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생글은 새학기를 맞아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를 연재합니다.

고등학교 경제 교과 진도에 맞춰 주요한 경제 개념을 설명하는 이 코너는 KDI경제정보센터의 경제교육 전문가와 고등학교 선생님 등 4명이 돌아가며 집필합니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경제이론과 개념을 실제 생활의 사례와 연관시켜 설명함으로써 경제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본 코너를 통해 경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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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정도따라 순서 정하듯 경제 활동은 선택의 과정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 ① 전쟁터에서 부상자 쏟아지면 누구부터 치료하지
옆에 있는 사진은 '트리아제 태그(triage tag)'라고 한다.

의료 또는 다친 것과 연관되어 있음을 쉽게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트리아제 태그는 나폴레옹 시절 프랑스 군대의 외과 의사였던 도미니크 잔 라레이(Dominique Jean Larrey)가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한다.

이 태그의 용도와 경제의 관련성에 대해 알아보자.

전쟁터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면 인명 구조원이나 의사들은 환자의 부상 정도를 신속히 판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인명 구조원들은 보통 1분 안에 부상자의 부상 정도를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부상자의 간략한 신상정보와 함께 태그에 부상 정도를 기입한 다음 그의 머리 부근에 놓아둔다.

대형 사고가 발생한 초기 단계에 충분한 의료 서비스가 올 수 없으므로 먼저 도착한 구조원이 환자의 응급 정도를 분류해 놓음으로써 후속 의료진에 의해 빠른 구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트리아제 태그는 환자의 부상 정도에 따라 4가지 색으로 구분된다.

검은색은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구호 조치가 필요 없는 경우이다.

붉은색은 부상이 심해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구호 조치가 이뤄져야 할 부상자를 의미한다.

노란색은 구호 활동이 지체되어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경우이고 초록색은 경미한 찰과상 정도의 부상을 입은 사람이다.

따라서 후속으로 도착하는 구호진들은 붉은색 노란색 초록색 순으로 치료를 하게 되는 것이다.

트리아제 태그는 기본적으로 의료 서비스는 크게 부족한데,의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엄청난 상황에서 어떤 환자를 우선 처리해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 준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한데 배분할 자원은 한정된 경제문제와 유사한 셈이다.

트리아제 태그의 활용사례는 많다.

2005년 런던의 왕립병원에 테러리스트에 의한 폭발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사용되었다.

2005년 일본의 철로 곡선 주로에서 전철이 전복한 사건 때도 활용됐는데 당시 현장의 인명 구조원이 빨간색 표시를 너무 남발해 나중에 도착한 구호 요원들이 오히려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고 한다.

트리아제 태그는 사람에 의해 처리된다는 점에서 실수가 있을 수 있다.

실수는 살릴 수 있는 생명까지 잃게 할 수도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부족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 하는가는 우리의 삶의 질을 달리 결정할 수 있다.

그만큼 선택의 문제는 경제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트리아제 태그는 한정된 자원의 부족 문제 자체에 대한 것이지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을 다루는 데 초점을 둔 것은 아니다.

부족의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은 중학교에서 배운 바 있는 시장경제 체제냐 사회주의 체제냐 하는 경제체제와 관련돼 있다.

트리아제 태그 문제를 적용할 수 있는 분야는 많다.

자녀교육 문제와도 연관시킬 수 있다.

부모님 세대는 교육시켜야 할 자식이 많은 반면 집안 형편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여러 자식 가운데 교육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교육을 시키지 않을 경우 생명을 잃게 되는 자식부터 먼저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여러분 세대와 부모님 세대는 어떻게 다른지,교육 자원에 대한 배분은 어떤지 부모님과 상의하면서 생각해보자.

김진영 KDI 경제교육센터 경제교육실장 jykim@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