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어처구니를 봤나'가 틀린 까닭은…
"그렇게 터무니없는 생각을 누가 믿어."
"너무 어이없는 생각이야."
"그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턱없는 생각이지."
"얼마나 엉터리없는 생각이기에 그래?"
'터무니없다,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턱없다,엉터리없다.'
각각의 단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말이다.
형태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의미적으로도 얼핏 섞바꿔 쓸 수 있어 보이지만 서로 말맛은 다르다.
조금씩 의미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터무니없는 중상모략'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처럼 쓰이는 '터무니없다'는 허황하고 엉뚱하여 어이가 없다는 뜻이다.
본래 '터무니'는 '터를 잡은 자취'를 뜻하는 말이다.
거기서 의미가 확장돼 지금은 '정당한 근거나 이유'를 뜻하는 말이 됐다('말을 지어내도 터무니가 있어야지.').
하지만 이 말의 가장 흔한 쓰임새는 '-없다'와 결합한 형태다.
'터무니없는 거짓말,터무니없는 욕심,터무니없는 억지' 식으로 쓰인다.
'터무니없는'의 자리에 '턱없는'을 넣어도 뜻이 별로 훼손되지 않고 자연스럽다.
서로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는 말이다.
우리가 '턱없다'고 할 때,그것은 '이치에 닿지 아니하거나,그럴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이때 쓰인 '턱'은 '마땅히 그리하여야 할 까닭이나 이치'를 말한다.
'영문을 알 턱이 없다' '그가 나를 속일 턱이 없다'처럼 쓰인다.
그런데 이 '턱없다'란 말은 형태를 좀 달리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택도 없는 생각 하지 마라."
"에이 그거야 택도 없는 소리지."
이럴 때 쓰는 '택도 없다'가 그것인데,이는 '턱도 없다'가 와전돼 잘못 쓰이는 것이다.
'턱없다'가 한 단어이며,'턱도 없다'는 강조의 보조사 '도'가 첨가된 말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터무니없거나 턱없이 말도 안 돼 기가 막힐 지경'이면 '어처구니없다'라고 한다.
이는 '일이 너무나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다'라는 뜻으로,'어이없다'와 같은 말이다.
'어처구니'는 일설에 '맷돌에 달린 나무 손잡이'를 가리키는 말로도 알려져 있지만 공인된 주장은 아니며,사전적으로는 '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나타낸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 '하는 짓이 어처구니가 없다'처럼 주로 '없다'와 어울려 쓰인다.
'어이없다'의 '어이'는 '어처구니'와 같은 말이지만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으며,반드시 '어이없다' '어이가 없다' 식으로만 쓰인다.
이들은 주로 '-없다'와 결합해 쓰인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엉터리없다'의 경우는 좀 다르다.
'엉터리없다'보다는 '엉터리'가 더 익숙한 것이다.
'엉터리'는 본래 '사물이나 일의 대강의 윤곽'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엉터리없다'라고 하면 '정도나 내용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뜻이다.
'엉터리없는 수작' '엉터리없는 생각'처럼 쓰인다.
그런데 이 '엉터리없다'에서 부정어가 생략되고 의미 이동이 이뤄지면서 지금은 '엉터리'란 말 자체가 '엉터리없다'란 뜻을 갖게 됐다.
따라서 '이런 엉터리없는 일이 어디 있냐'나 '이런 엉터리가 어디 있냐'나 모두 같은 뜻이며 가능한 표현이다.
하지만 '어처구니'나 '터무니' 같은 경우는 아직 그런 의미 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어처구니없는(터무니없는) 사람을 봤나"처럼 말할 것을 때로 "이런 어처구니(터무니)를 봤나"라고 말한다면 이는 불완전한 표현이며,바른 어법이 아니다.
전회에서부터 살핀 '밥맛' '얌통머리' '싸가지' '아랑곳' 따위와 함께 두 말은 아직 '엉터리'와 같은 사전적 지위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부정어 '-없다'를 생략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
"너무 어이없는 생각이야."
"그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턱없는 생각이지."
"얼마나 엉터리없는 생각이기에 그래?"
'터무니없다,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턱없다,엉터리없다.'
각각의 단어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말이다.
형태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의미적으로도 얼핏 섞바꿔 쓸 수 있어 보이지만 서로 말맛은 다르다.
조금씩 의미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터무니없는 중상모략'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처럼 쓰이는 '터무니없다'는 허황하고 엉뚱하여 어이가 없다는 뜻이다.
본래 '터무니'는 '터를 잡은 자취'를 뜻하는 말이다.
거기서 의미가 확장돼 지금은 '정당한 근거나 이유'를 뜻하는 말이 됐다('말을 지어내도 터무니가 있어야지.').
하지만 이 말의 가장 흔한 쓰임새는 '-없다'와 결합한 형태다.
'터무니없는 거짓말,터무니없는 욕심,터무니없는 억지' 식으로 쓰인다.
'터무니없는'의 자리에 '턱없는'을 넣어도 뜻이 별로 훼손되지 않고 자연스럽다.
서로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는 말이다.
우리가 '턱없다'고 할 때,그것은 '이치에 닿지 아니하거나,그럴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이때 쓰인 '턱'은 '마땅히 그리하여야 할 까닭이나 이치'를 말한다.
'영문을 알 턱이 없다' '그가 나를 속일 턱이 없다'처럼 쓰인다.
그런데 이 '턱없다'란 말은 형태를 좀 달리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택도 없는 생각 하지 마라."
"에이 그거야 택도 없는 소리지."
이럴 때 쓰는 '택도 없다'가 그것인데,이는 '턱도 없다'가 와전돼 잘못 쓰이는 것이다.
'턱없다'가 한 단어이며,'턱도 없다'는 강조의 보조사 '도'가 첨가된 말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터무니없거나 턱없이 말도 안 돼 기가 막힐 지경'이면 '어처구니없다'라고 한다.
이는 '일이 너무나 뜻밖이어서 기가 막히다'라는 뜻으로,'어이없다'와 같은 말이다.
'어처구니'는 일설에 '맷돌에 달린 나무 손잡이'를 가리키는 말로도 알려져 있지만 공인된 주장은 아니며,사전적으로는 '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나타낸다.
'어처구니가 없는 일' '하는 짓이 어처구니가 없다'처럼 주로 '없다'와 어울려 쓰인다.
'어이없다'의 '어이'는 '어처구니'와 같은 말이지만 단독으로는 쓰이지 않으며,반드시 '어이없다' '어이가 없다' 식으로만 쓰인다.
이들은 주로 '-없다'와 결합해 쓰인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엉터리없다'의 경우는 좀 다르다.
'엉터리없다'보다는 '엉터리'가 더 익숙한 것이다.
'엉터리'는 본래 '사물이나 일의 대강의 윤곽'을 뜻하는 말이다.
그래서 '엉터리없다'라고 하면 '정도나 내용이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는 뜻이다.
'엉터리없는 수작' '엉터리없는 생각'처럼 쓰인다.
그런데 이 '엉터리없다'에서 부정어가 생략되고 의미 이동이 이뤄지면서 지금은 '엉터리'란 말 자체가 '엉터리없다'란 뜻을 갖게 됐다.
따라서 '이런 엉터리없는 일이 어디 있냐'나 '이런 엉터리가 어디 있냐'나 모두 같은 뜻이며 가능한 표현이다.
하지만 '어처구니'나 '터무니' 같은 경우는 아직 그런 의미 이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어처구니없는(터무니없는) 사람을 봤나"처럼 말할 것을 때로 "이런 어처구니(터무니)를 봤나"라고 말한다면 이는 불완전한 표현이며,바른 어법이 아니다.
전회에서부터 살핀 '밥맛' '얌통머리' '싸가지' '아랑곳' 따위와 함께 두 말은 아직 '엉터리'와 같은 사전적 지위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부정어 '-없다'를 생략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