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예지 "생각은 자유롭게…글은 논리적으로 썼어요" 2회 대상수상·서울대 인문계열 1년

김총기 "수학·과학 기본개념 철저히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3회 최우수상 수상·한양대 의대 1년
[기획] 생글논술경시대회 수상자가 말하는 논술 공부방법
생글생글은 2, 3회 생글 논술경시대회 최고상 수상자인 성예지씨(사진 오른쪽)와 김총기씨를 초청, 지난 3일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에서 효과적인 논술 공부 방법에 대해 들었다.

성예지씨는 2006년 12월 2회 생글 논술 경시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후 올해 서울대 인문계열 정시에 응시 합격했다.

김총기씨는 지난해 5월 제 3회 대회에서 자연계 최고상인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한양대 의대 수시에 합격했다.

박주병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사회로 마련된 이날 좌담에서 두 새내기 대학생들은 생글 후배들을 위해 시종 진지한 자세로 자신들의 논술 공부 방법을 들려 주었다.

두 사람은 시험 문제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정리한 뒤,글쓰기에 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러나 문·이과의 논술유형이 다른 만큼 공부 방법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였다.

성예지 학생은 자유롭게 생각하되 논리적으로 구성하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김총기 학생은 교과서를 활용해 명제를 증명하는 능력을 높이고 배경지식을 늘려라고 주문했다.

△ 주병 연구위원(이하 박) = 평소에 논술을 어떻게 준비했어요?

△ 성예지(이하 성) = 책을 꾸준히 읽었습니다.

가급적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했어요.

신문은 모두 읽지 않고 중요한 이슈를 뽑아서 읽고 나머지는 헤드라인만 봤어요.

생글생글의 경우 커버스토리,마중물 논술을 주로 읽었답니다.

도움이 됐어요

△ 김총기(이하 김) = 과학·철학 도서를 탐독했어요.

철학도서는 원론적인 책보다는 과학과 관련된 철학책을 주로 읽었습니다.

얼마 전 읽은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가 과학과 철학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훌륭한 예가 되겠네요.

△ 박 = 책을 읽고 배경지식을 쌓고 생각하는 힘을 키웠군요.

그렇다면 글쓰기는 어떻게 준비했습니까?

△ 성 = 글을 읽을 때 마인드 매핑(MindMapping)에 신경썼습니다.

주제를 자유롭게 연상하고 글로 표현하는 거죠.

그리고 서술 후에는 문장 간의 연결성,주제와의 연관성 등을 조목조목 따져보면서 정리했습니다.

스스로 첨삭하는 연습을 한거죠.

△ 김 = 중학교 때 독후감 수필 등으로 글쓰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이과의 경우 논술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이 때 길러진 글쓰기 감각이 논술을 쓰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 박 = 논술준비를 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죠?

△ 성 = 배경지식을 터득하기 위해 마구잡이로 난해한 책을 읽는 학생들이 있는데요.

그것보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시킬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정시모집을 준비할 때 논리학 책을 구입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표현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습니다.

△ 김 = 교과서에 많은 공식이 나오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식이 형성되는 과정을 눈으로 이해하는데 그치죠. 저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공식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그 식이 도출되기까지 과정을 반복해서 연습을 했습니다.

도출된 식이 다른 공식이나 문제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도 연구했구요.

△ 박 = 수리·물리가 아닌 인문계 논술유형도 나오는데 어떻게 준비했나요?

△ 김 = 의도한 건 아니지만 선택과목으로 화학 생물 물리 3과목을 공부했어요.

사실,4개의 선택과목(나머지는 지구과학) 중 한가지만 택해도 되거든요.

여러 분야의 선택과목을 공부한 게 배경지식의 큰 밑천이 됐어요.

지난 번 생글경시대회에서 출제된 아레니우스의 '산과 염기에 대한 최초의 정의'도 한번 봤던 주제여서 접근하기 쉬웠답니다.

△ 박 = 시험을 칠 때 문제에 접근하는 자기만의 노하우가 있나요?

△ 김 = 저는 먼저 문제를 꼼꼼히 읽고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합니다.

문제를 보고 중요 포인트를 메모해 놓는 연습을 했지요.

문제와 출제자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한 다음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출제의도가 파악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문제와 지문을 반복해서 읽습니다.

그런 다음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 성 = 동감입니다.

제한된 시간안에 써야한다는 중압감이 있지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개요를 완성했습니다.

생각의 정리가 완전히 끝난 뒤에 쓰기 시작해도 늦지 않더군요.

방향이 잡히면 거침없이 글을 써나갈 수 있으니까요.

△ 박 = 논술 시험을 볼 때 나름대로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요?

△ 성 = 절대 서두르면 안 됩니다.

대개의 학생들은 글자 수를 채워서 제출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 문제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일단 시작하기에 급급하죠.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고 두서없이 시작한 글은 막판에 혼란이 가중되어 글을 망치게 됩니다.

또한,절대 자만하면 안 됩니다.

자신이 아는 주제가 출제되었다고 지나친 자신감으로 생각을 풀어 내면 출제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채점위원들은 모범답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논점에서 벗어난 글은 외면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 김 = 당황하면 안되죠.

작년 제가 치렀던 입시문제는 자연수,유리수가 1:1 대응이 될 수 있는지 증명하라는 문제였습니다.

학생들이 각각의 개념은 모두 알면서도 시험에 당황해 논리적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다각도로 생각해보면서 차분하게 문제의 요지와 해답을 찾아 나갔습니다.

△ 박 = 마지막으로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김 = 논술실력은 단 번에 향상되지 않습니다.

평소 자주 읽고,쓰고,생각하는 연습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실력이 향상될 수 있습니다.

이런 연습을 꾸준하게 한다면 어떤 논술 시험이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봐요.

△ 성 = 제가 할 말을 다 해버렸네요.

공감합니다.

후배들에게 초심을 잃지 말고 성실하게 논술준비해 나가라고 당부하고 싶네요.

두 사람은 고교 시절 논술공부를 열심히 한 덕에 대학 들어와서도 리포트를 작성할 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평소에 논술공부를 꾸준히 했기 때문에 생글 논술 경시대회를 위해 별도 준비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예지씨는 고 3학년 들어서는 일주일에평균 한 번 꼴로 논술 실전 연습을 했다고 소개했다.

전국대회인 생글 논술 경시대회에도 많은 학생들이 참가해 실력을 테스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5회 생글 논술 경시대회는 오는 5월 23~24일 시행되며 4월 14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접수를 받는다.

정리=전지수 한국경제신문 인턴기자 (한국외대 3년) fumobi1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