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회의는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 사회화 기관인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해 보는 체험의 장이다.

그러나 이 학급회의가 나날이 유명무실해져 문제가 되고 있다.

학급회의 시간이 거의 없거나 아예 학급회의를 하지 않는 학급도 있다.

이는 자치 활동의 실종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부에서는 학급회의가 단지 시간표에만 있는 시간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정호진 학생(광양제철고 2년)은 "학급의 일을 토의하고 학교에 건의할 수 있는 학급회의 시간이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학급회의가 어렵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한 달에 두 번 '놀토'가 생기면서 원래 토요일날 있던 학급회의 시간이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학급회의 시간 보충을 위해 다른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정규수업과 보충수업, 그리고 방과 후 수업과 자율학습시간까지 연이은 바쁜 일정에 CA(club activity) 활동까지 있다 보니 학급회의가 발붙일 틈이 없다.

반면 학급회의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학생은 "학급회의를 하더라도 학생들은 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며 숙제를 하거나 다른 문제집을 푸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는 않더라도 대충대충 빨리 끝내버리자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회의를 할 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제대로 된 의사 진행 과정도 모르거나 무시한 채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학급회의가 진행되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형식적이고 이름뿐인 학급회의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김소희 학생(광양제철고)은 "학급회의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참여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중요하지만 건의사항이나 안건이 충분히 수용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과정은 건너뛰고 좀 더 실용성 있는 학급회의로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치활동에 별 관심이 없는 학생들도 있지만 쉬는 시간 신문에 난 정치 기사를 찾아볼 만큼 열정이 넘치는 학생들도 많다.

학생들의 정치적 열의가 넘치는 만큼 그 욕구를 만족시켜줄 기회가 필요하다.

학급회의를 통해 학생들이 예비 사회인으로서 올바른 자질을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

지미란 생글기자(광양 제철고 2년) kes915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