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경과'와 '의문/추측'의 차이

신문을 비롯해 대부분의 인쇄물이 준한글전용으로 바뀌면서 특히 강조되는 것 중 하나가 띄어쓰기이다.

띄어쓰기는 규범으로서는 한글 맞춤법 57개 항 가운데 10개 항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것이지만,왕왕 '사소한 것'으로 치부돼 무시되기 일쑤다.

띄어쓰기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방대하고 복잡한 분야이다.

그렇다고 띄어쓰기를 마냥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글을 쓸 때 자주 나오는, 그러면서도 십중팔구 틀리기 쉬운 몇 가지만이라도 알아두면 글을 좀 더 깔끔하게 다듬을 수 있다.

# 입주를 앞뒀거나 '입주한지' 1~2년 된 단지들이 인기를 끌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충북 청원군 오창지구에서 아파트를 공급할 K사 관계자는 "행정수도 후보여서 분양 호조를 기대했지만 분양권 전매금지라는 복병을 만나 걱정이 태산"이라며 "실수요자들이 얼마나 '참여할 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신문 기사의 한 대목인 이 글은 아쉽게도 의존명사 '지'와 어미 '-ㄴ(ㄹ)지'를 완전히 거꾸로 사용했다.

띄어쓰기의 대원칙은 '단어별로'이므로 의존명사로 쓰인 '지'는 띄어 쓰고 어미로 쓰인 '-지'는 붙여 쓴다.

이걸 헷갈리지 않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의미'로 구별하는 것이다.

즉 의존명사 '지'는 '시간의 경과'를 나타낸다.

'~한 지 ~년 만에'의 형태로 외어두면 된다.

어미 '-ㄴ(ㄹ)지'는 '…할지 안 할지' 즉,'추정/의문' 등을 나타내는 데 쓰이는 말이다.

최소한 이 두 가지 의미 구별은 외어두어야 한다.

이 기준으로 보면 시간경과인 '입주한지'는 '입주한 지'로 띄어 쓰고,'추정/의문'인 '참여할 지'는 '참여할지'로 붙여 써야 한다는 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