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도윤 장관은 이명박 내각의 ○○○이다

# 변도윤 여성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을 구성하는 장관들 가운데 ○○○이다.

# 요즘 '알파 걸'들은 공부도 잘하고 리더십도 있고 활력이 넘친다.

어려서 남학생들에게 치인 경험이 없고 직장생활 시작할 때도 남녀 반반 입사하니까 ○○○이란 촌스러운 표현은 아예 모른다.

# 롯데카드가 봄부터 시작될 새 광고 모델로 김아중을 등장시킨다.

이로써 카드 광고시장에서 그동안 ○○○이었던 비씨카드의 김태희와 롯데카드의 김아중이 맞대결하게 됐다.

이들 문장의 ○○○에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한 단어는 무엇일까.
[홍성호 기자의 '말짱 글짱'] 우리말에도 性이 있다 ③
'홍일점'이다.

'홍일점(紅一點)'은 '푸른 잎 가운데 피어 있는 한 송이의 붉은 꽃'이란 뜻이다.

'일점홍(一點紅)'이라 하기도 한다.

이 말은 송나라의 학자이자 당송 8대가의 한 사람인 왕안석(1021~1086)의 '영석류시(詠石榴詩)'에서 유래했다.

萬綠叢中紅一點(만록총중홍일점·온통 새파란 숲 속에 있는 붉은 빛 하나)

動人春色不須多(동인춘색불수다·봄빛을 느끼게 하는 데는 굳이 많은 것이 필요치 않구나)

왕안석이 읊은 '붉은 빛 한 점'은 석류꽃을 가리킨다.

사람 마음을 들뜨게 하는 봄의 색깔은 무성한 푸른 잎 사이로 보이는 빨간 석류꽃 한 송이로 충분하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많은 남자 틈에 끼인 하나뿐인 여자'를 이르는 말로 의미가 확대됐다.

예나 지금이나 많은 남자 사이에 여자가 한 명 끼여 있으면 단연 돋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래서 이 말은 여자에게만 사용하며,그것도 무리 중에 둘 이상도 아니고 반드시 한 명만 있을 경우에 쓸 수 있다.

사전에서는 그 쓰임새를 좀 더 넓게 풀기도 하는데,'여럿 가운데 오직 하나 이채를 띠는 것'을 비유적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이에 대응해 많은 여자 사이에 있는 한 사람의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은 '청일점(靑一點)'이라고 한다.

이 말은 특별히 어원이 있는 게 아니고 후대에 홍일점에 빗대 만들어진 것이다.

여자에게만 쓸 수 있는 말 중에서도 '미망인'은 우리말에서 독특한 위치에 있는 말이다.

'미망인(未亡人)'은 글자 그대로 풀면 '아직 따라 죽지 못한 사람'이다.

《춘추좌씨전》의 <장공편(莊公篇)>에서 연유한다.

이 단어는 글자 뜻으로만 보면 남녀 구별이 되지 않지만 실제로는 여자를 가리킨다.

옛날에는 사대부 집에서 남편이 죽으면 그 부인은 마치 죄인이라도 된 듯한 자세로 살았다.

그래서 '미처 따라 죽지 못하고 이렇게 살아 있습니다'란 의미에서 '미망인'이라 했으니 요즘 기준으로 보면 터무니없는 단어다.

시민운동 단체나 우리말 운동가들 사이에서 '미망인'을 버려야 할 말로 지목하곤 하는 것은 그런 까닭이다.

그런 주장에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미망인 대신 그냥 '부인'을 쓰면 된다.

다만 단순히 '부인'으로 대체하기엔 무리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문맥을 잘 살펴야 한다.

'남편이 죽고 홀로 남은 여자'를 이르는 말에는 '과부(寡婦)'도 있다.

'적을 과,지어미 부'자로,글자 그대로는 '부족한 부인'이란 뜻이다.

지아비 없는 지어미는 한 가지가 부족한 것임에 틀림없으니 '과부'란 말은 그나마 객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과부'에 해당하는 순 우리말은 '홀어미'이고 그에 대응하는 말은 '홀아비'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