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 백년까지 누리리라.'

조선이 개국하기 전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이 고려의 충신인 정몽주를 회유하기 위해 읊은 시조다.

여기서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를 세 글자로 줄이면 뭐가 될까.

답은 '아무튼'이다.

그래서 이 시조를 한 문장으로 만들면 '아무튼 우리 같이 백년까지 누리세'쯤 되지 않을까.

그런데 이 '아무튼'에 버금가는 말이 또 있다.

'어떻든'이 그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어쨌든/여하튼/하여튼/좌우지간' 이런 말들이 모두 '아무튼'과 아주 비슷하게 쓰인다.

'아무튼'은 또 '아무튼간/아무튼지간/아무튼간에/아무튼지간에' 식으로 모두 같은 뜻이면서 조금씩 모습을 바꾼 형태로도 쓰인다.

'어떻든,어쨌든,여하튼,하여튼'도 마찬가지다.

'여하튼'과 '하여튼'은 같은 뜻으로 '여하간' '하여간'이 더 있다.

'아무튼'의 사전 풀이는 '의견이나 일의 성질,형편,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이란 뜻이다.

한마디로 '따지지 않고'란 의미를 담은 말이다.

이방원의 시조 제목 '하여가(何如歌)'에는 그런 뜻이 담겨 있다.

'아무튼'은 '아무러하든'이 줄어든 말이다.

'아무러하든->아무렇든->아뭏든->아무튼'과 같은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다.

이를 다시 '암튼'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지'를 붙여 '아무튼지'라고도 할 수 있는데,이는 좀더 구어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아무튼간'이란 말도 많이 쓴다.

그런데 사전에는 이 말이 없다.

그것은 이 말이 단어가 아님을 말해준다.

말의 구조를 보면 부사 '아무튼'에 의존명사 '간(間)'이 결합된 형태다.

따라서 이 말은 반드시 '아무튼 간'이라고 띄어 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