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키고설킨 이해(利害) 관계… 풀리지 않는 재개발 보상 갈등
# 불황기에 드라마를 통해 얼키고설킨 사건이 빠르게 전개된다는 게…
# 이처럼 얼키고설킨 의혹에 노건평씨의 또 다른 역할이 있었는지…
지난해 말부터 최근에 걸쳐 우리 사회에 일어난 몇몇 사건 사고 등을 전달하는 이 보도 문장들을 보면 특이한 단어가 하나 눈에 띈다.
'얼키고 설킨'이란 말이 그것인데,어떤 경우에는 이를 붙여 쓰기도 한다.
그런데 사전에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얼키다'란 단어는 물론이고 '설키다'란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말의 바른 형태는 '얽히고설키다'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 흔히 '얽히고(서+ㄺ)히다,얼키고설키다,얽히고 (서+ㄺ)히다, 얼키고 설키다' 식으로 표기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한 단어처럼 붙여 쓰기도 하고 두 단어로 보고 띄어 쓰기도 한다.
'얽히고설키다'에는 우리말 적기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러니 이 말이 만들어진 과정을 이해하면 우리말을 적는 방식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말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게 있는가 하면,소리와 달리 항상 형태를 고정시켜 적는 게 있다.
우리말(정확히는 글자) 쓰기의 헌법이랄 수 있는 한글 맞춤법에서는 총칙에서 이를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소리대로 적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소리 적기의 원칙을 내세운 것이고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것은 형태 밝혀 적기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우리 맞춤법의 큰 줄기를 이루는 두 축이다.
형태 밝혀 적기란 발음에 상관 없이 본래 형태를 살려 적는다는 것이다.
가령 두 눈썹 사이의 주름을 나타내는 단어는 '눈살'로 적어야 할까 '눈쌀'로 적어야 할까.
이런 단어를 적을 때 설령 처음부터 외워 둔 사람일지라도 시일이 지나면서 정확한 표기를 잊어버리고 헷갈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원칙을 알고 있다면 정확한 표기를 모른다 하더라도 대개는 그에 준용해 바로 적을 수 있다.
'눈살'의 경우 '두 눈썹 사이의 살'이란 의미가 분명하므로,발음은 '눈쌀'로 나더라도 적기는 '눈살'로 하는 것이다.
단어의 어원이 드러나 있거나 원형을 알 수 있는 경우는 항상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게 그 정신이다.
이에 비해 '눈썹'의 경우에는 이 말이 '눈'과 '썹(혹은 섭)'의 결합으로 이뤄진 말임에 분명하지만 뒷말의 어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굳이 '섭'으로 적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엔 소리 나는 대로 '썹'으로 적기로 했다.
'얽히고설키다'도 마찬가지다.
이 말을 사람에 따라 소리 나는 대로 '얼키고설키다'처럼 쓰기 십상이다.
또는 '얽히고(서+ㄺ)히다'처럼 쓰기도 한다.
또 이를 각각 띄어 써서 '얼키고 설키다' '얽히고 (서+ㄺ)히다' 식으로 쓰기도 한다.
모두 잘못 쓴 경우이다.
이 단어를 이해하는 포인트는 두 가지이다.
우선 '얽히고'의 경우,이 말은 '얽다'라는 어원이 분명하므로 발음은 [얼키고]로 나지만 적기는 원형을 살려 '얽히고'로 적는다. ('얽히다'는 '얽다'의 피동 형태)
이에 비해 뒤따르는 '설키다'는 어원을 찾을 수 없는 말이다.
'설키다'란 말을 쓰지도 않을 뿐더러 '(서+ㄺ)다'라는 말도 없으므로 여기서 온 단어로 추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얽히다' 뒤에 이어 이 말을 쓰기 때문에 이 말의 통일된 표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럴 때는 한글 맞춤법의 기본 원칙에 따라 소리 나는 대로 '설키다'로 적는 것이다.
이때 이 말을 윗말에 붙여서 하나의 단어로 처리할 것인지,또는 각각의 단어로 보아 '얽히고 설키다' 식으로 띄어 써야 할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부 견해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설키다'를 어차피 독립된 단어로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윗말에 붙여 뜻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해석해 '얽히고설키다'를 한 단어로 보는 게 주류이다.
그러니 이 말을 '얽히고 설키다' 식으로 띄어 쓰는 것 역시 바른 표기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
# 불황기에 드라마를 통해 얼키고설킨 사건이 빠르게 전개된다는 게…
# 이처럼 얼키고설킨 의혹에 노건평씨의 또 다른 역할이 있었는지…
지난해 말부터 최근에 걸쳐 우리 사회에 일어난 몇몇 사건 사고 등을 전달하는 이 보도 문장들을 보면 특이한 단어가 하나 눈에 띈다.
'얼키고 설킨'이란 말이 그것인데,어떤 경우에는 이를 붙여 쓰기도 한다.
그런데 사전에는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얼키다'란 단어는 물론이고 '설키다'란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말의 바른 형태는 '얽히고설키다'이기 때문이다.
이 말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 흔히 '얽히고(서+ㄺ)히다,얼키고설키다,얽히고 (서+ㄺ)히다, 얼키고 설키다' 식으로 표기가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를 한 단어처럼 붙여 쓰기도 하고 두 단어로 보고 띄어 쓰기도 한다.
'얽히고설키다'에는 우리말 적기의 비밀이 담겨 있다.
그러니 이 말이 만들어진 과정을 이해하면 우리말을 적는 방식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말에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게 있는가 하면,소리와 달리 항상 형태를 고정시켜 적는 게 있다.
우리말(정확히는 글자) 쓰기의 헌법이랄 수 있는 한글 맞춤법에서는 총칙에서 이를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소리대로 적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소리 적기의 원칙을 내세운 것이고 '어법에 맞도록 한다'는 것은 형태 밝혀 적기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우리 맞춤법의 큰 줄기를 이루는 두 축이다.
형태 밝혀 적기란 발음에 상관 없이 본래 형태를 살려 적는다는 것이다.
가령 두 눈썹 사이의 주름을 나타내는 단어는 '눈살'로 적어야 할까 '눈쌀'로 적어야 할까.
이런 단어를 적을 때 설령 처음부터 외워 둔 사람일지라도 시일이 지나면서 정확한 표기를 잊어버리고 헷갈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원칙을 알고 있다면 정확한 표기를 모른다 하더라도 대개는 그에 준용해 바로 적을 수 있다.
'눈살'의 경우 '두 눈썹 사이의 살'이란 의미가 분명하므로,발음은 '눈쌀'로 나더라도 적기는 '눈살'로 하는 것이다.
단어의 어원이 드러나 있거나 원형을 알 수 있는 경우는 항상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게 그 정신이다.
이에 비해 '눈썹'의 경우에는 이 말이 '눈'과 '썹(혹은 섭)'의 결합으로 이뤄진 말임에 분명하지만 뒷말의 어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굳이 '섭'으로 적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경우엔 소리 나는 대로 '썹'으로 적기로 했다.
'얽히고설키다'도 마찬가지다.
이 말을 사람에 따라 소리 나는 대로 '얼키고설키다'처럼 쓰기 십상이다.
또는 '얽히고(서+ㄺ)히다'처럼 쓰기도 한다.
또 이를 각각 띄어 써서 '얼키고 설키다' '얽히고 (서+ㄺ)히다' 식으로 쓰기도 한다.
모두 잘못 쓴 경우이다.
이 단어를 이해하는 포인트는 두 가지이다.
우선 '얽히고'의 경우,이 말은 '얽다'라는 어원이 분명하므로 발음은 [얼키고]로 나지만 적기는 원형을 살려 '얽히고'로 적는다. ('얽히다'는 '얽다'의 피동 형태)
이에 비해 뒤따르는 '설키다'는 어원을 찾을 수 없는 말이다.
'설키다'란 말을 쓰지도 않을 뿐더러 '(서+ㄺ)다'라는 말도 없으므로 여기서 온 단어로 추정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 '얽히다' 뒤에 이어 이 말을 쓰기 때문에 이 말의 통일된 표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럴 때는 한글 맞춤법의 기본 원칙에 따라 소리 나는 대로 '설키다'로 적는 것이다.
이때 이 말을 윗말에 붙여서 하나의 단어로 처리할 것인지,또는 각각의 단어로 보아 '얽히고 설키다' 식으로 띄어 써야 할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부 견해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설키다'를 어차피 독립된 단어로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윗말에 붙여 뜻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해석해 '얽히고설키다'를 한 단어로 보는 게 주류이다.
그러니 이 말을 '얽히고 설키다' 식으로 띄어 쓰는 것 역시 바른 표기가 아니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