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하나의 재화에는 하나의 가격만이 존재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학습해 왔다.

이는 지난 시간 수요와 공급을 배우며 살펴본 균형가격을 떠올려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과연 현실에서는 하나의 재화에 하나의 가격만이 존재할까?

완전경쟁시장이라면 가능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들이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시장 지배력을 지닌 기업이 하나의 재화를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다른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으며,재화의 소비량에 따라 가격을 달리 설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하여 하나의 재화를 조건에 따라 각기 다른 가격에 공급하는 전략을 '가격차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차별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형태 중 하나가 바로 소비량에 따라 기업이 가격을 다르게 설정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즉 재화의 소비량이 많아질수록 소비자에게 낮은 가격을 부과하는 방법을 통해 가격차별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가격차별의 예로 우리는 전기요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래의 표를 살펴보면 100kwh 이하일 때의 기본요금은 370원이고 전력량 요금은 52.40원임을 알 수 있다.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 ⑭ 가격의 차별화 - 6천원짜리 통닭이 두마리 주문하면 1만원인 까닭은?
즉,재화의 개수가 늘어갈수록 재화의 평균가격이 낮아지는 것이며,이 또한 소비량에 따른 가격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우 소비자들은 여러 개를 사게 되면 왠지 이익을 얻게 되는 듯해 원래 구입하려던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재화를 구입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되는데,이러한 경험은 모두가 한두 번 정도는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동네 치킨 가게에서 한 마리를 주문하면 6000원이지만 두 마리를 주문할 경우에는 1만원에 판매한다든지,대형 마트에서 수박 반 통 가격은 9000원인데 한 통 가격은 1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경우도 소비량에 따른 가격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가격차별을 통해 기업은 소비자의 소비욕구를 자극하게 되고,결국 판매를 증가시켜 더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가격차별의 또 다른 형태는 무엇이 있을까?

독점기업은 소비자의 특성에 따라 소비자 유형을 구분하고 서로 다른 가격을 부과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를 구분할 수 있는 특성은 무엇이 있을까?

여러 특성이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가격에 대한 소비자의 민감도를 나타내는 가격탄력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독점기업은 어떻게 소비자의 특성인 가격탄력성을 알 수 있을까?

혹시 패스트푸드를 사 먹거나,인터넷 쇼핑 등을 하면서 쿠폰을 사용하여 보신 적이 있는가?

바로 쿠폰을 사용하거나 또는 사용하지 않는 여러분들의 행동이 기업으로 하여금 소비자의 가격탄력성을 알 수 있게 도와준다.

즉,잡지에서 오리거나 인터넷에서 다운을 받는 등의 작은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쿠폰을 이용하지 않고 재화를 소비하는 사람은 그 재화에 대한 가격탄력성이 낮은(비탄력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으며,이러한 유형의 소비자는 재화의 가격이 높아도 해당 재화에 대한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다.

이에 비해 쿠폰을 이용하여 할인 혜택을 받고자 하는 소비자는 그 재화에 대한 가격 탄력성이 높은(탄력적인) 사람이라 할 수 있으며,이러한 유형의 소비자는 재화의 가격이 낮아지면 해당 재화의 소비를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이처럼 쿠폰의 사용 유무에 따라 기업은 소비자의 재화에 대한 가격탄력성을 파악하게 되고 쿠폰을 이용하여 가격탄력성이 높은 사람에게는 낮은 가격을,가격탄력성이 낮은 사람에게는 높은 가격을 부과하는 가격차별을 실시하게 되는 것이다.

쿠폰을 이용한 방법 이외에도 백화점의 세일행사나 이동통신사의 다양한 요금제도 등도 소비자의 가격탄력성을 이용한 가격차별의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시장지배력을 가진 기업이 가격차별을 하는 이유는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함이며,이러한 가격차별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가격차별을 실시할 수 있는 대상이 있어야 하는 만큼 소비자를 두 개 이상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격차별에 의해 낮은 가격으로 구입한 소비자가 다른 소비자에게 비싼 가격으로 다시 판매할 수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가격차별을 실시해도 다른 소비자에게 재판매하는 것이 손쉽다면 시장에는 결국 하나의 가격만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경우 이외에도 우리의 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차별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생각해보고,나아가 그러한 가격차별이 어떠한 형태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생활 속 경제를 알아가는 좋은 방법이다.

진성 KDI 경제정보센터 전문원 js424@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