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는 '왜인지'가 줄어든 말

글쓰기에서 어법이나 맞춤법은 지켜야 할 약속이자 글의 완성도를 높이는 수단이기도 하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제약으로 작용하겠지만 아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글의 품격을 높이는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말을 어렵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형태는 비슷한데 반드시 가려 써야 하는 말이 꽤 많다는 점이다.

# 하지만 소비자와 가맹점에게 공급하는 ….

# 선정된 업체에게는 최저 7억6000만원에서 ….

# 대상 수상자에는 300만원,우수상에는 ….

이런 문장들에는 모두 작지만 명백히 잘못 쓴 부분이 있는데,'에/에게'를 구별하지 않은 게 그것이다.

이 구별은 한 가지만 알아두면 된다.

'에게'는 '사람이나 동물 등 유정체(有情體)'에,'에'는 '단체 등 무정체(無情體)'에 쓴다는 것이다.

그러니 '가맹점에 공급하는' 것이고,'업체에 주는' 것이며,'수상자에게 주는' 것이다.

'학교에 제출했다''회사에 설명했다'라고 할 것을 '회사에게…''학교에게…'라고 하면 어색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간단한 구분이지만 이를 섞바꿔 쓰면 그만큼 글의 자연스러움이 떨어진다.

# 우리나라 생산직 근로자로서는 최고이고 왠만한 대기업의 이사급 급여다.

'왠/웬'의 구별도 많이 헷갈려 하는 것 중의 하나다.

'왠지? 웬지?' '웬일? 왠일?' 이때도 한 가지만 알면 해결된다.

'왠지'는 '왜인지'가 줄어든 말이라고 알아두면 쉽다.

그리고 그 형태도 '왠지' 하나뿐이다.

그밖에는 대개 '웬'을 붙이면 된다.

'웬일'에서의 '웬'은 관형사이다.

'웬일/웬걸/웬만큼/웬만하면'식으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