이' '갑돌이'라 부르는 것과 같이 우리말에서 흔한 어법이다.
동방삭이가 산 삼천갑자는 18만 년에 해당한다.
삼천갑자의 '갑자(甲子)'는 육십갑자의 첫 번째로 1갑자라 하면 60세를 가리킨다.
환갑 또는 회갑 역시 육십갑자의 첫 머리인 '갑'으로 되돌아온다는 뜻으로 우리 나이로는 61세,만으로 60세를 나타내는 말이다.
지금은 수명이 많이 늘었지만 예전엔 1갑자라 하면 대개 사람의 한 평생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그러니 삼천갑자라 하면 무려 18만년이 되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