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전체 인원수를 감축하는 것을 전략 1이라고 하고,고용은 유지하되 임금을 평균적으로 삭감하는 것을 전략 2라고 하자.

이들 전략에 대한 다음의 주장을 읽고 각 전략들의 명시적 주장 혹은 암묵적 전제들과 맞지 않은 보기를 고르시오.

전략 1 : 고용을 줄이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임금을 일괄 삭감할 경우 생산성이 높은 인재의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경영 위기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면 반드시 인력 조정이 필요하다.

평균적인 임금을 낮추는 것은 자멸행위이며 광범위한 생산성 저하를 초래한다.

전략 2 : 임금을 평균적으로 삭감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경영 위기일수록 종업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고 이는 회사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인원을 삭감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조직이완 현상을 초래한다.

① 전략 1을 주장하는 사람은 임금은 생산성과 일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② 전략 2를 주장하는 사람은 임금은 생활급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③ 전략 2를 주장하는 사람은 기업의 책임 중 사회적 배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④ 전략 1을 주장하는 사람은 일자리 나누기에 포괄적으로 반대한다.

⑤ 전략 1은 전통적인 제조업,전략 2는 고부가 인적 서비스 회사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 해설

['테샛' 공부합시다] 산업과 업종따라 ‘잡 셰어링’도 천차만별
고용 불안이 심화되면서 일자리 나누기(잡 셰어링)가 경제계의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전경련 소속 기업의 채용 담당 임원들이 모여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고 이를 위해 대졸 초임을 최고 28%까지 깎아 인턴 등 신규 채용을 늘리기로 합의한 것도 일자리 나누기의 일환이다.

일자리 나누기는 실업난을 해소하면서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지 않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임금을 깎아 일자리를 늘리는 소위 잡 셰어링이 과연 시장원리에 합당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은 기업 생산성은 본질적으로 인력의 경쟁력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평균적인 임금을 깎게 될 경우 오히려 고급 두뇌들이 이탈하면서 생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가 경험적으로 그다지 큰 효과가 없었다는 주장도 편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오더라도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이 장기적인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더욱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 나누기가 갖는 긍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만은 없다.

특히 근로자 개개인의 능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일반 제조업의 경우에는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직장의 안정성을 보장함으로써 직원들의 충성도를 고양시킬 수도 있고 실업률을 낮춤으로써 사회안정에도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전략의 대립은 어느 한쪽이 결정적으로 우월하다기보다는 각 기업이 처한 상황과 업종, 그리고 근무형태에 따라 달라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다르고 유럽과 한국이 또한 다르다.

위 문제에서 전략 1은 인력 개개인의 생산성을 중시하는 기업일 가능성이 크고 전략 2는 제조업 현장에서 채택할 가능성이 큰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다.

보기들은 이 대립적인 관점들이 갖는 배경적 논리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급 두뇌가 필요한 로펌이나 컨설팅업 기획 광고 분야 업종에서는 전략 1을 채택할 가능성이, 단순 생산직종에서는 전략 2를 채택할 가능성이 많은 것이 현실에서 우리가 실제 관찰할 수 있는 모습들이다.

정답 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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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훈 교수의 경제학 멘토링 >

철도·가스·광케이블 등 網산업…설비는 독점, 서비스는 경쟁이 경제적

자연독점과 기본 설비원칙


철도나 고압 송전망 건설에는 많은 돈이 든다.

가스관,상하수도관,그리고 광케이블 통신망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모두 망산업(network industries)으로 분류된다.

망 산업은 큰 비용을 들여야 건설할 수 있다.

예컨대 <한국전력공사>의 총자산 약 60조원 가운데 절반인 30조원이 송배전망 자산이다.

전력을 생산 공급하려면 발전설비와 송배전설비를 먼저 갖추어야 하므로 초기 투자비용이 엄청나다.

전력생산 비용에는 이 투자비용이 설비비 항목으로 포함된다.

따라서 전력 생산단가는 발전량이 많아질수록 하락하는 특징을 보인다.

더 많이 생산하는 사업자가 전력을 더 싼 값에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생산량이 많아질수록 생산단가가 하락하는 특성을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라고 한다.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는 산업에서는 규모가 더 큰 기업이 더 강한 경쟁력을 발휘한다.

규모가 작은 경쟁자는 손해보는 가격이라도 규모가 큰 기업은 이익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업에서 벌어지는 경쟁은 규모 확장의 경쟁으로 귀결되고 결국 하나의 대기업만이 남아서 시장을 독점하는 형태로 끝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여러 기업들이 고비용의 망설비를 중복 설치했다가 해체하는 것은 큰 낭비다.

즉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는 산업은 경쟁보다는 독점이 더 자연스러운 자연독점(natural monopoly) 산업이다.

각국 정부는 20세기 초부터 각종 망산업을 법정 독점사업으로 운영해 왔다.

정부가 독점사업자를 지정하고 사업권(franchise)을 부여해 다른 사업자의 진입을 막는 대신 요금을 규제하고 퇴출을 엄격하게 제한했다.

정부가 법령으로 진입장벽을 설치한 것이다.

나라에 따라서 독점사업자가 민간기업인 곳도 있었고 우리나라처럼 공기업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규제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지난 세기 말까지 규제 실패의 부작용이 속속 밝혀지면서 경쟁 도입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다각적으로 전개되었다.

망설비를 이중삼중으로 가설하는 것은 여전히 낭비다.

그러나 이미 설치된 망을 망 소유자가 다른 사람들과 공동으로 이용하도록 한다면 최소한 전력이나 가스 등 관련 서비스를 공급하는 부문에서는 시장경쟁을 유치할 수 있다.

망설비는 이것을 이용하지 않으면 관련 서비스를 절대로 공급할 수 없으므로 기본설비로 분류된다.

법령으로 어떤 설비를 기본설비로 규정하면 그 소유주는 소정의 사용료를 납부하는 외부인과 해당 설비를 공동 이용해야 한다.

이것을 기본설비 원칙(essential facility doctrine)이라고 한다.

주행료만 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고속도로는 이 원칙이 적용되는 대표적 기본설비다.

지난 세기 말부터 통신망,송배전망,가스관,철도,그리고 상하수도관 등 각종 망설비에 기본설비 원칙을 적용하는 나라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전통적 자연독점 산업은 망설비를 이용하는 서비스 공급 부문부터 시장경쟁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개편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shoonlee@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