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가?

1777년 겨울,필라델피아 인근 밸리 포지(Valley Forge)의 날씨는 무척이나 추웠다.

미 독립군의 총사령관이었던 조지 워싱턴은 1년 내내 연전연패로 지쳐 있던 군대를 밸리 포지로 피신시킨 뒤,그곳에서 겨울을 나기로 결정했다.

'건국의 아버지들'이 독립을 선언했던 필라델피아는 이미 영국군에 의해 점령된 상태였고,거듭된 패전으로 독립군의 사기 또한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식량과 무기도 다 떨어졌고,신발이 없어 동상에 걸린 발을 잘라내야 했던 병사도 부지기수였다.

설상가상으로 그의 군대를 처참하게 무력화시켰던 또 다른 적이 있었는데,그 적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펜실베이니아주가 독립군을 위해 제정했던 '가격통제법'이었다.

1777년에 펜실베이니아주는 워싱턴의 주력부대를 돕기 위해 식량을 포함한 군수물자의 가격을 통제하는 법안을 제정하였다.

가격을 통제해 식량과 의류의 가격을 낮춰 군비 부담을 최대한 줄여보자는 것이 그 의도였다.

하지만 그 결과는 의도와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통제받지 않았던 물자와 수입재의 가격은 폭등했고,고시된 가격에 불만을 가졌던 농부들은 식량을 내놓지 않았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적군인 영국군에게 많은 금을 받고 식량 등을 팔아버리기도 했다.

1778년 6월,13개 주의 연합의회였던 대륙회의는 "재화에 대한 가격 통제는 유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공 서비스 또한 극도로 악화시키므로 다른 주에서도 유사한 법령을 제정하지 말 것"을 결의하였다.

하지만 이는 엄청난 대가를 치른 다음의 일이었다.

경제는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자유방임적 자본주의 경제 아래에서의 기업들은 기업들 간의 무한경쟁으로 인해 언제 어떤 요인에 의해 시장에서 도태될지 모른다.

또한 경쟁에서 진 많은 기업들이 도산함에 따라 실업률이 증가하고,이것은 통상적으로 소비의 감소로 이어진다.

소비의 감소는 경기불황을 야기하고,기업생존에 커다란 위협요소가 된다.

이처럼 생존 여부가 불확실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적극적 투자를 회피하게 되고,이로 인해 경기불황이 심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따라서 순전히 시장의 작동만으로는 불황과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부의 역할은 이와 같은 문제를 야기하는 근본원인인 경제의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유효수요이론에 따르면 '수요가 공급을 결정한다'.

따라서 정부는 민간부문의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적은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활동을 할 수 있도록 원활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

특히,통화발행으로 조달한 재원으로 공공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총수요를 확대해야 한다.

자본시장의 총수요가 안정화되는 만큼 경제의 불확실성은 줄게 된다.

자연 상태에서의 전쟁은 인간 존재의 타고난 정념(情念)들로부터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그래서 어떤 가공할 권력이 실제로 존재하여 사람들이 그 권력이 가하는 위협에 공포를 느껴 계약을 이행하고 자연법을 준수하지 않는 한,전쟁은 피할 수 없다.

달리 말하자면,'칼'을 동반하지 않은 계약은 말에 불과하며 인간의 생명을 전혀 보장할 수 없다.

설령 많은 사람들이 계약에 의해 집결한다 하더라도 그들 각자가 자신의 개별적인 판단과 욕구에 의해 움직인다면,그들은 공통의 적이나 상호 간의 권리 침해에 대해 그 어떠한 방위나 보호도 기대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들의 힘을 최고로 발휘하고 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런 물음에 대한 의견이 가지각색일 경우에 그들은 상부상조하기는커녕 서로가 서로를 방해하면서 쓸데없이 내부 대립만 심화시키게 되고,끝내는 스스로 무력해지고 만다.

그 결과,그들은 비록 작은 규모라 하더라도 협력이 아주 잘 되는 집단에조차 매우 쉽게 제압당하게 되며,심지어 공통의 적이 없을 때라도 각자의 개별적인 이해(利害) 때문에 서로 간에 전쟁을 벌이게 된다.

<이하 생략->

현대 후기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노동 분업은 고도로 분화된 형태로 진행된다.

그리고 여러 가지 경제 요소들이 전 세계적으로 얽히고 설켜 있어서,다양한 재화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변화들을 세세하게 파악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정부가 전체 시장 경제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거나 계획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

결국 의사결정의 분권화는 불가피한 것이며,다만 분권화에 따른 '조정'의 문제만이 남겨져 있을 뿐이다.

즉 개별 경제주체들이 각자 자신들의 노하우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간섭하지 않으면서도,그들 사이에 커다란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을 적절히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만,그 누구도 그 모든 의사결정을 의식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누구도 각 경제주체들의 결정에 영향을 주는 모든 고려 사항들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정의 문제는 각 경제주체들 사이의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서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요컨대,복잡성이 증대할수록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자동적으로 조정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다양성과 유연성이 있는 경제체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높은 수준의 경제발전도 실현할 수 있다.

1980년대 초까지 미국에서는 '전화회사'라고 하면 AT&T(American Telephone and Telegraph)가 전부였다.

AT&T는 미국 통신산업의 거의 모든 부분을 장악하고 있었다.

연방통신위원회는 주(州) 간 장거리 전화요금을 정했고,각 주는 결정된 장거리 전화요금을 무조건 승인해야만 했다.

정부는 전력 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통신 사업자들도 시장을 독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통신산업을 직접적으로 규제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통신산업의 경우에는 여러 기업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면 지역마다 전화선을 어지럽게 설치해야 하는 등 낭비와 자원 활용의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정부는 AT&T의 독점적 지위를 인정하는 대신 통신 서비스 가격을 직접적으로 조정하는 정책을 취했다.

그러나 통신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함에 따라 정부의 그런 생각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새로운 몇몇 기업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새로운 통신기술로 AT&T와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그 기업들은 AT&T가 보유한 광대한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면 자연스럽게 통신산업의 독점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결국,법정은 1984년 거대 기업인 AT&T에 지역 지주회사 체제로 분할할 것을 명령했다.

또한,통화자가 장거리 통신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법 및 장거리 전화를 거는 방식에 대해 AT&T가 가지고 있던 독점적 권한을 제거하여 경쟁을 촉진시켰다.

통신산업에서 독점의 시대가 끝나고 경쟁의 시대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이하 생략->

유안(劉晏)은 관리가 많으면 백성들을 성가시게 한다고 생각하여 소금이 나는 지방에만 염관을 두어 염호(鹽戶)에서 구은 소금을 거두게 하되 상인에게 팔아서 임의로 반출케 하였고,기타 주(州) 현(縣)들에는 관리를 더 두지 않았다.

그리고 강주 · 영남 사이의 소금 생산지와 거리가 먼 곳에서는 관염(官鹽)을 운반하여 저장해 두었다가 상인이 끊어져서 소금이 귀하게 될 때에 값을 낮춰서 팔았는데,이것을 상평염(常平鹽)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관가에서는 수익을 보게 되었고,백성들에게서는 소금이 떨어지지 않았다. <중략>

삼가 살피건대,관가에서 소금을 구워 팔면 상평(常平)이라고 말할 수 없다. 백성들이 사사로이 소금을 구워 파는 것을 허가하되,소금이 흔할 때에는 값을 올려서 사들이고 소금이 귀할 때에는 값을 내려서 팔게 해야만 바야흐로 상평이라 할 수 있다.

대체로 염정(鹽政)에는 상평보다 나은 것이 없다.

한(漢)나라와 당(唐)나라에서 재정을 담당한 신하로 명예로운 자가 없었지만,유안은 위로는 국가재정에 이익을 주었고 아래로는 백성의 원망을 없게 하였다.

그러니 오직 유안만이 재정에 능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세상 물건에는 진실로 일정한 수량(數量)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천지 간에 정해진 이치(理致)는 임금은 마땅히 부유해야 하고,백성들은 마땅히 균등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옛날 성왕들이 법을 만들고 기강을 세워 온 천하의 부귀에 관한 권한을 위에 있게 하였고,모든 백성들에게 덕(德)을 베풀었던 것이다.

서경(書經) '홍범(洪範)'에 "임금이 법을 세우고 오복(五福)을 거두며 시기를 조절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복리를 다 같이 누리게 한다"고 한 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천하의 밭은 모두 다 왕의 밭이고,천하의 재물은 모두 다 왕의 재물이며,천하의 산림 · 천택도 모두 다 왕의 산림 · 천택이다.

무릇 그런 후에 왕은 그 밭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고,그 재물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며,그 산림 · 천택(川澤)에서 나는 것을 백성들에게 나누어 준다.

이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의(義)이다.

그런데 왕과 백성 사이에는 오복을 거두는 나라의 권한을 훔치고,나누어 받는 백성들의 혜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있어 임금이 법도를 세울 수 없고,백성도 고르게 받을 수 없다.

[논술 기출문제 풀이] 2010학년도 서울시립대 모의논술 문제 풀이

케인스주의에 의하면 자유방임적 자본주의는 경제주체들 간의 무자비한 무한경쟁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이른바 '시장의 실패'를 초래한다.

반면 하이에크주의에 의하면 '권력은 부패하기 쉽고,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하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은 관료화,부패,세금증대,인플레 등 이른바 '정부의 실패'를 초래한다.

그래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면 '시장의 실패'에 직면하고,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정부의 실패'에 직면하는 딜레마가 발생하는 것처럼 보인다.

<문항 1>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지문을 모두 찾고,각 지문의 논거를 요약하여 제시하시오. (단,[사]는 제외할 것) (600자 내외,배점 30점)

<문항 2> [사]에서 제시된 일부의 표들을 이용하여,범죄 억제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별다른 효과가 없음을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다고 하자.이 주장의 논거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제시하시오. 또한 왜 이것이 강한 논거가 될 수 없는지를 [사]에서 제시된 표 모두를 이용하여 설명하시오. (400자 내외,배점 20점)

<문항 3>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자신의 찬반 입장을 정하고,자신이 정한 입장의 반대편 논거들을 제시문에서 모두 찾아 각각의 논거들을 비판하시오. 또한 지문에서 언급된 논거는 아니지만,자신의 입장을 강화할 수 있는 논거가 있으면 이를 추가하시오. (단,[사]는 제외할 것) (1000자 내외,배점 50점)

⊙ 제시문 해석

지문 <가>는 1777년 미국 독립군이 영국군과 독립전쟁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한 사건을 소개하는 글이다.

이 사건에서 펜실베이니아주가 독립군을 돕기 위해 제정한 군수물자에 대한 '가격통제법'이 군수물자의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가격을 폭등시켜 독립군의 군수물자 조달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정부의 어설픈 시장 개입이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경제현상은 윤리나 규범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경제 주체의 경제적 인센티브에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아무리 엄격한 법령에 대해서도 시장은 입법 의도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으며,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개입은 항상 제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지문 <가>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논거를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지문 <나>는 정부의 적극적 시장개입을 옹호하는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의 「일반이론」 아이디어를 간략히 소개한 것이다.

케인스는 정부가 통화 발행으로 조달한 재원으로 공공사업을 확대하는 총수요 확대정책을 펴야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지문 <나>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옹호하는 논거를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지문 <다>는 근대 초기의 대표적인 영국 철학자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의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홉스에 따르면,인간은 정념에 휩싸여 움직이는 이기적 본성을 지닌 존재이며,자연 상태에서 각자 자기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서로 갈등하고 투쟁하는 존재다.

그러나 이와 같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를 방치할 경우 결과적으로 자기 이익의 훼손이라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홉스는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시민들이 상호 계약을 통해 국가를 성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지문 <다>는 전쟁상태와 다를 바 없는 자유방임경제의 무자비한 시장경쟁에 국가가 개입하여 시장의 실패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옹호하는 지문이다.

지문 <라>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영국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가 쓴 「예종의 길」(The Road to Serfdom)에 나와 있는 한 가지 생각을 요약한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 시장개입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들은 한동안 번영을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정부의 개입주의 정책은 심각한 문제점도 발생시켰다.

불황을 막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인 총수요 확대 정책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낳아 점차 효력을 상실하고,실업률의 증가와 심각한 인플레를 초래하였다.

하이에크에 따르면 개별 경제주체들이 각자 자신들의 노하우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다시 말하면,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경제에 더 도움이 된다.

이러한 하이에크의 생각은 1980년대 무렵부터 영국의 대처 행정부와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에 의해 채택되게 되었고,소위 '신자유주의' 시대를 열게 되었다.

따라서 지문 <라>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논거라고 볼 수 있다.

지문 <마>는 미국의 거대 전화회사였던 AT&T가 독점적 지위를 잃고 경쟁체제로 들어서는 과정과 그에 따른 단기적인 산업 및 경제효과를 제시하고 있다.

통신 산업은 소위 '자연독점'이 발생하여 독점 기업을 인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경제 정책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통신기술은 다른 기업들의 시장 참여를 가능하게 했고,이를 통해 장거리 전화비용의 감소,통신 관련 기술의 진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더욱이 경쟁은 통신산업 전체의 성장도 가속화했다.

결국 독점을 인정하면서 대신 가격을 직접 조정하려는 정부의 시장 개입보다는 적절한 경쟁 환경을 조성한 후 시장의 힘에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인 선택임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지문 <마>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논거로 볼 수 있다.

지문 <바>는 다산 정약용의 「경세유표」에서 발췌한 글이다.

이 글에서 정약용은 "백성들이 사사로이 소금을 구워 파는 것을 허가하되,소금이 흔할 때는 값을 올려서 사들이고 소금이 귀할 때는 값을 내려서 팔게 해야만 바야흐로 상평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정약용은 백성들이 소금을 매매하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국가가 소금 값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또한 지문 말미에 탐관오리의 횡포와 돈 많은 상인들의 매점매석 행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따라서 지문 <바>는 '국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옹호한다고 볼 수 있다.

지문 <사>는 5개의 표로 이루어져 있다.

이 표들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 동안 총범죄 건수(표1),경찰 지출액(표2),경찰관 수(표3),총인구(표4),정부 예산(표5)을 보여 주고 있다.

범죄 예방 및 감소는 정부의 기본적 책무 중 하나다.

하지만 <표1>에 따르면,정부는 이 기본적 의무를 제대로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다.

2000년 이후 5년간 총범죄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였다.

정부는 나름대로 역할을 다하려고 애를 썼다.

<표2>와 <표3>에 따르면,같은 기간 중 치안에 쓴 예산과 경찰관 수는 계속 늘어났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한 사회 문제 해결을 주장한 케인스주의에 대한 반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표4>와 <표5>를 보면 21세기 초반 5년 동안 전체 인구와 정부 예산 규모 역시 커져갔다.

그렇다면 표2와 3에 나타난 인원과 예산의 증가는 정부 노력 때문이 아닌 자연적 증가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논제 분석

<문항 1>

주장을 옹호하기 위해서는 지문 [나] [다] [바]를 골라내고,그 내용을 요약하면 된다.

요약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첫째,자기표현화이고 둘째,가치개입의 제한이다.

요약을 함에 있어 제시문에 있는 표현을 그대로 옮겨 쓰는 것은 감점 사유가 된다.

제시문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다음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해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섣부른 가치 판단은 금물이다.

요약문제는 설명형 문제다.

따라서 제시문에 대한 의견제시나 가치 판단은 논제 이탈에 해당한다.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문제를 작성하면 된다.

<문항 2>

우선,<표2>와 <표3>은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경찰 지출액과 경찰관 수가 증가해 왔음을 보여준다.

즉 범죄 억제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1>은 그 기간 중 오히려 총범죄 건수가 증가해 왔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표1>~<표3>은 범죄 억제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별다른 효과가 없음을 보여준다.

반면 <표4>와 <표5>는 위 기간 중 총인구와 정부의 예산 규모가 마찬가지 정도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인구당 범죄 건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고,또한 경찰 지출액과 경찰관 수가 정부의 전체 예산 증가에 비추어 크게 늘어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표2>와 <표3>에 나타난 인원과 예산의 증가는 정부 노력 때문이 아닌 자연적 증가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사]에서 제시된 표 모두를 고려해 볼 때 "범죄 억제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문항 3>

[가]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찬성하는 입장을 택한 경우.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지문은 [가] [라] [마]이다.

예컨대 [가]에 의하면,펜실베이니아 주정부가 독립군을 돕기 위해 제정한 군수물자에 대한 '가격통제법'을 실시했는데,이 법은 군수물자의 가격을 낮추려는 의도에서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격을 폭등시켜 독립군의 군수물자 조달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요컨대 정부의 어설픈 시장개입이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논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판될 수 있다.

한 가지 가능한 비판은 다음과 같다.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자본주의를 자유방임 상태로 방치할 때 발생하는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지 않도록,정부가 시장의 경제질서가 잘 유지되도록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지문 [가]가 보여주듯이 어설픈 시장개입이 때때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실은 정부가 심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할 수 있다.

[나]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택한 경우.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옹호하는 지문은 [나] [다] [바]이다.

예컨대 [나]에 의하면, 정부가 통화 발행으로 조달한 재원으로 공공사업을 확대하는 총수요 확대정책을 펴야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정부의 시장개입이 총수요를 확대하여 일시적으로 불황이 심화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지만,하이에크가 주장하는 것처럼 이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 시장개입은 관료화,부패,세금증대,인플레 등 이른바 '정부의 실패'를 초래하여 장기적으로는 더 심각한 장기 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시장에 참여하는 경제주체들이 항상 자유로운 경쟁이라는 건전한 긴장관계 속에 있어야 타락하지 않고 높은 생산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음을 지적할 수 있다.

김윤환 S · 논술 선임 연구원 pogara@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