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 수능·논술 해결을 위한 수학적 전략

행렬은 '수'이다.

인간은 원래 숫자를 헤아리는 능력을 타고난 존재였다.

그래서 그들은 선사시대부터 자연수 N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N에는 금지 조항이 있었다.

'작은 수에서 큰 수를 뺄 수 없다'는 조항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 금지 조항은 커다란 장애가 되었다.

어제 기온이 섭씨 5도였는데 오늘은 8도 떨어졌다면, 오늘 기온은 몇 도라고 해야 하는가?

N에 속하는 숫자만으로는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학자들은 이 해결책을 연구하던 끝에 음수라는 개념을 개발했고, 0의 사용을 제안함으로써 모든 문제는 해결된 것 같았다.

음의 정수와 양의 정수, 그리고 0으로 이루어진 숫자 체계에는 정수 Z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Z에도 한계가 있음이 밝혀졌다.

어떤 정수를 그것의 약수가 아닌 수로 나눴더니 당장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이것은 측정 기술이 발달하면서 더욱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다.

이때 개발된 새로운 숫자가 바로 분수였다.

기존의 정수에 분수를 첨가한 새로운 수 체계는 유리수 Q로 표기되었다.

그렇지만 Q마저 금방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유리수 길이의 변을 가지는 정사각형의 대각선은 유리수 길이를 갖지 않음이 증명되었고, 이와 같은 유리수의 한계는 여러 종류의 기하학적 구조에서 계속 나타났으며,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Q만으로는 무한수열 또는 무한급수의 수렴 값을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이다.

과학이 더욱 발달하여 미적분의 개념이 적용되면서 Q는 수시로 과학의 발목을 잡았다.

이때 도입된 수가 바로 무리수였다.

기존의 유리수에 무리수를 첨가한 새로운 수 체계는 실수 R로 표시되었다.

그 이후, 음수의 제곱근이 필요해진 수학자들은 결국 허수라는 새로운 수를 또 다시 개발하여 기존의 수 체계에 포함시켰다.

허수란 음수의 제곱근을 뜻한다.

실수에 허수를 첨가하여 범위가 더욱 넓어진 수 체계에는 복소수 C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처럼 수의 확장은 연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학 중에서 수와 연산이라는 개념을 배우는 이유는 수와 연산의 관계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서 방정식이나 함수를 해결하는 데 있다.

그런 맥락에서 행렬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수와 다를 바가 없고 연산과 함께 여러 가지 개념이나 문제 해결에 유용하게 쓰인다.

예를 들어 실수 집합 안에서 다음과 같은 일차방정식 ax=b를 해결하는 것은 행렬집합 안에서 AX=B를 해결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실수 집합에서 곱셈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나, 행렬 집합에서 곱셈은 자유롭지 못하다.

즉, 실수 집합에서 곱셈의 기본성질(닫혀 있다, 교환법칙, 결합법칙, 항등원, 역원)은 성립하고 존재하지만 행렬집합에서 곱셈의 기본 성질은 제약을 받는다.

수와 연산은 더 나은 수학적 개념의 확장이나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행렬과 곱셈은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고 항상 역행렬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제약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할 수밖에 없다.

바로 이 점이 수능과 논술의 핵심 출제경향이다.

즉,실수와 행렬은 똑같은 수인데, 실수와 곱셈의 관계와 행렬과 곱셈의 관계가 어떻게 다른 지가 행렬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2006학년도 고려대 수시2 논술 기출문제>

최근 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정보를 암호화하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그 한 가지 방법으로 다음과 같은 암호화 방법을 생각해보자.

우선 한글의 자음과 모음에 아래와 같이 번호를 부여한다.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②
라 하고, 암호화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②


임을 알 수 있다.


둘째, A=(a), B=(x, y)라 하고, 암호화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②


임을 알 수 있다.

이 두 가지 방법의 차이를 생각해 본다면 해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 행렬의 곱셈에 대한 기본성질

2×2 행렬 A, B에 대해서

(1) A(BC)=(AB)C 즉,결합법칙은 성립한다.

(2) AB≠BA 즉, 교환법칙은 성립하지 않는다.

(3) AE=EA=A를 만족하는 E를 단위행렬이라 한다.

(4) AX=XA=E를 만족하는 X를 행렬 A의 역행렬이라 한다.

[문1] A+B=E 이면 AB=BA 이다. (참 or 거짓)

[문2] AB=BA 이면 (AB)²=A²B² 이다. (참 or 거짓)

[문3] (AB)²=A²B² 이면 AB=BA 이다. (참 or 거짓)

[문4] AB=E 이면 BA=E 이다. (참 or 거짓)

지금까지 수로써 행렬을 이해하였다.

행렬은 실수와 비슷한 면도 많았지만 곱셈에 대한 교환법칙이나 역원의 개념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이와 비슷한 또 다른 예로 '영인자'라는 것이 있다.

"a,b가 실수일 때, ab=0 이면 a=0 또는 b=0 이다"라는 명제는 참이지만, "AB=O 가 행렬일 때, AB=O 라면 A=0 또는 B=0 이다"라는 명제는 거짓이다.

즉, 영행렬이 아닌 두 행렬을 곱해서 영행렬이 되는 행렬 A, B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결코 실수와 곱셈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행렬과 곱셈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이 점 역시 실수와 행렬이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주목하길 바란다.

[문5] A²=0 이면 A=0 이다. (참 or 거짓)

[문6] AB=0 이면 BA=0 이다. (참 or 거짓)

[문7] A²B=0 이면 BA=0 이다. (참 or 거짓)

[문8] A²-B²=0 이면 A=B 또는 A=-B 이다. (참 or 거짓)

[문9] A²=E 이면 A=E 또는 A=-E 이다. (참 or 거짓)

[문10] A≠0 이고 AB=AC 이면 B=C 이다. (참 or 거짓)

[문11] AB≠0 이면 A≠0 이고 B≠0 이다. (참 or 거짓)

※ 역행렬에 관한 명제의 참/거짓 판정

[문12] A²-A=0 이고 A≠E이면 A의 역행렬이 존재한다.

[문13] A의 역행렬이 존재할 때, AB=0 이면 B=0 이다.

[문14] A, B가 역행렬을 가질 때, ABC=0 이면 C=0 이다.

[문15] C의 역행렬이 존재하면 AC=CB 이면 A=B 이다.

[문16] A의 역행렬이 존재하면 A²의 역행렬도 존재한다.

[문17] A, B의 역행렬이 존재하면 A+B의 역행렬도 존재한다.

[문18] AB의 역행렬이 존재하면 A, B 모두 역행렬이 존재한다.

[문19] A-¹, B-¹ 중 적어도 하나가 존재하면 AB의 역행렬이 존재한다.

[문20] A²-A=E 가 성립하면 A의 역행렬이 존재한다.

[문21] A³+A²+A+E=0 이면 A는 역행렬을 갖는다.

[문22] A²-A-2E=0 일때, A의 역행렬은 A-E 이다.

[문23] A²-A-E=0 이면 A-E의 역행렬이 존재한다.

[문24] A²=E 이면 A의 역행렬은 A 이다.

[문25] A≠0 이고 A³=0 이면 A는 역행렬을 갖지 않는다.

[문26] A²=A 이고 A≠0 이면 A-E의 역행렬은 존재한다.

[문27] A²=B²=(AB)²=E 이면 A=B 이다.

[문28] A²=B²=(AB)²=E 이면 AB=BA 이다.

[문29] A²=B²=(AB)²=E 이면 (A+B)(A-B)=0 이다.

[문30] A, B의 역행렬이 존재하면 (AB)-¹=B-¹A-¹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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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1) 2007학년도 서강대 수시 2-2 자연계 논술

(2) 2006학년도 고려대 수시 2 인문계 논술

(3) 2005학년도부터 수능기출문제, 평가원/교육청 모의고사문제

⊙ 정답 및 해설

[2006학년도 고려대 수시2 논술 해설]

을은 다음과 같이 행렬 A,B를 정하고 계산하였다.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②


라 하자.

앞의 조건에 의해서 (1 -5)→(2 -3), (4 -4)→(-1 2)으로 변환이 되므로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②


임을 알 수 있다.


이 연립방정식을 풀면

[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②


로 정리가 된다.

이 등식을 만족하는 미지수의 값은 무수히 많다.

따라서 행렬 A, B를 하나로 정할 수가 없다.

행렬 A, B를 모르는 상태에서는 이 암호를 해독하지 못한다고 추리할 수 있다.

그러나 갑은 다음과 같이 행렬 A, B를 정하고 계산하였다.

A=(a), B=(x,y)라 하자.

앞의 조건에 의해서 (1 -5)→(2 -3), (4 -4)→(-1 2)으로 변환이 되므로

임을 알 수 있다.

이 연립방정식을 풀면 A=(-1), B=(3 -2)을 얻을 수가 있다.

이것을 가지고 (0 3),(-9 3),(-1 8)을 해독하면 (3 -5),(-9 3),(-1 8)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도토리'로 해독이 된다.

따라서 갑은 이 암호를 해독했으리라 추리할 수 있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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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길잡이] 유경호의 자·수·전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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