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은 자동차나 TV 컴퓨터 등 완제품 생산에 필요한 물품을 일컫는다.
컴퓨터에 포함돼 있는 반도체 전자기판은 물론 컴퓨터 케이스와 전원장치는 부품이다.
이에 반해 컴퓨터 마우스나 모니터는 부품이 아니라 주변 기기다.
소재는 이런 부품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다.
식물이나 광물질 등의 천연 소재와 플라스틱 유리 등 천연 물질을 가공하는 인공 소재로 나뉜다.
부품 소재는 완제품의 가격과 품질,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에 국가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60%가 부품 소재에서 나온다.
물론 부품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부품 소재생산업체 중 50인 이하의 기업이 전체의 90%, 국내 고용인력의 46.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부품소재 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두드러진 차이점은 기술이 있어야 제대로 된 부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농업이나 수산업 서비스업 등과 다른 점이다.
물론 조립하는 것과도 차이가 난다.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그 부품을 쓸 수 없다.
그래서 부품 기업들은 경박단소(輕薄短小;가볍고 얇으며 짧고 작은)형 부품을 만들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국내 전체 특허등록건수 중 부품소재 산업에서 창출된 비중이 전체 산업의 66.2%,제조업의 78.1%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최근 들어서는 IT(정보기술),NT(나노기술),BT(바이오기술) 등 첨단기술이 융합하면서 부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부품이 각광받고 있다.
⊙ 세계 부품 소재 강국은 일본
일본은 부품 소재 산업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의 모든 첨단 제품에 일본제 부품을 흔히 구경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휴대폰에 들어가는 다이오드와 LCD, 소형 엔진 등은 거의 일본 제품을 쓰고 있다.
일제를 100% 쓰는 부품만 해도 수십가지가 넘는다.
핵심 전자 소재인 폴리이미드 필름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일제가 90%를 차지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부품 소재산업이 강한 이유로 △고품질 제품의 원천인 우수한 기술력 △유망상품을 발굴하는 통찰력,상품기획력 △완벽한 기업통합 △기존 계열관계를 초월한 다양한 국내외 고객 확보 △삼성·인텔·보잉·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과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등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뛰어난 것은 역시 기술력이다.
20∼30년 장기간 투자를 필요로 하는 부품이나 소재부문에서 일본 기술자들은 특유의 장인정신과 끈기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일본의 부품 소재 기업들 중에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곳도 드물지 않다.
부품 소재기업들은 심지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2002년 노벨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씨는 부품 소재를 만드는 설비 업체인 시마즈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 국내 부품 소재 산업 현주소는
국내 부품 소재 산업은 중국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일(對日) 수입 적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 대한 부품 소재 무역적자는 국내 산업의 기형적 구조에서 비롯된다.
즉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출되는 품목은 일반 메모리 반도체와 휴대폰이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장비나 부품들은 거의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다.
즉 국내 수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일본의 부품 소재 수입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누적 무역흑자가 1927억달러인 데 반해 대일 누적적자는 1722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70%가 부품 소재에서 나온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는 이런 현상을 '가마우지 경제'라고 불렀다.
그는 "한국이 수출을 많이 해도 부품 소재 등을 선진국에서 사오기 때문에 실속이 없다"며 물고기를 아무리 많이 잡아도 먹지 못하고 주인에게 빼앗기고 마는 가마우지와 같은 신세라는 비유를 했다.
이처럼 심각한 국내 부품 소재의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도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끈질긴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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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카이세대 기술자를 불러 들여라
국내 부품 소재산업의 취약성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길은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정부는 당장 부품전용 공단을 설치, 일본 부품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중소기업들과 공단에 들어온 일본 부품 소재 기업들이 보다 활발한 정보 공유와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본의 단카이(團塊:2차대전 직후 일본 베이비 붐세대에 태어난 사람들)세대에 속한 기술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이들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현재 60세 전후 나이로 대부분 직장에서 은퇴 시기에 해당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은퇴 후 지리적으로 가깝고 정서적으로 비슷한 한국에서 일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또 청소년이나 젊은 경영자들의 인적 교류 등 다양한 계층들의 교류 방안도 모색해야 하며 양국 간 부품 공용화에 대비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컴퓨터에 포함돼 있는 반도체 전자기판은 물론 컴퓨터 케이스와 전원장치는 부품이다.
이에 반해 컴퓨터 마우스나 모니터는 부품이 아니라 주변 기기다.
소재는 이런 부품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되는 재료다.
식물이나 광물질 등의 천연 소재와 플라스틱 유리 등 천연 물질을 가공하는 인공 소재로 나뉜다.
부품 소재는 완제품의 가격과 품질,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에 국가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제조업의 부가가치는 60%가 부품 소재에서 나온다.
물론 부품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부품 소재생산업체 중 50인 이하의 기업이 전체의 90%, 국내 고용인력의 46.9%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부품소재 산업이 다른 산업에 비해 두드러진 차이점은 기술이 있어야 제대로 된 부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농업이나 수산업 서비스업 등과 다른 점이다.
물론 조립하는 것과도 차이가 난다.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에서 그 부품을 쓸 수 없다.
그래서 부품 기업들은 경박단소(輕薄短小;가볍고 얇으며 짧고 작은)형 부품을 만들기 위해 기술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국내 전체 특허등록건수 중 부품소재 산업에서 창출된 비중이 전체 산업의 66.2%,제조업의 78.1%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대변해준다.
최근 들어서는 IT(정보기술),NT(나노기술),BT(바이오기술) 등 첨단기술이 융합하면서 부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부품이 각광받고 있다.
⊙ 세계 부품 소재 강국은 일본
일본은 부품 소재 산업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의 모든 첨단 제품에 일본제 부품을 흔히 구경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휴대폰에 들어가는 다이오드와 LCD, 소형 엔진 등은 거의 일본 제품을 쓰고 있다.
일제를 100% 쓰는 부품만 해도 수십가지가 넘는다.
핵심 전자 소재인 폴리이미드 필름의 경우 세계시장에서 일제가 90%를 차지한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부품 소재산업이 강한 이유로 △고품질 제품의 원천인 우수한 기술력 △유망상품을 발굴하는 통찰력,상품기획력 △완벽한 기업통합 △기존 계열관계를 초월한 다양한 국내외 고객 확보 △삼성·인텔·보잉·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과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 등을 들고 있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뛰어난 것은 역시 기술력이다.
20∼30년 장기간 투자를 필요로 하는 부품이나 소재부문에서 일본 기술자들은 특유의 장인정신과 끈기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일본의 부품 소재 기업들 중에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곳도 드물지 않다.
부품 소재기업들은 심지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2002년 노벨상을 수상한 다나카 고이치씨는 부품 소재를 만드는 설비 업체인 시마즈 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 국내 부품 소재 산업 현주소는
국내 부품 소재 산업은 중국으로 수출이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일(對日) 수입 적자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일본에 대한 부품 소재 무역적자는 국내 산업의 기형적 구조에서 비롯된다.
즉 국내에서 가장 많이 수출되는 품목은 일반 메모리 반도체와 휴대폰이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장비나 부품들은 거의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다.
즉 국내 수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일본의 부품 소재 수입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누적 무역흑자가 1927억달러인 데 반해 대일 누적적자는 1722억달러에 이르고 있으며 이 중 70%가 부품 소재에서 나온다.
일본의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는 이런 현상을 '가마우지 경제'라고 불렀다.
그는 "한국이 수출을 많이 해도 부품 소재 등을 선진국에서 사오기 때문에 실속이 없다"며 물고기를 아무리 많이 잡아도 먹지 못하고 주인에게 빼앗기고 마는 가마우지와 같은 신세라는 비유를 했다.
이처럼 심각한 국내 부품 소재의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유럽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도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를 통해 스스로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끈질긴 자세가 더욱 필요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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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카이세대 기술자를 불러 들여라
국내 부품 소재산업의 취약성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길은 어떤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정부는 당장 부품전용 공단을 설치, 일본 부품 기업들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중소기업들과 공단에 들어온 일본 부품 소재 기업들이 보다 활발한 정보 공유와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본의 단카이(團塊:2차대전 직후 일본 베이비 붐세대에 태어난 사람들)세대에 속한 기술자들이 한국으로 들어와 이들이 갖고 있는 기술력을 전수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현재 60세 전후 나이로 대부분 직장에서 은퇴 시기에 해당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은퇴 후 지리적으로 가깝고 정서적으로 비슷한 한국에서 일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또 청소년이나 젊은 경영자들의 인적 교류 등 다양한 계층들의 교류 방안도 모색해야 하며 양국 간 부품 공용화에 대비하기 위한 표준화 작업도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