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지 않는’이 틀린 이유

"중국에는 요즘 대학생과 주부,벌이가 좋지 않는 자영업자 등 너 나 할 것 없이 운전면허증을 따겠다고 야단이다."

'좋지 않는'은 틀린 표기이다.

바르게 쓰려면 '좋지 않은'이라 해야 한다.

'않다'는 말 그대로 '어떤 행동을 안 하다'란 뜻의 동사이다.

'아니하다'가 줄어진 말이다.

이 말은 때로는 문장 구성에 따라 보조동사 또는 보조형용사로 쓰이기도 한다.

이때는 앞에 오는 동사나 형용사의 뜻을 돕는 구실을 한다.

가령 "세수도 않고 밥을 먹으려 하느냐"라고 할 땐 동사로 쓰인 것이다.

이에 비해 "아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라고 할 때는 보조 동사로,"예쁘지 않다/옳지 않다/건강이 좋지 않다" 따위에서는 보조 형용사로 쓰인 것이다.

이를 구별하는 요령은 한마디로 동사 뒤에서는 보조 동사로,형용사 뒤에서는 보조 형용사로 쓰인다고 알고 있으면 된다.

따라서 '좋지 않다'에서의 '않다'는 보조형용사이고 그 활용은 '형용사의 활용법'이란 제약을 받는다.

가령 형용사 '좋다/예쁘다/옳다'가 관형형으로 활용하면 '좋은/예쁜/옳은' 식으로 '느'가 개입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좋지 않다'에서 '않다'는 보조형용사이므로 그 관형형은 '좋지 않은'만 가능하다.

하지만 동사의 경우엔 다르다.

가령 '가다/말하다/먹다'가 활용하면 '가는/말하는/먹는'이 돼 '느'가 개입한다.

이 경우 '느'의 기능은 현재 진행 중인 동작임을 나타낸다.

동사는 '느'가 개입하지 않은 '간/말한/먹은'으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과거형을 나타낸다.

상황에 따라 형용사를 동사로 바꿔 써야 할 때가 있다.

가령 '나는 네가 좋다'라고 할 때는 형용사 '좋다'가 그 자체로 서술어 기능을 하지만 '나는 너를~' 식으로 말할 땐 동사 서술어가 와야 한다.

목적어 '너'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때는 형용사 '좋다'를 동사로 만들어줘야 한다.

이때 쓰이는 게 '-하다'이다.

접미사 '-하다'는 형용사의 부사형에 붙어 그 말을 동사로 만드는 기능을 한다.

가령 '좋다'에 '하다'를 붙인 '좋아하다'는 동사인 것이다.

'좋아하다' 뒤에 '않다'가 붙으면 이는 보조동사이므로 비로소 '좋아하지 않는'으로 표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