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어를 부르는 조사 ‘밖에’

# 이 분야 전문가가 정부 안에 그를 포함해 몇 명밖에 없다는 사실은 예상 밖의 일이다.

우리말에서 '밖'의 띄어쓰기는 만만치 않다.

사실은 아주 간단한 것이지만 그 간단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언제나 헷갈리기 십상이다.

'밖'은 품사로는 명사로 분류된다.

그 뜻은 누구나 아는 것처럼 '일정한 한도나 범위를 넘어선 쪽' 정도다.

'바깥'과 거의 같이 쓰인다고 보면 된다.

명사이므로 언제나 앞 말과 띄어 쓴다.

예문의 '~예상 밖의 일이다'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밖'에 조사 '-에'가 붙으면 좀 복잡해진다.

가령 '대문 밖에 누가 왔느냐'라고 할 때의 '밖에'와 '나에게는 너밖에 없어'라고 할 때의 '밖에'가 서로 다른 쓰임새를 보이기 때문이다.

앞에 나온 '밖에'는 '바깥'의 의미로 쓰인 명사이므로 띄어 쓴 것이지만,뒤에 나온 '밖에'는 '오로지'라는 뜻을 담은 조사라 윗말에 붙여 쓴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 두 가지의 쓰임새를 구별하는 일인데,그것은 의미로 구별하는 게 가장 쉽다.

우선 간단한 것부터 구별해보자.예문에 보이는 것처럼 '몇 명밖에 없다.' '너밖에 없다.' 이런 경우는 '밖에'가 명사 뒤에서 '오로지' '뿐' '그것 말고는'의 뜻으로 쓰인 경우인데 이때는 조사이다.

이때는 또 반드시 뒤에 '없다' '모르다'같이 부정을 나타내는 말이 따른다는 점도 알아두면 편하다.

'공부밖에 모르는 학생/하나밖에 남지 않았다/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너밖에 없다/가지고 있는 돈이 천 원밖에 없었다' 등에 쓰인 '밖에'가 모두 그런 사례이다.

이에 비해 명사로 쓰인 '예상 밖의 일이다'라고 할 때는 그 의미가 분명히 다르다.

이때는 '바깥(外)'이란 의미를 갖는 말 '밖'에 관형격 조사 '-의'가 붙은 꼴이다.

물론 이 명사 '밖'은 당연히 '-은,-이,-을,-과,-에,-에서,-까지,-이나' 등의 여러 조사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쓰인다.

그러니 띄어쓰기의 기본 규정에 따라 명사는 윗말에 띄어 쓰고,조사는 붙여 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