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떠났습니다만은…'이 틀린 이유

띄어쓰기도 한글 맞춤법의 일부이므로 당연히 정확하게 쓸 수 있어야 한다.

띄어쓰기의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단어별로 띄어 쓰되 조사는 언제나 윗말에 붙여 쓴다'는 것이다.

그런데 똑같은 형태의 말이 문장 속에서 어떤 경우는 조사로 쓰이고,어떤 때는 의존명사로 쓰이기도 해 띄어쓰기를 어렵게 만든다.

그 중 하나가 '-만'이다.

가) 신제품은 개발에 들어간 지 3년 만에 만들어졌다. (이때의 '만'은 수량명사 뒤에 와서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의존명사다.)

나) 그 사람만 왔다. 만져만 보겠다. 놀기만 한다. 이것은 저것만 못하다. (이때의 '만'은 무엇을 강조하거나 어느 것에 한정됨,또는 비교의 뜻을 나타내는 조사다.)

가)와 나)를 구별하는 것은 그 의미에 있다.

'만'이 '시간의 경과'를 나타낼 때는 의존명사로 쓰인 것이므로 이때는 반드시 띄어 쓴다.

그 외에는 모두 강조나 한정,비교의 뜻으로 쓰이는 것인데,이때는 조사이므로 무조건 붙이면 된다.

이 구별은 비교적 단순하기 때문에 그다지 헷갈리지 않는다.

좀 더 까다로운 구별은 또 다른 조사인 '마는'과 그 준말 '만'이 등장할 때이다.

앞에 나온 조사 '만'은 강조나 한정,비교의 뜻인 데 비해 '마는'은 '이미 있는 사실(행동)을 말하고,그것에 구애받지 않는 다른 사실(행동)이 뒤따름'을 나타내는 다른 말이다.

가령 '하기는 한다마는…''작은 정성이지마는 보탬이 되길…''님은 떠났습니다마는 나는 님을…'과 같이 쓰인다.

이때 '마는'이 줄어 '만'으로도 쓰인다.

'하기는 한다만…''작은 정성이지만…''님은 떠났습니다만…'처럼 쓰이는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이를 '하기는 한다만은…''작은 정성이지만은…''님은 떠났습니다만은…'으로 적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마는'이나 그 준말 '만'을 써야 할 자리에 발음에 이끌려 '만은'으로 잘 못 쓴 것이다.

이보다 더 어려운 구별은 이 '만은'이 실제로 쓰이는 경우다.

이것은 나)의 의미로 쓰인 '만'에 특수조사 '은'이 붙을 때다.

'그도 ~에 대해서만은 관대하다'에서 보이는 '만은'이 그런 것인데,이는 한정/강조의 조사 '만'에 역시 한정이나 강조의 뜻을 나타내는 특수조사 '은'이 붙은 형태다.

따라서 나)의 경우엔 '은'을 붙임으로써 의미를 한 번 더 강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