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성적 보조자료로 활용…4회 시험부터 성적표에 표시

['테샛' 공부합시다] 시장경제 이해 '친화성' 측정하는 'T-MAI지수' 나왔다
지식이 많다고 훌륭한 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경영학책을 달달 외웠다고 기업 경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볼 수도 없다.

시장경제에 대한 지식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경제학자 카플란 교수는 음모론을 쉽게 믿어버리거나 퍼뜨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힘(원리)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바로 여기에 태도와 친화성이 단순 지식과 갈라지는 지점이 있다.

경제이해력 검증시험(TESAT)을 주관하는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는 시장 경제에 대한 응시자의 친화성 여부를 파악하는 TESAT 시장경제 태도지수(T-MAI : TESAT Market Economy Attitude Index)를 개발해냈다.

이 지수는 자본주의의 기본 작동 원리인 시장 경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또 친화성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지표다.

소비자들의 성향이나 태도를 보여주는 소비자 태도지수나 시장 신뢰지수 등은 있지만 시장경제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와 태도를 검증하는 지수가 나오기는 이 지수가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설문조사 등에 의존해왔고 설문조사는 그 특성상 응답자의 성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 시장경제 태도지수는

T-MAI는 기존 테샛 문항에서 시장경제의 작동원리와 기능을 묻는 추론 문제들을 따로 분류해 이 문제들의 점수를 토대로 만들어진다.

각 수험생들의 전체 성적과 시장경제 태도 문항 분야 성적을 비교해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전체 성적은 높더라도 시장친화성 분야에서는 오히려 낮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지수는 테샛 성적에는 포함되지 않으며 다만 참고 자료로만 활용된다.

이 지수가 높은 수험생들은 자신이 시장경제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력과 태도를 갖고 있다고 판단된다.

한경은 이 지수를 다음 달 22일 치러지는 4회 시험부터 성적표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 지수는 100이 기준이며 100 이상이면 시장 친화적이라고 볼 수 있다.

⊙ 필요성과 활용도

최근 카플란 교수는 음모론을 퍼뜨리거나 쉽게 믿어버리는 사람들 대부분은 시장경제 원리를 잘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장에 비친화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음모론이나 시장의 헛소문을 여과없이 믿는 성향은 기업의 경영 활동은 물론 사회 전체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태도를 고치기 위해서는 시장경제 작동원리에 대한 충분한 학습과 지적 역량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연구결과 밝혀지고 있다.

T-MAI는 지수이므로 TESAT 성적의 보조자료로 쓰일 수 있다.

기업이나 단체가 수험생들의 합리적 추론 능력을 보다 엄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인적성검사나 성향검사 등의 보조 내지 참고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 수험생들의 평균 지수는

한경이 그동안 치른 3회 TESAT 시험 결과를 토대로 전체 T-MEAI 지수를 산출한 결과 기준점인 100에 약간 못 미치는 90대 초반의 점수를 나타냈다.

수험생들이 경제 지식이나 시사 이슈에 비해 시장경제의 기본 개념과 기능에 대한 이해력이 평균적으로 약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단편적 지식은 많이 알고 있지만 시장경제가 작동하는 기본원리에 대한 이해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규재 한경 경제교육연구소장은 "이 지수를 통해 시장경제에 대한 지식 자본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한경은 앞으로 테샛 시험 등을 통해 경제교육에 대한 일반인의 이해도를 높이는 데 계속 힘써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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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

공공재의 코스협상

현실의 공공재 공급은 시장이 해결 못하기에 '정부 몫'

내가 11의 비용을 들이면 15의 사회적 편익이 생산되지만 그 가운데 내가 누리는 사적 편익은 8에 불과하면 나는 이 행동을 외면한다.

외부경제가 비효율성을 유발하는 전형적인 경우다.

그런데 나머지 7의 편익을 누릴 사람이 내게 비용을 보조해 주면서 이 사업을 하도록 요구한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 사람이 내게 5를 지불한다면 이 사업에서 내가 얻는 순 편익은 2(=8+5-11)로 바뀌고 이 사람도 2(=7-5)의 순편익을 얻는다.

두 사람 모두 다 더 좋아지므로 코즈협상은 성과를 거두고 나는 이 사업에 착수한다.

이에 따라 외부경제의 비효율성도 해소된다.

이 예는 A와 나 두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11의 건설비용을 들여 15의 편익을 주는 교량(공공재)을 가설하는 경우에 그대로 적용된다.

교량에서 얻는 나와 A의 편익은 각각 8과 7에 불과하므로 어느 누구도 단독으로 11의 비용을 부담하며 교량을 건설할 생각은 없다.

만약 두 사람이 모두 편승만 노리고 비용부담을 거부한다면 이 교량은 건설되지 못한다.

그러나 위의 설명대로 코즈협상을 벌인다면 A와 나는 각각 5와 6씩 비용을 분담하고 교량을 건설하여 7과 8씩의 편익을 누릴 것이다.

이처럼 코즈정리가 훌륭하게 외부경제의 문제를 해결할 것인데 왜 공공재의 경우에는 굳이 편승이 문제되는 것일까?

코즈협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각 개인은 자신이 누릴 편익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편익의 크기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점이다.

즉 편익구조에 대한 정보비대칭성이 문제다. 서로 상대방의 편익이 얼마나 되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협상을 벌인다면 불신의 덫에 빠지기 쉽다.

각자 이를 틈타 자신의 몫이 더 커지도록 협상을 진행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위의 경우에 내가 나의 편익이 5밖에 안된다고 주장하면서 내가 부담할 비용의 상한으로 5를 고집하면 A는 최소한 6의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나서야 11의 비용이 조달가능해지고 협상이 타결될 것이다.

A는 6의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교량을 건설하면 1(=7-6)의 순편익을 얻으므로 내 요구를 수용할 수도 있지만 만약 내가 거짓말로 3(=8+6-11)의 더 많은 순편익을 얻으려 획책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면 반발할 것이다.

실제로는 A도 자신의 편익을 거짓 주장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코즈협상은 더욱 타결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하여 관련 당사자들의 숫자가 둘보다 훨씬 더 많은 경우에는 문제가 더욱더 복잡해진다.

공공재의 편승문제는 본질적으로 비대칭적 정보가 재산권 보호를 어렵게 만드는 데에서 비롯한다.

그 동안 정보비대칭성을 해소하는 제도에 대한 이론적 연구가 많이 있었지만 아직 그 성과는 미미하다.

재산권 보호가 불가능하면 코즈협상의 거래비용이 너무 커진다.

결국 시장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의 공공재 공급은 정부가 책임진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shoonl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