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알아야 세상을 이해할수 있다
가 유진 파마(Eugune Fama)는 주식의 가격이 정보의 가치에 의해 형성된다는 개념을 근거로 '효율적 시장가설'을 제시했다.
효율적 시장가설은 주식시장에서 주식의 가격이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충분히,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가설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회사의 주가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정보가 있으면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분석하여 찾아낸 가치를 주가에 즉각 반영한다.
다수의 이런 행위로 인해 정보의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시장이 신속히 형성된다.
효율적 시장가설이 사실이라고 전제하면,현재 시점에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은 무의미해진다.
왜냐하면,현재 시점에서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오직 미래의 새로운 정보만이 미래의 주식가격 변동을 유발할 수 있다.
미래에 나타날 가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미래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으나,현재 시점에서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없으므로 미래의 가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주식가격은 현재까지의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형성된 것이며,미래의 주가는 미래에 발생할 모든 정보를 반영하여 새롭게 형성될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는 현재의 주가와 미래의 주가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나 현재 시점에서 효율적 시장가설이 형성되어 있으며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들도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모든 투자자들은 시장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주식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재까지의 모든 정보는 이미 현재 주식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으므로 현재 시점에서 더 이상 가치 있는 정보는 없다고 판단한다.
또한 미래에 발생할 새로운 정보는 현재 시점에서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효율적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투자자들은 가치 있는 정보가 현재 시장에 없기 때문에,주가 움직임의 추세를 살피거나 투자대상 회사들의 가치를 분석하는 등,주가를 변동시킬 요인을 찾아 이를 시장에 반영해 나갈 유인이 전혀 없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정보를 찾아 가치를 분석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모든 투자자들이 정보를 분석하여 적절한 주식가격을 시장에 즉시 형성해 나가는 노력을 꾸준히 하지 않는다면,새로운 가치 있는 정보가 나타나는 경우에도 주식가격은 적절한 가격을 즉시 형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주식가격이 정보의 가치를 적절히,즉시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시장은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요컨대 효율적 시장에 참여한 모든 투자자들이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는다면,시장은 비효율적으로 변화되는 역설이 성립한다.
다 한 가지 실험을 생각해 보자.
2억 2500만 인구가 모두 1달러씩 걸고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한다고 하자.
이긴 사람은 돈을 따고 진 사람은 탈락한다.
이긴 사람은 다음 날 또 다른 승자와 동일한 게임을 계속해 나간다.
이렇게 20일이 지나면 승자는 215명이 남고,승자들은 100만 달러씩을 손에 쥔다.
이들은 단지 '운이 좋아서 돈을 땄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만약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어떤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면,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중략)
주식가격은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인데,시장가격은 내재가치와 괴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내재가치를 찾아 이보다 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사서 보유하다가 내재가치에 맞게 값이 형성될 때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7명의 투자자는 모두 이런 '가치투자'를 중시했고,특히 그 중 몇 명은 컬럼비아대학에서 '증권 분석'의 선구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지도를 직접 받았거나,그레이엄의 투자회사에서 일했다. (<한겨레신문>)
[문제2] 위 제시문들은 효율적 시장가설에 관계된 글들이다. 제시문 [가]와 [나]를 근거로,현재시점에서 효율적 시장이 형성되어있지 않고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들 또한 효율적 시장을 믿지 않고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시장은 효율적으로 변화되어 ‘효율적 시장 가설’이 성립될 수 있는 이유를 서술하시오. <6~8줄(211~280자)>[20점]
[문제3] 제시문 [다]는 한 투자자의 견해가 담긴 신문기사의 일부이다. 기사에서 투자자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부정하고 있다. 제시문 [가]를 통해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시오. <3~4줄(106~140자)>[10점]
3. 2~3번 문제 해제
⊙ 배경지식
▶ 왜 경제를 알아야 하는가?
간혹 이런 경제 문제가 나오면 경제를 사회탐구영역으로 선택하지 않아서 풀기 어렵다는 학생들을 발견하곤 한다.
물론 2010년 논술 경향에 대해 정확한 학교별 발표가 없어 어떠한 경향으로 나올지 알 수 없지만,제 아무리 세분화하여 논제를 내더라도 경제에 관한 문제들은 인문계열이나 경영경제계열,사회계열 어디에 내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
그 이유는,이 시대가 이미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그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21세기에 더더욱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놓일 것이 분명한 학문이다.
이것은 돈을 많이 버느냐 적게 버느냐의 문제를 떠나서 나를 둘러싼 우리 주변의 세상이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기도 하다.
21세기 시대적 흐름은 이러한 흐름에 대한 이해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TESAT(Test of Economic Sense And Thinking)과 같은 시험이 생긴 것도 이와 같은 요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사람들은 경제학을 '돈을 벌기 위한 학문'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유명한 경제학자 치고 주식을 통해 큰 돈을 번 사람은 리카도와 케인스 두 명뿐이었다.
하지만 리카도는 거부였던 유대인의 자식으로 태어났고,케인스는 투기에 가까운 선물 투자를 하는 등 이재(理財)에 밝았던 사람이었다.
결국,서점에 깔려 있는 '돈 버는 방법'에 관한 책들을 제 아무리 읽어도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며,경제학을 공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경제학은 돈을 버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가로지르는 합리적 선택에 관한 학문일 뿐이다.
▶ 정보와 경제,더 많은 정보가 더 많은 수익을 낳는다?
위 문제에서는 주식의 가치가 정보의 가치에 따라 형성된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다루고 있다.
평소 세계사나 경제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러한 가설에 대한 반론이 얼마든지 역사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제시문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우선,인간은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없으며,모두 똑같은 정보를 나눠 가질 수도 없으며,또한 얻은 정보가 모두 객관적인 정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
제 아무리 객관적이며 보편적인 정보라고 하더라도,그 신뢰가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에 불과하다면 이는 신뢰할 만한 정보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는 더 많은 정보들을 지니고 있는 큰 손들이 돈을 벌기가 더 쉽다.
그리고 큰 손들의 큰 돈이 흘러들어가면 주가는 오르게 되어 있다.
그리고 오른 주가를 보고 작은 손들이 따라 들어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큰 손들이 돈을 벌고 시장을 빠져나가면 폭등이 멈추고 폭락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큰 손들이 투자했다더라'와 같은 사실이 하나의 정보로 작동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뒤늦게 따라붙은 사람들의 경우 더 이상의 정보를 만들 수도,접할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먼저 투자했느냐,나중에 투자했느냐로 수익의 성패가 나뉘기도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 몇 개를 살펴보도록 하자.
1929년의 대공황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주가 폭락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그 폭락을 예상한 경제학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경제학자들이라면 우리의 상식에서 그것을 예측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그 와중에도 가지고 있던 주식을 폭락 전에 처분하여 재산을 보존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철강왕으로 알려져 있는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 · 1835~1919)다.
그는 구두닦이 소년마저 있는 돈을 털어 주식을 샀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는 경제학 이론을 잘 알았다기보다는 세상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시각이 있었던 것이다.
카네기는 아주 작은 정보만으로도 당시의 형국을 파악했다.
그 반대의 경우는 사실 더 많다.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usoe)」로 유명한 대니얼 드포(Daniel Defoe · 1660~1731)는 1720년 영국에서 있었던 남해회사 버블 사건으로 온 재산을 날리고 가난과 무관심 속에 말년을 보내야 했다.
남해회사 사건이란 무분별한 루머 살포로 주가를 조작했던 대표적인 사례였다.
남해회사가 퍼뜨렸던 온갖 루머에 런던은 술렁였고 하나둘씩 주식을 사기 시작하자 엄청난 속도로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다섯 달 만에 10배가 뛴 주가로 인해 사람들은 남해회사 주식만 사면 당장이라도 부자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루머가 거짓말임이 밝혀지고 거품이 빠지면서 다시 주가는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결국 대니얼 드포는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패가망신한 것이다.
또한,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여전히 과학자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아이작 뉴턴(Sir Isaac Newton · 1642~1727) 역시 같은 사건으로 2만 파운드(당시 가치로 한화 약 20억원)를 날렸다.
그리고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몇몇 사례만으로도 우리는 주식시장이란, 드시 건전한 정보들이 효율적인 상태로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문제 분석
2~3번 문제 역시 제시문에 대한 독해력과 제시문에 등장하는 논리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이다.
실제 제시문을 꼼꼼히 읽어보면 알겠지만,2~3번 문제는 간단한 논리력 테스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효율적 시장가설하에서는 시장이 효율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시문 (가)와 (나)의 논지이다.
효율적 시장가설하에서는 모든 정보가 주식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만약 효율적 시장가설의 반대 상황이 주어진다면 어떤 정보는 주식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들은 그 정보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그렇다면 효율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결국 2번 문제는 효율적 시장가설의 정의와 그 정의를 뒷받침해 주는 근거들을 파악하고 그것의 반대 상황을 추론해 보라는 문제이다.
3번 문제는 2번에서 도출된 이론적인 이해를 실제에 적용하라는 문제이다.
결국 실제 상황에서는 효율적 시장가설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제시문 (다)와 (가)를 통해 찾아내면 되는 문제이다.
⊙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한 글이다.
효율적 시장가설의 정의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의 가격이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충분히 즉각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모든 주가는 모든 정보가 즉각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현재 시점에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일의 주가는 내일까지 발생된 모든 정보들이 반영된 주가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내일의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내일의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내일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제시문 (나)는 효율적 시장가설이 지배하는 시장의 모든 투자자들이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는다면,시장은 비효율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현재의 주식에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다면,주식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주식의 추세를 살피거나 회사의 가치를 판단하거나 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새로운 정보가 도착해도 투자자들은 정보를 분석하지 않을 것이고,앞으로의 주식 가격은 각종 정보들이 즉시적으로 반영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시장은 비효율적이 된다.
즉,효율적 시장에 참여한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는 모든 투자자들이 있는 시장은 비효율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
실제 현실 경제,주식시장은 효율적 시장가설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효율적 시장가설의 제1전제는 주식 가격은 모든 정보를 충분히 즉각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모든 정보가 충분히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유되지 않는다.
또한 한 회사의 실제 가치가 그 회사의 주식 가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그 회사의 실제 가치와 핵심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주식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주식의 흐름과 각 회사의 정보를 수집하려 애쓴다.
그러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제시문 (다)이다.
가치투자란 한 회사의 내재가치를 정확히 파악한 후,내재가치보다 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보유하다 주식시장에서 그 회사의 내재가치만큼 평가가 내려질 때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야 함을 의미한다.
현실의 주식시장이 비효율적인 시장이고,따라서 주식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정보가 존재해서 투자자들이 반영되지 않는 정보를 찾고,분석해서 이를 주식 가격에 반영해야 비로소 모든 정보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그래야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결국 효율적 시장가설의 주식 가격은 모든 정보를 충분히 즉각적으로 반영한다는 제1전제가 거짓일 때에만 비로소 주식시장은 효율적으로 움직이며,주식 가격에 정보가 충분히 반영된다는 것을 찾아내라는 것이 2번 문제의 핵심이다.
그리고 실제로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은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지 않으며,더 나아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주식의 흐름을 파악하고 주식과 관련된 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야만 주식에서 이득을 볼 수 있고,이것이 주식 시장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것을 찾아내라는 것이 3번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 답안 작성
2번 문제는 제시문 (가)와 (나)의 논지를 잘 파악하면 쉽게 쓸 수 있는 문제이다.
즉 효율적 시장가설이 모든 정보가 모든 주식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므로,비효율적 시장에서는 모든 정보가 모든 주식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 않을 것이고,따라서 투자자들 역시 주식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 않은 정보를 찾고 분석할 것이므로 효율적 시장이 형성된다는 식으로 서술하면 된다.
3번 문제의 경우,왜 제시문 (다)의 투자자가 효율적 시장가설을 비판하고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일 것이다.
따라서 "제시문 (다)의 투자자는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정보를 찾아 분석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효율적 시장가설하에서는 주식을 통한 이득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효율적 시장에서는 정보를 분석하는 기법과 노력도 불필요하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서술하면 될 것이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연구원 leroy7@hanmail.net
가 유진 파마(Eugune Fama)는 주식의 가격이 정보의 가치에 의해 형성된다는 개념을 근거로 '효율적 시장가설'을 제시했다.
효율적 시장가설은 주식시장에서 주식의 가격이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충분히,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가설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회사의 주가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정보가 있으면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분석하여 찾아낸 가치를 주가에 즉각 반영한다.
다수의 이런 행위로 인해 정보의 가치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시장이 신속히 형성된다.
효율적 시장가설이 사실이라고 전제하면,현재 시점에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은 무의미해진다.
왜냐하면,현재 시점에서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오직 미래의 새로운 정보만이 미래의 주식가격 변동을 유발할 수 있다.
미래에 나타날 가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미래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으나,현재 시점에서 미래에 나타날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없으므로 미래의 가격을 전혀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주식가격은 현재까지의 모든 정보가 반영되어 형성된 것이며,미래의 주가는 미래에 발생할 모든 정보를 반영하여 새롭게 형성될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시점에서는 현재의 주가와 미래의 주가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나 현재 시점에서 효율적 시장가설이 형성되어 있으며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들도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모든 투자자들은 시장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주식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현재까지의 모든 정보는 이미 현재 주식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어 있으므로 현재 시점에서 더 이상 가치 있는 정보는 없다고 판단한다.
또한 미래에 발생할 새로운 정보는 현재 시점에서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따라서 효율적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투자자들은 가치 있는 정보가 현재 시장에 없기 때문에,주가 움직임의 추세를 살피거나 투자대상 회사들의 가치를 분석하는 등,주가를 변동시킬 요인을 찾아 이를 시장에 반영해 나갈 유인이 전혀 없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정보를 찾아 가치를 분석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모든 투자자들이 정보를 분석하여 적절한 주식가격을 시장에 즉시 형성해 나가는 노력을 꾸준히 하지 않는다면,새로운 가치 있는 정보가 나타나는 경우에도 주식가격은 적절한 가격을 즉시 형성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주식가격이 정보의 가치를 적절히,즉시적으로 반영하지 못한다면 시장은 효율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요컨대 효율적 시장에 참여한 모든 투자자들이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는다면,시장은 비효율적으로 변화되는 역설이 성립한다.
다 한 가지 실험을 생각해 보자.
2억 2500만 인구가 모두 1달러씩 걸고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한다고 하자.
이긴 사람은 돈을 따고 진 사람은 탈락한다.
이긴 사람은 다음 날 또 다른 승자와 동일한 게임을 계속해 나간다.
이렇게 20일이 지나면 승자는 215명이 남고,승자들은 100만 달러씩을 손에 쥔다.
이들은 단지 '운이 좋아서 돈을 땄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만약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어떤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면,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중략)
주식가격은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인데,시장가격은 내재가치와 괴리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내재가치를 찾아 이보다 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사서 보유하다가 내재가치에 맞게 값이 형성될 때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7명의 투자자는 모두 이런 '가치투자'를 중시했고,특히 그 중 몇 명은 컬럼비아대학에서 '증권 분석'의 선구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지도를 직접 받았거나,그레이엄의 투자회사에서 일했다. (<한겨레신문>)
[문제2] 위 제시문들은 효율적 시장가설에 관계된 글들이다. 제시문 [가]와 [나]를 근거로,현재시점에서 효율적 시장이 형성되어있지 않고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들 또한 효율적 시장을 믿지 않고 있다고 가정하는 경우,시장은 효율적으로 변화되어 ‘효율적 시장 가설’이 성립될 수 있는 이유를 서술하시오. <6~8줄(211~280자)>[20점]
[문제3] 제시문 [다]는 한 투자자의 견해가 담긴 신문기사의 일부이다. 기사에서 투자자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부정하고 있다. 제시문 [가]를 통해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시오. <3~4줄(106~140자)>[10점]
3. 2~3번 문제 해제
⊙ 배경지식
▶ 왜 경제를 알아야 하는가?
간혹 이런 경제 문제가 나오면 경제를 사회탐구영역으로 선택하지 않아서 풀기 어렵다는 학생들을 발견하곤 한다.
물론 2010년 논술 경향에 대해 정확한 학교별 발표가 없어 어떠한 경향으로 나올지 알 수 없지만,제 아무리 세분화하여 논제를 내더라도 경제에 관한 문제들은 인문계열이나 경영경제계열,사회계열 어디에 내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다.
그 이유는,이 시대가 이미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그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은 21세기에 더더욱 치열한 논쟁의 중심에 놓일 것이 분명한 학문이다.
이것은 돈을 많이 버느냐 적게 버느냐의 문제를 떠나서 나를 둘러싼 우리 주변의 세상이 어떤 구조로 움직이는지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기도 하다.
21세기 시대적 흐름은 이러한 흐름에 대한 이해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TESAT(Test of Economic Sense And Thinking)과 같은 시험이 생긴 것도 이와 같은 요청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사람들은 경제학을 '돈을 벌기 위한 학문'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유명한 경제학자 치고 주식을 통해 큰 돈을 번 사람은 리카도와 케인스 두 명뿐이었다.
하지만 리카도는 거부였던 유대인의 자식으로 태어났고,케인스는 투기에 가까운 선물 투자를 하는 등 이재(理財)에 밝았던 사람이었다.
결국,서점에 깔려 있는 '돈 버는 방법'에 관한 책들을 제 아무리 읽어도 부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며,경제학을 공부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경제학은 돈을 버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가로지르는 합리적 선택에 관한 학문일 뿐이다.
▶ 정보와 경제,더 많은 정보가 더 많은 수익을 낳는다?
위 문제에서는 주식의 가치가 정보의 가치에 따라 형성된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다루고 있다.
평소 세계사나 경제에 관심이 있었다면 이러한 가설에 대한 반론이 얼마든지 역사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제시문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우선,인간은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없으며,모두 똑같은 정보를 나눠 가질 수도 없으며,또한 얻은 정보가 모두 객관적인 정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
제 아무리 객관적이며 보편적인 정보라고 하더라도,그 신뢰가 '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에 불과하다면 이는 신뢰할 만한 정보라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는 더 많은 정보들을 지니고 있는 큰 손들이 돈을 벌기가 더 쉽다.
그리고 큰 손들의 큰 돈이 흘러들어가면 주가는 오르게 되어 있다.
그리고 오른 주가를 보고 작은 손들이 따라 들어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큰 손들이 돈을 벌고 시장을 빠져나가면 폭등이 멈추고 폭락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큰 손들이 투자했다더라'와 같은 사실이 하나의 정보로 작동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뒤늦게 따라붙은 사람들의 경우 더 이상의 정보를 만들 수도,접할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먼저 투자했느냐,나중에 투자했느냐로 수익의 성패가 나뉘기도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 몇 개를 살펴보도록 하자.
1929년의 대공황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주가 폭락으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그 폭락을 예상한 경제학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경제학자들이라면 우리의 상식에서 그것을 예측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그 와중에도 가지고 있던 주식을 폭락 전에 처분하여 재산을 보존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철강왕으로 알려져 있는 앤드루 카네기(Andrew Carnegie · 1835~1919)다.
그는 구두닦이 소년마저 있는 돈을 털어 주식을 샀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주식을 팔아치웠다.
그는 경제학 이론을 잘 알았다기보다는 세상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시각이 있었던 것이다.
카네기는 아주 작은 정보만으로도 당시의 형국을 파악했다.
그 반대의 경우는 사실 더 많다.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usoe)」로 유명한 대니얼 드포(Daniel Defoe · 1660~1731)는 1720년 영국에서 있었던 남해회사 버블 사건으로 온 재산을 날리고 가난과 무관심 속에 말년을 보내야 했다.
남해회사 사건이란 무분별한 루머 살포로 주가를 조작했던 대표적인 사례였다.
남해회사가 퍼뜨렸던 온갖 루머에 런던은 술렁였고 하나둘씩 주식을 사기 시작하자 엄청난 속도로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다.
다섯 달 만에 10배가 뛴 주가로 인해 사람들은 남해회사 주식만 사면 당장이라도 부자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루머가 거짓말임이 밝혀지고 거품이 빠지면서 다시 주가는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결국 대니얼 드포는 뒤늦게 뛰어들었다가 패가망신한 것이다.
또한,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여전히 과학자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아이작 뉴턴(Sir Isaac Newton · 1642~1727) 역시 같은 사건으로 2만 파운드(당시 가치로 한화 약 20억원)를 날렸다.
그리고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알 수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몇몇 사례만으로도 우리는 주식시장이란, 드시 건전한 정보들이 효율적인 상태로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문제 분석
2~3번 문제 역시 제시문에 대한 독해력과 제시문에 등장하는 논리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이다.
실제 제시문을 꼼꼼히 읽어보면 알겠지만,2~3번 문제는 간단한 논리력 테스트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효율적 시장가설하에서는 시장이 효율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시문 (가)와 (나)의 논지이다.
효율적 시장가설하에서는 모든 정보가 주식에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만약 효율적 시장가설의 반대 상황이 주어진다면 어떤 정보는 주식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자들은 그 정보를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고 그렇다면 효율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이다.
결국 2번 문제는 효율적 시장가설의 정의와 그 정의를 뒷받침해 주는 근거들을 파악하고 그것의 반대 상황을 추론해 보라는 문제이다.
3번 문제는 2번에서 도출된 이론적인 이해를 실제에 적용하라는 문제이다.
결국 실제 상황에서는 효율적 시장가설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음을 제시문 (다)와 (가)를 통해 찾아내면 되는 문제이다.
⊙ 제시문 분석
제시문 (가)는 효율적 시장가설에 대한 글이다.
효율적 시장가설의 정의는 주식시장에서 주식의 가격이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충분히 즉각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모든 주가는 모든 정보가 즉각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현재 시점에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일의 주가는 내일까지 발생된 모든 정보들이 반영된 주가일 것이다.
그런데 현재로서는 내일의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내일의 정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내일의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제시문 (나)는 효율적 시장가설이 지배하는 시장의 모든 투자자들이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는다면,시장은 비효율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현재의 주식에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다면,주식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주식의 추세를 살피거나 회사의 가치를 판단하거나 하는 일련의 행동들은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새로운 정보가 도착해도 투자자들은 정보를 분석하지 않을 것이고,앞으로의 주식 가격은 각종 정보들이 즉시적으로 반영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시장은 비효율적이 된다.
즉,효율적 시장에 참여한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는 모든 투자자들이 있는 시장은 비효율적인 시장이 될 것이다.
실제 현실 경제,주식시장은 효율적 시장가설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효율적 시장가설의 제1전제는 주식 가격은 모든 정보를 충분히 즉각적으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주식시장에서는 모든 정보가 충분히 모든 투자자들에게 공유되지 않는다.
또한 한 회사의 실제 가치가 그 회사의 주식 가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 그 회사의 실제 가치와 핵심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주식 투자에서 성공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주식의 흐름과 각 회사의 정보를 수집하려 애쓴다.
그러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이 제시문 (다)이다.
가치투자란 한 회사의 내재가치를 정확히 파악한 후,내재가치보다 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보유하다 주식시장에서 그 회사의 내재가치만큼 평가가 내려질 때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야 함을 의미한다.
현실의 주식시장이 비효율적인 시장이고,따라서 주식 가격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정보가 존재해서 투자자들이 반영되지 않는 정보를 찾고,분석해서 이를 주식 가격에 반영해야 비로소 모든 정보가 충분히 주가에 반영될 것이다.
그래야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결국 효율적 시장가설의 주식 가격은 모든 정보를 충분히 즉각적으로 반영한다는 제1전제가 거짓일 때에만 비로소 주식시장은 효율적으로 움직이며,주식 가격에 정보가 충분히 반영된다는 것을 찾아내라는 것이 2번 문제의 핵심이다.
그리고 실제로 주식 투자에 성공한 사람들은 효율적 시장가설을 믿지 않으며,더 나아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주식의 흐름을 파악하고 주식과 관련된 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야만 주식에서 이득을 볼 수 있고,이것이 주식 시장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것을 찾아내라는 것이 3번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 답안 작성
2번 문제는 제시문 (가)와 (나)의 논지를 잘 파악하면 쉽게 쓸 수 있는 문제이다.
즉 효율적 시장가설이 모든 정보가 모든 주식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이므로,비효율적 시장에서는 모든 정보가 모든 주식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 않을 것이고,따라서 투자자들 역시 주식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 않은 정보를 찾고 분석할 것이므로 효율적 시장이 형성된다는 식으로 서술하면 된다.
3번 문제의 경우,왜 제시문 (다)의 투자자가 효율적 시장가설을 비판하고 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일 것이다.
따라서 "제시문 (다)의 투자자는 주식시장을 분석하고 정보를 찾아 분석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효율적 시장가설하에서는 주식을 통한 이득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효율적 시장에서는 정보를 분석하는 기법과 노력도 불필요하기 때문이다"라는 식으로 서술하면 될 것이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연구원 leroy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