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할 때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라

1. 들어가며

벌써 3월도 막바지이다.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빨리 가는 시간이 원망스럽기만 할 거다.

이런 상황일수록 계획을 잘 짜야 한다.

우선 자신이 갈 대학을 빨리 확정하는 것이 좋다.

대학마다 입시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미리 자신이 갈 대학을 확정한 뒤 그에 맞추어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능과 논술 영역의 공부 비율은 서울대를 제외한 다른 대학을 준비하는 학생은 수능 6일,논술 1일이 좋다.

수시모집이 정원의 50%를 넘기 때문에 논술을 준비하지 않으면 너무 위험 부담이 크다.

서울대를 준비하는 학생은 수능 5일,논술 2일을 배정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 논술은 상당히 고난도의 사고를 요구한다.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다.

작년에 수능 점수를 우선 확보한다는 생각으로 수능 공부에만 매달리다 정시 때 굉장히 후회하는 서울대 입시생들을 많이 보았다.

결과 역시 좋은 학생들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이런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현재 고3 서울대 준비생들은 미리 논술 준비를 하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구술 준비에 힘쓰자.

구술을 준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보다도 독서다.

전공 관련 독서를 충분히 해서 배경지식을 쌓아두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고3일 경우,선생님은 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권하지 않지만,구술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추천한다.

그 이유는 논술을 대비하기 위해서 독서를 하려고 하면 그 범위와 양이 무한대이다.

때문에 어느 정도 독서를 해서는 효과를 볼 수가 없다.

그러나 구술은 논술보다 상대적으로 지식을 묻는 경우가 많다.

그 범위도 전공분야로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구술을 준비하고자 하는 학생은 지금부터 전공 관련 서적을 읽는 것이 좋다.

2. 논술 21계명

(논술 21계명의 각 항목은 137호 생글생글을 찾아보기 바란다.)

두 번째 원칙 ; 비교 할 때는 기준을 명백히

오늘 다뤄볼 문제는 비교문제이다.

비교문제는 서울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에서 자주 출제되는 문제유형이다.

따라서 비교문제에 대한 답안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오늘은 간략하게 살펴보자.

비교문제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단순 비교형,유추 비교형,논증 비교형 등 다양한 문제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 시간에 내준 문제는 유추 비교형의 한 형태이다.

일반적인 논술 지면 강의는 문제에 대한 해설부터 하고 답안을 보여주는 것이 순서이겠지만 글쓰기 21계명에 대한 강의는 글쓰는 방법론에 대한 강의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해설은 생략할까 한다.

지면상의 제약도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바로 답안을 보자.

이 답안은 중앙대학교 교수가 쓴 답안으로 매우 잘 쓴 답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통점으로는 암벽등반에서의 깊은 몰입과 도박 중독은 둘 다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고도의 집중력 및 몰입을 필요로 한다.

차이점으로는 암벽등반에서의 깊은 몰입이 자신을 통제함으로써 인간의 진정한 자리를 발견해 주는 긍정적 효과를 지니고 있다면 도박 중독은 자신을 통제하기 힘들고 인간성을 황폐하게 만든다.

또한 전자는 타인과의 유대감을 강화시키고 자기충족감을 선사하는 반면, 도박 중독은 타인과의 갈등과 경쟁심을 만들고 자기 환멸로 이끌어주는 차이가 있다.

몰입이 외적 보상을 바라지 않는 반면 도박은 구체적인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

(297자)

이 답안은 비교에 관한 답을 쓸 때 무엇이 중요한가를 거의 모두 보여주고 있는 답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교하라'라는 논제의 요구에 답을 쓰기 위해 주의할 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비교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묻는 것이다.

따라서 답을 쓸 때도 공통점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해야 한다.

위의 답안도 공통점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내용을 전개하고 있다.

둘째,공통점과 차이점 중 무게 중심은 차이점이다.

따라서 공통점은 언급만 해주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좋고,차이점에 대한 분석을 심도 있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물론 문제마다 다르겠지만 공통점은 비교 문제에 있어 그리 중요한 평가 항목이 아닌 경우가 많다.

또한 공통점은 찾기 쉬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답안 전략상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을 중심으로 글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차이점을 쓸 때는 그것이 왜 다른지를 설명해주는 글쓰기가 필요하다.

대부분 학생들의 답안을 보면 자기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점을 나열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답안 작성자의 입장에서는 차이점을 쓴 것이 분명한데,채점자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알아보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채점자는 힘들여 독해하지 않는다.

한번 읽어봐서 이해안가면 점수를 낮게 주면 그만이다.

분명히 알아두어야 할 것은 채점자들이 여러분들의 글을 이해하려고 절대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맞는 내용을 썼다고 하더라고 그것이 이해하기 어렵게 썼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위의 답안도 보면 차이점을 쓸 때 단순히 나열식으로 글을 전개하고 있지 않다.

총 세 가지의 논점을 제시하면서 도박과 암벽 등반사이의 차이점을 이해하기 쉽게 제시하고 있다.

넷째, 유추적 비교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가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가)와 (나)의 글만으로는 비교할 수 있는 내용이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는 비교적 내용이 풍부하게 나와 있는데,(나)는 위험 선호적이라는 내용 이상이 나오질 않는다.

따라서 내용을 비교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였다.

여기에서 적용할 사고 방법이 유추적 비교이다.

(가)의 논점을 추출해내고 그에 대한 (나)의 입장을 유추하는 방식인데, 서울대 논술 고사에서 자주 묻는 방식의 비교유형이다.

익숙해지면 난이도 있는 비교문제를 풀 때 굉장히 유용하다.

다섯번째,압축적 글쓰기다.

답안은 불과 300자 이내의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공통점 하나, 차이점 세 개 총 네가지의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답안 문장 하나하나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글이 굉장히 압축적이고 풍부하게 보인다.

학생들은 이렇게 답안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논술은 수사를 자랑하는 영역도 아니고,표현의 남다름을 추구할 필요도 없는 글쓰기다.

오로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보여주면 그만이다.

때문에 글을 장식하기 보다는 다양한 근거와 확실한 주장으로 상대방을 이해시키려는 자세가 훨씬 중요하다.

이상 비교 유형의 문제를 답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을 검토해보았다.

이외에도 다양한 비교 문제를 다뤄 줄 필요가 있으나 여러분들의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깨치는 능력'을 믿고 다음 계명을 살펴보자.

세번째 원칙,문제는 한꺼번에 풀어라.

상호간의 연관관계를 생각하면서 모든 문제에 적용되는 계명은 아니다.

그러나 요즈음 대학들이 출제하는 세트형 문제를 풀 때는 대단히 도움이 되는 방법이다.

문제를 출제할 때 교수들이 밟아가는 일련의 사고 과정을 보면 주제를 확정한 뒤,질문할 내용을 선정하고,그에 걸맞게 제시문을 구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문제가 보통 세 가지가 출제된다고 할 때,세 가지는 일련의 논리적 연관관계를 지니게 되고, 이 논리적 연관관계를 잘 분석하다보면 의외의 성과를 얻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문제를 푸는 방향을 잡을 수 있다든지, 아니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든지 식의 성과 말이다.

따라서 일단 문제를 접할 때 우선 해야 할 것은 문제가 상호간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세부적인 고찰은 다음 시간에 하기로 하자. 문제는 고려대학교 2008년도 모의 문제를 가지고 강의할 예정이다.

기출문제는 각 대학의 홈페이지에 있으니 모두 미리 풀어보기 바란다.

3. 마치며

학원 선택에 대한 조언을 한 가지 해주면서 마치고자 한다.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첨삭이다.

논술 공부가 개인이 하기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도 이 첨삭이라는 영역 때문이다.

논술 문제에 대한 해답은 시중에 나와있는 참고서를 찾아보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만 자기가 쓴 글을 참고서를 보고 판단하기란 어려운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학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주의할 점을 하나 당부하고자 한다.

보통 학원들이나 신문지면의 첨삭란을 보면 표현 첨삭과 내용 첨삭을 많이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내용 첨삭이란 문제를 맞게 풀었는지,틀리게 풀었는지에 대해 첨삭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선생님이 만든 명칭이다.

그러나 이 내용 첨삭을 위주로 하는 학원들은 다니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첨삭중 가장 수준 낮고 별 도움도 안 되는 것이 내용 첨삭과 표현 첨삭이다.

내용은 강사들도 틀리는 경우가 있다.

다시 말하면 어느 날은 맞히고 또 어느 날은 틀리는 것이 내용이다.

그리고 문제를 해설할 때 이미 다루어주는 부분이다.

오늘 이 문제를 맞혔다고 해서 내일 다른 문제를 맞힌다는 보장 또한 없다.

내용은 글 쓰기 영역이라기 보다는 사고 영역에 가깝기 때문에 첨삭시간에 내용을 또 다루어 준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이 내용이란 부분은 첨삭이 아닌 강의 시간에 해결될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첨삭 시간에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뤄주는 것은 첨삭 분량을 늘리기 위한 학원 측의 기술적 행태에 불과하다.

표현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의 표현력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면 첨삭할 때 중점적으로 봐주어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바로 글의 구조다.

'구조 첨삭'이라고 선생님은 이름을 붙였는데,글의 폼을 완성시키고,사고의 전개 방식을 글을 통해 다듬어 줌으로써 글을 쓰는 원리를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

이런 식의 첨삭 방법은 웬만한 고수가 아니고서는 잘 쓸 수 없는 방식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실력을 늘리는 데 있어서는 가장 원론적이면서도 필수적인,따라서 응용력이 확실한 방식이기도 하다.

모두 학원선택에 있어 참고하도록.....

권호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mega@ed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