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 직불금 문제를 조사하고 있는 국회 국정조사특위 …… 과연 이 '명단' 속에 무엇이 든 걸까요? ○○○의 상자,'쌀 직불금 의혹자 명단'을 두고 벌이는 여야의 공방 현장.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 6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마친 뒤 개표를 하지 않고 투표함을 컨테이너 박스에 넣고 봉인했다. 컨테이너 박스에는 '○○○의 상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불안감으로 뒤바뀌고 있다. ××××의 날개가 연상된다. …… 여기에 어정쩡하게 덮어뒀던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를 더하면 이명박 정부에 주어진 과제는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 성공의 추억은 기업 경영의 가파른 사이클에서 만나는 ××××의 밀랍 날개 같은 것이라고 기업 흥망사는 말해 준다.
신문에서 인용한 예문들의 ○○○와 ××××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말은 무얼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름'이란 정도의 힌트면 함께 어울려 쓴 말을 통해 각각 '판도라'와 '이카로스'일 것임을 알 수 있을 터이다.
신화의 언어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천체의 별자리 등 학술 용어를 비롯 일상적인 말글살이에까지 다양하게 투영돼 왔다.
특히 그리스 로마신화는 글쓰기에서 풍부한 수사학적 표현을 제공하는 보고이다.
그것은 동시에 신화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어야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문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이다.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는 단어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천상(天上)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자 제우스가 격노해,인간을 벌하기 위하여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흙으로 판도라를 빚어 만들고 온갖 불행을 담은 상자를 주어 인간 세상에 전하게 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판도라의 상자'인데,이 역시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갖는 신화적 의미는 '세상의 모든 죄악과 재앙이 담긴,열어 보지 말아야 할 상자'이다.
물론 판도라는 호기심에 못 이겨 열어 보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상자를 열었다.
그 바람에 상자 속에 있던 슬픔과 질병,가난과 전쟁,증오와 시기 등 온갖 불행과 재앙이 쏟아져 나왔는데,판도라는 당황한 나머지 상자를 급히 닫아 마지막으로 '희망'만이 그 속에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는 지금도 인간의 밑도 끝도 없는 호기심을 나타내며,나아가 일단 뚜껑이 열리면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을 상징하는 말로 쓰인다.
동시에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서도 마지막 남은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교훈적 의미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인 이카로스 역시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단어이다.
명공(名工) 다이달로스의 아들로,아버지와 함께 백랍(白蠟)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미궁을 탈출하다가 태양에 너무 접근하는 바람에 날개가 녹아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
그래서 '이카로스'란 이름은 태양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소행성에도 붙여졌다.
1949년 팔로마 천문대에서 발견된 지름 약 1.3㎞의 이 작은 행성은 1968년 지구에 약 630만㎞까지 접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의 SF 소설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묘사한 것처럼 '인류 역사상 최초의 항공사고 사망자'인 이카로스는 비운의 도전자이다.
글에서는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빗대 '이카로스의 날개' '이카로스의 꿈'이란 관용구로 많이 인용된다.
'이카로스의 날개'가 주는 교훈은 관점에 따라 두 개의 상반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하나는 '중용과 절제'라는 가르침이다.
뒤집어 말하면 인간의 무모한 욕망 또는 오만한 자기 과신에 대한 경계인 셈이다.
자칫 파멸을 부를 수도 있는 오만과 과욕에 대해 '분수를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카로스의 날개는 그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기도 하다.
역사의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 인간의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행태,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카로스의 다소 무모한,그러면서도 끝없는 도전은 판도라의 호기심과 상통한다.
이들이 글에서 자주 인용되는 까닭은 모두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호기심,욕심,낯선 세계에 대한 동경,자유 따위를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이런 속성이야말로 인류 문명 발전의 동인이 되는 것들이다.
만약에 호기심이나 욕심이 없다면 어떤 난관을 헤치고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도전도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
#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지난 6일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마친 뒤 개표를 하지 않고 투표함을 컨테이너 박스에 넣고 봉인했다. 컨테이너 박스에는 '○○○의 상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불안감으로 뒤바뀌고 있다. ××××의 날개가 연상된다. …… 여기에 어정쩡하게 덮어뒀던 복수노조와 전임자 문제를 더하면 이명박 정부에 주어진 과제는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 성공의 추억은 기업 경영의 가파른 사이클에서 만나는 ××××의 밀랍 날개 같은 것이라고 기업 흥망사는 말해 준다.
신문에서 인용한 예문들의 ○○○와 ××××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말은 무얼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름'이란 정도의 힌트면 함께 어울려 쓴 말을 통해 각각 '판도라'와 '이카로스'일 것임을 알 수 있을 터이다.
신화의 언어는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천체의 별자리 등 학술 용어를 비롯 일상적인 말글살이에까지 다양하게 투영돼 왔다.
특히 그리스 로마신화는 글쓰기에서 풍부한 수사학적 표현을 제공하는 보고이다.
그것은 동시에 신화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어야 이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문맥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판도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류 최초의 여성이다.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는 단어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천상(天上)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자 제우스가 격노해,인간을 벌하기 위하여 대장간의 신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흙으로 판도라를 빚어 만들고 온갖 불행을 담은 상자를 주어 인간 세상에 전하게 했다.
여기서 나온 말이 '판도라의 상자'인데,이 역시 국어사전에 올라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갖는 신화적 의미는 '세상의 모든 죄악과 재앙이 담긴,열어 보지 말아야 할 상자'이다.
물론 판도라는 호기심에 못 이겨 열어 보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상자를 열었다.
그 바람에 상자 속에 있던 슬픔과 질병,가난과 전쟁,증오와 시기 등 온갖 불행과 재앙이 쏟아져 나왔는데,판도라는 당황한 나머지 상자를 급히 닫아 마지막으로 '희망'만이 그 속에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는 지금도 인간의 밑도 끝도 없는 호기심을 나타내며,나아가 일단 뚜껑이 열리면 감당하기 어려운 사안을 상징하는 말로 쓰인다.
동시에 어떤 어려움에 직면해서도 마지막 남은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교훈적 의미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인 이카로스 역시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 단어이다.
명공(名工) 다이달로스의 아들로,아버지와 함께 백랍(白蠟)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미궁을 탈출하다가 태양에 너무 접근하는 바람에 날개가 녹아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
그래서 '이카로스'란 이름은 태양에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소행성에도 붙여졌다.
1949년 팔로마 천문대에서 발견된 지름 약 1.3㎞의 이 작은 행성은 1968년 지구에 약 630만㎞까지 접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국의 SF 소설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묘사한 것처럼 '인류 역사상 최초의 항공사고 사망자'인 이카로스는 비운의 도전자이다.
글에서는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을 빗대 '이카로스의 날개' '이카로스의 꿈'이란 관용구로 많이 인용된다.
'이카로스의 날개'가 주는 교훈은 관점에 따라 두 개의 상반된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하나는 '중용과 절제'라는 가르침이다.
뒤집어 말하면 인간의 무모한 욕망 또는 오만한 자기 과신에 대한 경계인 셈이다.
자칫 파멸을 부를 수도 있는 오만과 과욕에 대해 '분수를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카로스의 날개는 그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기도 하다.
역사의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 인간의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행태,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카로스의 다소 무모한,그러면서도 끝없는 도전은 판도라의 호기심과 상통한다.
이들이 글에서 자주 인용되는 까닭은 모두 인간의 본성에 가까운 호기심,욕심,낯선 세계에 대한 동경,자유 따위를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인간이 가진 이런 속성이야말로 인류 문명 발전의 동인이 되는 것들이다.
만약에 호기심이나 욕심이 없다면 어떤 난관을 헤치고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도전도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