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대한/ -에 대해'

'세살 적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어릴 때 밴 나쁜 버릇이 평생을 간다는 뜻이다.

글쓰기에도 이런 나쁜 습관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에 대한(대해)'의 남용이다.

글쓰기 훈련 초기에 바로 잡아야 하는 것이지만 자칫 이를 깨닫지 못하고 넘어가면 나중엔 어색한지도 모르고 쓰게 된다.

이 표현은 대개 의미상으로 필요 없이 덧붙이는 경우가 많아 문장을 처지게 만든다.

당연히 톡톡 튀는 글맛도 없어진다.

# 이는 철도 불법파업에 대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A대통령의 방침과 어긋나는 것이다.

# 이를 모두 합치면 김 회장 일가가 직간접적으로 B회사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지분만 22%가 넘는다.

우리가 말로 할 때는 절대로 '(무엇)에 대해 어찌하다'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불법파업에 강경 대응하다' 'B회사에 행사하다'라고 말한다.

의미상으로도 조사 '-에'가 대상을 한정하고 있으므로 굳이 '에 대해'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자연스럽다.

그러니 우리가 무심코 쓰는 '~에 대해'는 대부분 불필요한 군더더기일 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신문이나 방송 보도 등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음 문장에도 같은 오류가 보인다.

'기상청은 28일 서울 경기 강원지방에 대해 각각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지방에 각각 호우주의보를 내렸다'라고 하면 간결한 것을 굳이 '대해'라는 말을 추가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 국세청은 이들을 포함해 (…) 모두 6108억원을 추징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 중 108명에 대해서는 조세 포탈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많은 이들이 이런 문장을 어색하지 않게 대할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중 108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했다'란 표현은 자연스럽지 않다.

'이 중 108명은(을) … 검찰에 고발했다'가 훨씬 우리말답다.

이때 '108명은'에서 '은'은 주격이 아니라 한정을 나타내는 특수조사이다.

주어는 '국세청'이며 이는 앞 문장에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생략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