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에 설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3년간의 고등학교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는 졸업식 시즌이 다가왔다.

초 · 중학교와는 달리 고등학교 졸업은 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성인이 되면서 책임감과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 등 부모님을 비롯한 지인들의 기대와 격려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졸업식은 과거를 추억하고 반성하며 앞으로 계획하는 일들에 대한 굳은 각오와 다짐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몇몇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들이 위와 같은 졸업식의 근본 취지를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하나의 '하류 문화'로 정착되고 있다.

졸업식의 본 행사가 끝나고 난 뒤 학생들은 미리 준비한 밀가루,계란 등을 서로의 옷과 온몸에 던진다.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밀가루,계란,케첩과 같은 것들은 잘 지워지지 않는 데다가 주변 환경을 지저분하고 소란스럽게 만들어 무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까지 피해를 준다.

더욱 심한 경우에는 서로의 교복을 찢기도 하는데 남녀 학생을 불문하고 속옷까지 훤히 보일 정도로 심하게 교복을 찢어 지나가는 행인들이 눈살을 찌푸릴 정도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밀가루와 계란 세례 후 당사자인 학생들이 이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며 뒷정리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보살펴 주신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친구들에게 인사를 고하며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야 할 졸업식에 서로에게 밀가루를 쏟아부으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뛰어다니는 학생들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말하고 "지구 반대편에서는 굶고 있는 기아들이 많은데 그런 소모적이고 과시적인 행동보다는 학생들이 친구들과 지난 추억을 되새기며 의미 있게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교 학창시절의 마지막 날인 졸업식, 가벼운 일탈 행위쯤은 용서 될 것이라는 생각보다 스승과 학부모, 친구들이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는 졸업식이야말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손혜지 생글기자(대전 충남여고 3년) bluevery110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