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홑-,홀-’은 ‘혼자임’을 뜻하는 말

'외벌이 신혼부부의 재테크.' '고유가 대책 홑벌이 가정 외면.' '40대 홀벌이 가장의 노후 준비.'

요즘 신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말, 하지만 사전에는 없는 단어.

그 중 하나가 '외벌이,홑벌이,홀벌이'이다.

모두 '맞벌이'에 대응하는 말인데,이들이 쓰이기 시작한 지 1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정식 단어로 대접받지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맞벌이'의 사전적 풀이는 '부부가 모두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벎. 또는 그런 일'이다.

'벌이'는 일을 해 돈이나 재물을 버는 것을 말한다.

예전엔 이 말로 충분했는데 여성이 점차 직업 전선에 나서는 일이 흔해지자 부부가 함께 버는 경우를 가리켜 '맞벌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 '맞벌이'가 워낙 많이 쓰이다 보니 이번엔 이에 대응하는 말로 집안에서 한 사람만 버는 것을 따로 가리키는 말이 필요해졌다.

그래서 나온 게 외벌이,홑벌이,홀벌이 따위인데 문제는 사전 등 기준으로 할 만한 근거가 없다 보니 한 가지로 정착하지 못 하고 세 개의 단어가 혼재돼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외벌이'의 '외-'는 '혼자인, 하나인' 또는 '한 쪽에 치우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외갈래,외고집,외골수,외기러기,외길,외마디,외아들' 같은 데 쓰인 '외-'가 그것이다.

또 일부 동사나 부사 앞에 붙어서 '홀로'의 뜻을 더하기도 한다.

'외떨어지다,외따로' 같은 게 그런 경우이다.

이에 비해 '홑-'은 '한 겹으로 된' 또는 '하나인,혼자인'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홑이불,홑껍데기,홑바지,홑옷,홑치마' 같은 게 있다.

'홑'은 '겹'에 대응하는 말이다.

그러니 '홑'이 붙는 말은 '겹으로 할 수 있는 것인데 홑으로 돼 있는 무엇'이라는 뜻이다.

'홀-'은 '짝이 없이 혼자뿐'이라는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홀아비,홀어미,홀시아버지,홀시어머니' 같은 말을 만든다.

반대의 말은 '핫-'이다.

이는 '짝을 갖춘'의 뜻을 더한다.

'핫아비,핫어미' 같은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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