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마라'와 '-지 말라'의 처리

"그의 말에 참견하지 마라."

"그의 말에 참견하지 말라."

두 말의 차이는 무엇일까.

'마라'? '말라'? 어떤 이는 이도저도 아닌 '말아라'를 쓰기도 한다.

글을 읽다 보면 흔히 부딪치는 '마라'와 '말라'는 태생적으로 쌍둥이이긴 하지만 이란성이라 그 성격이 사뭇 다르다.

명령문을 만드는 두 말의 모태는 모두 기본형 '말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마라'와 '말라''말아라'는 모두 쓸 수 있는 말이다.

다만 그 쓰임새에 차이가 있다.

우선 '말다'의 원래 명령형은 '말아라'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출발하는 게 좋다.

그럼 '마라'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이 말은 '말아라'가 줄어진 것이다.

우리말에서 '멀지 않아'가 '머지않아'(이는 다시 '머잖아'까지 줄일 수 있다)로,'말지 못해'가 '마지못해'로 주는 것처럼 'ㄹ'이 탈락해 만들어진 것과 같은 경우다.

이에 비해 '말라'는 '말다'의 특수 명령꼴이다.

가령 누구나 알듯이 '(무엇 무엇을) 하다'를 명령형으로 만들면 '~해라'가 된다.

이는 일반적인 명령형이다.

직접명령형이라고도 한다.

이에 비해 형태를 좀 달리하는 '~하라'형도 있는데,이것이 특수 명령형이다.

이를 간접명령형이라 하기도 한다.

일단 명령형의 두 가지 형태부터 구별해야 한다.

우리가 잘 쓰는 어구를 예로 들어보면,'보고서를 만들어라/분산 투자해라/전문가가 되어라(줄여서 '돼라')/몸값을 올려라' 같은 것은 '마라'와 같은 일반적 명령꼴이다.

이에 비해 '보고서를 만들라/분산 투자하라/전문가가 되라/몸값을 올리라'처럼 쓰는 방식은 특수 명령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